역사의 숨결/역사(중국)

중국문학(Britannica) - 진·한대의 중국문학

지식창고지기 2010. 2. 11. 10:31
시가
이 시기에 새롭게 등장한 부는 시와 산문의 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는 시가형식으로 초사체(楚辭體)와 직접적인 계승관계가 있는 문체이다. 보통 한대 초기에 유행한 소체부(騷體賦)와, 경제(景帝) 때 일어나 무제(武帝)·선제(宣帝) 때 흥성한 산체장부(散體長賦)의 2종류로 나뉜다. 특히 후자는 길게 늘여서 꾸미는 포장(鋪張) 수법과 조탁에 힘을 기울여 한나라 궁정의 오락문학이 되었으며, 귀족들의 사치스런 생활을 묘사하거나 도성의 성대하고 화려한 경관을 노래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이때문에 동방삭(東方朔)·사마상여(司馬相如) 등과 같은 유명한 부 작가들도 모두 궁정의 배우와 비슷하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부(漢賦)는 독특한 풍격을 지닌 문체로 인정받고 있다.
문학사상 한나라 때 이룩한 또다른 공헌은 무제 때인 BC 126년(元朔 3)에 정식으로 악부(樂府)를 세운 것이다. 이보다 앞서 이미 악부령(樂府令)이라는 관직이 설치되기는 했지만 무제 때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비되어 담당관리가 시가를 채집하고 악기에 맞추어 음악화했다. 묘당(廟堂)의 교사(郊祀)나 연사(燕射)류의 송가(頌歌) 외에도 각 지방에서 채집한 민가가 보존되어 있는데, 서정적인 시가를 포함한 아름답고 애잔한 가요 등은 모두 묘당문학에 비해 매우 진지하고 활발한 성격을 띠고 있다(→ 발라드). 이 시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고아행 孤兒行〉·〈맥상상 陌上桑〉·〈공작동남비 孔雀東南飛〉·〈고시십구수 古詩十九首〉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가운데 〈공작동남비〉는 초기 중국문학에서 가장 긴 장편의 시가로서 총 353구로 되어 있다. 악부시가, 특히 민가는 대부분 5언(五言)을 위주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형식은 후대 5언시의 기원이 되었다.
 
산문
산문은 진·한대에 이르러 더욱 크게 발전했는데, 사전문학(史傳文學)의 쌍벽인 〈사기 史記〉·〈한서 漢書〉가 가장 뛰어나다. 태사공(太史公) 사마천(司馬遷)이 지은 〈사기〉는 장장 18년이 걸려 완성된 것으로, 전설상의 제왕 황제로부터 시작하여 한 무제까지 약 2,000년간의 역사 사실과 인물에 관한 사적을 기전체(紀傳體)로 기술했는데, 총 130권 50여 만 자에 이른다. 이 책은 중국 최초의 통사(通史) 대작으로서 후대 정사(正史)의 전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마천이 죽고 나서 100여 년 후 반고(班固)에 의해 지어진 〈한서〉는 전한(前漢)의 역사를 기술한 것으로 총 80여 만 자에 이르는데, 체제와 규모면에서 〈사기〉에 다소 뒤지기는 하지만 중국 단대사(斷代史)의 효시로서 가치가 높다. 그밖에 비교적 중요한 산문작품으로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이 지은 〈회남자 淮南子〉를 들 수 있는데, 전국시대 제자서(諸子書)와 비슷한 풍격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