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원자바오,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국가 위해 큰일 하겠다' 포부, 농구도 잘해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서민 총리'로 명망이 높은 원자바오(溫家寶.68) 중국 총리의 어린 시절 모습은 어땠을까?
원 총리의 중고교 동창인 죽마고우가 18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 총리는 국가를 위해 일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지닌 어릴 때부터 남다른 소년이었다고 말했다.
원 총리의 톈진(天津)시 난카이(南開)중학교 동창인 리푸(李溥.69) 선생은 톈진(天津)망과의 인터뷰에서 원 총리의 학창시절 모습과 그의 온화하고 반듯한 성격, 두 사람의 우정 등을 상세히 털어놓았다.
그에 따르면 원 총리는 모든 과목에서 성적이 고르게 뛰어났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예의가 발랐으며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지닌 소년이었다.
이웃에 살아 원 총리의 가족들과도 매우 가깝게 지냈던 리 선생은 원 총리의 어머니로부터 그가 '엄마 나는 커서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할 거예요'란 말을 했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공부 못지않게 운동에도 매우 뛰어났다.
학교 농구팀의 최연소 선수이자 왼손잡이 슈터로서 톈진시 대회에서 수차례 입상할 만큼의 실력을 자랑했다는 것.
리 선생은 "원 총리가 글씨는 오른손으로 쓰지만 왼손으로 운동을 했는데 좌우 뇌가 고르게 발달해 남들보다 똑똑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소년 원자바오는 처음에는 농구보다는 축구를 좋아했다.
그러나 학교 유리창을 한번 깨 점심을 걸러가며 어렵게 돈을 모아 유리창 값을 물어준 뒤로는 더이상 축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원 총리는 어머니가 손수 만들어준 신발을 신고 다녔는데 비가 오면 물에 젖을까 아까워 신발을 들고 맨발로 뛰는 소박한 소년이기도 했다.
원 총리는 교육자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교편을 잡았던 부모로부터 남을 먼저 생각하고 예절을 중시하는 가정교육을 받았다.
리 선생은 "교육자 집안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아 난카이 중학에서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 이후 두번째 총리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원 총리는 중고교 졸업 후 베이징 지질학원을 졸업한 뒤 지질분야 기술자로서 고향인 톈진을 떠나 간쑤(甘肅)성 등에서 일했다.
리 선생은 원 총리가 젊은 시절 운전기사의 딸이 형편 탓에 공부를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박봉을 쪼개 매달 일정액의 학비를 보태주기도 했으며 '영원한 학생'으로서 공직에 높이 올라간 뒤에도 스스로 몸을 낮추고 은사들을 존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총리에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03년 11월 은사 한분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꽃다발을 보내라고 친구에게 부탁했다. 이 은사는 결국 얼마 안 있다 세상을 떠났는데 원 총리는 화환을 보내면서 총리 신분은 밝히지 않은 채 '은사 쑨양린(孫養林)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학생 원자바오'라고 적어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원 총리가 나라일에 너무 바빠 자주 고향에 오지는 못하지만 지금도 자주 연락을 하며 우정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원 총리는 2008년 5월 쓰촨(四川)성 대지진 발생 직후 곧바로 피해지역으로 건너가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등 심각한 재해와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빠지지 않고 찾아다녀 서민을 중시하는 총리로 명망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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