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헷갈리는 미국의 숫자, 단위들
미국은 영국과 동일한 단위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길이 측정 계체는 인치(inch), 피트(feet), 야드(yard), 마일(mile) 등이며, 이는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4개의 길이 측정 단위이다. 따라서 미터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미국의 측정단위가 다소 생소하고 적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무게나 부피 등의 단위도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선뜻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도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생활을 오래 한 교민들의 경우 온도(섭씨와 화씨), 부피나 중량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적응을 해서인지 생활하는데 큰 불편함을 못 느낀다. 하지만 숫자에 대한 개념에 취약함을 나타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들어 로또 당청금을 이야기 할 때 우리나라 단위로 몇 십억하면 금방 이해가 되면서도 영어로 몇 '밀리언(Million) 달러' 라고 얘기하면 어느 정도 액수인지를 잠시동안 생각하게 된다. 또 단위가 커질수록 머리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일상생활에서 겪는 일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남가주는 화씨 100도가 넘는 무더위 날씨를 보이고 있다. 화씨 100도? 일단 100이라는 숫자가 크게 느껴지니 더울 것이란 느낌이 든다. 하지만 화씨 100도가 정확히 몇 도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럼 화씨 100도가 섭씨로 얼마일까? 섭씨와 화씨의 온도 변환 공식 'C=5/9(F-32)' 을 대입하면 약 37.8도씨가 된다.
이번에는 서두에서 언급한 거리의 경우를 보자.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풋볼 시즌이 시작됐다. 풋볼경기 기본 규칙은 '땅 따먹기' 의 전형이다. 이 경기에서 사용되는 단위 체계는 우리에게 익숙한 미터법이 아니라 인치와 피트, 야드 단위를 사용한다. 물론 경기를 관람하면서 굳이 미터로 환산할 이유는 없지만 키와 몸무게를 얘기할 때는 한참을 계산해야 한다. 처음 미국에 와서 운전면허를 신청할 때 신상란에 키를 기입하면서 몇 번의 계산을 했는지 모른다.
필자의 키는 175cm이다. 그럼 175cm를 피트와 인치로 어떻게 표현할까? 첫째 180cm가 넘지 않으니 6피트는 아니고 5피트에 해당된다. 5피트는 대략 150cm(정확한 수치가 아님) 정도다. '175-150=25cm' 를 인치로 표현하면 대략적인 키가 완성된다. '1인치 = 2.54cm' 이니까 필자의 키는 5피트 9인치 ~ 5피트 10인치 사이가 되는 것이다. (1피트 = 12인치 = 30.48cm, 1야드 = 3피트)
액체의 측정단위도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쉬운 예로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름값을 계산한다고 가정해 보자. 필자의 경우 국내 기름값과 관련된 뉴스 보도가 나올 때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4분의 1로 미국 기름값과 비교하곤 한다. 그 이유는 미국에서 사용하는 단위는 갤런인데 우리가 사용하는 리터로 환산할 경우 '1갤런 = 3.785리터' 이기 때문이다. 오늘 남가주의 평균 기름값이 갤런당 '3달러 70센트', 대략적 환율을 계산하면 리터당 1,050원 정도가 된다.
미국의 프리웨이 제한속도는 구간별, 행정구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55마일에서 75마일까지이다. LA 지역의 최고 속도는 65마일로 우리나라 고속도로 주행 속도와 비슷하다. 1마일은 약 1.609km이므로 65마일을 km로 환산하면 '105km/h' 가 된다. 면적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도 평단위를 제곱미터 단위로 고쳐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평단위 개념을 갖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에서는 집의 크기를 '스퀘어 피트(sqft)' 로 표기하고 있다. 땅은 '에이커(acre)' 를 사용한다. 우리가 요리에서 자주 사용하는 온스, 파운드도 미국에서는 티스푼, 테이블스푼 그리고 컵 등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마력(Horsepower = 746W) 와 보드피트(Board foot) 등도 자주 사용되곤 한다. 미국의 단위는 우리나라의 관, 근 등의 관습단위와 마찬가지로 용도나 지역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기 때문에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국제교역과 같은 거래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Yalge's Blog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