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감기걸린 자녀 방치해 3명 사망
【보성=뉴시스】맹대환 기자 = 전남 보성의 한 교회 목사가 감기에 걸린 자녀 4명을 기도로 낫게 한다고 방치했다가 결국 자녀 3명을 숨지게 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오전 10시께 전남 보성군 보성읍 월평리 A교회 방 안에서 목사 박모(43)씨의 큰딸(10·초등학교 3년)과 큰아들(8·초등학교 1년), 둘째아들(5)이 숨져 있는 것을 고모부 이모(55)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조카들의 모습이 며칠 전부터 보이지 않아 교회에 방문해 보니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A교회 건물 방 안에는 숨진 박씨의 자녀 3명이 나란히 누워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A교회 목사인 박씨는 설 명절 일주일 전인 지난달 16일 자녀 4명이 감기 증세를 보이자 화순의 한 소아과에서 진찰을 받게 한 뒤 둘째아들과 막내딸(1)의 약을 1주일 분량 처방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큰딸과 큰아들은 일반 약국에서 판매하는 종합감기약을 구입해 먹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박씨는 자녀들의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데도 자신의 기도로 낫게 하겠다며 병원치료를 중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박씨의 자녀 4명 중 막내딸을 제외하고 큰아들이 지난 1일 오후 10시께 가장 먼저 숨지고 이어 큰딸과 둘째아들이 다음날 오전 5시와 7시께 잇따라 숨졌다.
박씨는 자녀들이 숨진 지 10일째인 이날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고 기도를 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경찰은 박씨와 아내 조모(34·여)씨를 유기치사 혐의로 입건했으며 숨진 자녀들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mdhnews@newsis.com
보성서 목사가 숨진 자녀 3명 살린다며 방치
(보성=연합뉴스) 형민우 장아름 기자 = 전남 보성에서 교회 목사가 독감에 걸려 숨진 자녀를 살린다며 수일째 내버려두다 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11일 오전 9시50분께 전남 보성군 보성읍의 한 교회 사택에서 목사 박모(43)씨의 큰딸(10)과 각각 8살, 5살 난 남동생 등 어린이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친척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의 자녀는 지난 1월부터 감기 증상을 보였으나 병원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안에서 기도를 받으며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큰딸은 지난 1일 오후 10시께 숨졌으며 아들(8)은 2일 오전 5시께, 둘째 아들(5)은 같은 날 오후 7시께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지난달 16일 둘째 아들이 감기 증세를 보이자 화순의 한 소아과에서 치료를 받게 했으며 나머지 아이들은 교회 근처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지어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큰딸이 지난 1일 먼저 숨지자 기도를 하면 살아날 것으로 믿고 장례를 치르지 않은 채 열흘 넘게 기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막내 자녀(1)의 신병을 보호하는 한편, 사인을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부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박씨와 아내 등 2명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유기 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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