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믿음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똑 같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위해 대신 죽으심으로써 우리를 죄의 형벌에서 구원하셨을 뿐 아니라, 부활하심으로써 새생명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복음의 핵심과 능력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대속과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얻게 된 새생명입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예수님의 부활보다 고난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의 고난을 묵상하기 위해 40일동안 계속되는 사순절을 지킵니다. 뿐만 아니라, 따로 고난주간도 정하여 성금요일에는 성찬식을 행하면서 예수님의 고난을 기념합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부활은 부활주일예배 한번으로 그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부활주일이 벌써 2주간이 지났지만,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기 위해 40일간 사순절을 지키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이 땅에 계셨던 40일도 예수님의 부활사건과 그 의미를 묵상하는 기간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따져 본다면,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죽으시기 전에도 제자들과 특별히 함께 하시며 교훈을 주셨지만, 부활하신 후 40일은 오직 제자들만을 위해 이 땅에 계셨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의 저자 누가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 하신 일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해 받으신 후에 또한 저희에게 확실한 많은 증거로 친히 사심을 나타내사 40일 동안 저희에게 보이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니라.”
제자들의 변화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이전에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의 변화는 어쩌면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그들과 함께 하신 40일 사이에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후 제자들과 함께 하신 40일 동안 제자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후에 제자들과 40일 동안 함께 사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3년간 제자들을 훈련하셨을 때에 24시간 늘 함께 하셨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위해 40일간 이 땅에 계셨지만, 이전처럼 제자들과 늘 함께 계시지 않고 가끔 그들에게 나타나셨던 이유를 한번 생각해 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보다도 떨어져 있을 때 그들을 더 생각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찬가지로,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 보다 예수님이 그들을 떠나셨을 때부터 예수님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40일동안 여러 번, 반복하여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자신을 보여주시고, 또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말씀해 주심으로써 오히려 제자들에게 예수님 자신과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묵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예수님에 대해 묵상하는 과정을 통하여 제자들 내면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저는 오늘 예수님의 부활 후 40일 동안에 제자들에게 일어났던 변화들 가운데 한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자들에게 먼저 일어났던 변화는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한 믿음의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 후에 제자들에게 닥쳐 온 위기는 3년간 믿고 따랐던 예수님이 누구신가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은 3년 동안 예수님이 행하셨던 표적과 기적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 누구의 것과도 달랐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영생의 말씀이 계시온데 우리가 어디로 가오리까, 하면서 예수님을 끝까지 따랐던 그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으로 예수님에 대한 그들의 믿음은 곤두박질한 것입니다. 그 큰 실망과 좌절은 3일만에 다시 살아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에게 보이시고, 엠마오의 두 제자에게 나타나시고, 또 제자들이 함께 모인 가운데 나타나셨을 뿐만 아니라, 의심하던 도마에게 손바닥의 못자국과 허리의 창자국을 보여 주셨을 때 예수님에 대한 그들의 믿음은 회복되었습니다. 처음 제자들을 불러 주셨던 갈릴리의 새벽 바닷가에서 그들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과 그들을 불러주신 사명을 확인해 주셨을 때 제자들의 소명은 새롭게 불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해 주신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부활을 확증해 주심으로써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에 대해 깊은 확신을 심어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믿음의 변화를 가져 온 것입니다. 예수님이 천하 모든 민족의 그리스도로서 하나님이 보내신 분이라는 사실에 대한 이 믿음의 변화 제자들로 하여금 예수님의 증인이 되게 해 준 것입니다.
사랑하는 청취자 여러분,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여러분의 믿음의 정도는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내가 지금 예수님의 증인의 삶을 살고 있느냐, 아니냐로 판가름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 주말에 어떤 목사님을 만났는데, 아리조나 주립대학에서 다민족 유학생을 위해 사역하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유학을 오셨다가 대학에 있는 수 많은 다민족 유학생들을 보고,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전도한 학생들과 함께 피닉스 다운타운에서 도시선교를 하며 제자훈련을 하고 계시는데, 제자들이 미국내 여러 대학에 흩어져 사역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1세 영어를 하는 그 목사님을 다민족 가운데서 예수님의 증인의 삶을 뜨겁게 살게 해 주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예수님에 대한 믿음의 확신입니다.
사랑하는 청취자 여러분, 우리에게도 제자들처럼 변화를 위한 40일이 필요할 지 모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날마다 묵상하는 가운데 성령님의 도움으로 예수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에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증인의 삶을 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도록, 예수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달라질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