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인쇄업계 ‘먹구름’ ... 생산액·근로자 수·수출은 줄고 임금·부도업
인쇄산업이 발달한 독일은 과연 어느 정도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는지 독일 인쇄·미디어연합회에서 발표한 ‘2001년 독일의 인쇄산업 현황’ 자료를 분석해 우리나라 현황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경기 불황으로 인쇄업계도 타격
2001년 독일경제는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불황을 맞았다. 경기의 결정적인 하락은 인플레이션에 의한 구매력 부족, 세계 경기 불황 및 예상치 못했던 건설투자 급락 등의 요인이 있었으며, 그나마 개인소비와 수출 신장이 유일한 플러스 요인이었다.
2001년 실질 국내 총 생산은 전년도대비 0.6% 신장되었는데, 이것은 동서독일 통합이래 가장 낮은 경제성장이어서 이로 인해 노동시장 상황도 악화되었다.
과거 수년간 상승 경향에 있었던 독일 인쇄산업도 2001년에는 독일의 경기 하락, 기업의 광고선전비 지출 감소 및 수출 부진 등이 마이너스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그 결과 생산활동과 기계 가동률의 저하, 경쟁의 격화, 높은 용지가격 등으로 수익이 악화돼 지불 불능자 수는 늘고, 종업원 수는 감소했다. 독일의 인쇄산업은 2001년 종업원 20인 이상의 기업은 1,909사이며 172억 유로의 매상고를 달성했는데, 이것은 전년도대비 명목 매상고 -2.8%, 실질 매상고 -3.7%(2000년은 명목 +5.3%, 실질 매상고 +4.0%)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인쇄물 수출도 마이너스
2001년 독일의 인쇄산업은 수출이 악화되어 과거 3년(1998~ 2000년)간 2자리수 비율로 신장돼 왔던 수출 매상고는 전년도대비 -8.8%를 기록해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로 인해 수출에 의한 매상고 신장은 국내 매상고(전년도대비 -2.1%) 신장보다도 낮아져 총 매상고 중 수출비율은 10.0%로 저하됐다.
인쇄산업 역시 생산지수는 1998년 +5.2%, 1999년 +6.4%, 2000년 +2.4%에 비해 2001년에는 -1.5%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것은 국내 총 생산(실질 매상고 +0.6%) 및 가공산업 전체의 생산지수(+0.3%)보다도 나쁜 결과이다.
생산활동의 저하는 이미 2000년 가을부터 시작돼 2001년까지 이어졌다. 이 저하경향은 전년도대비로 본 분기마다의 가격에서도 볼 수가 있는데 2001년 1/4분기 생산지수는 2000년보다 2.1% 높았지만, 2/4분기에는 -1.4%로 감소했으며, 3/4분기에는 -2.5%, 4/4분기에는 -3.1%를 기록해 마이너스 폭이 커졌다. 또 2000년에는 87.2%로 1992년이래 높은 수치였던 기계가동률도 2001년에는 연평균 85.0%로 1996년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종업원 수 감소로 이어져
인쇄산업은 특히 중소기업이 많은 산업으로 기업의 1/3은 수공업에 속하며, 사회보험가입의무를 지고 있는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1만3,922사(2000년 6월 30일 현재)이다. 이중 84%는 종업원 20인 이하 기업이다.
2001년에는 종업원 20인 이상의 기업 수가 전년도대비 증가하고 있는데 비해 종업원 20인 이하의 기업 수는 연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생산과 매상고의 감소는 종업원 수의 신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초까지 증가하고 있었던 종업원 수는 2001년 6월 이후, 전년도대비 감소하고 있다.
종업원 20인 이상의 기업에서는 2000년 종업원 수가 전년도대비 0.8% 증가했는데 2001년에는 종업원 수 13만6,119명으로 연평균으로 보았을 때 2000년보다 0.4%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이 종업원 수의 감소는 노동자에 대해서만 해당(전년도대비 -0.8%)되며, 사무직원은 전년도대비 0.3% 증가했다.
실업자는 증가하고 임금은 상승
종업원 수의 감소는 노동시장에서도 볼 수가 있으며, 구인 수는 5년 만에 줄어 2001년 2/4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2001년 12월 시점으로 인쇄사가 직업안내소에 등록한 구인 수는 1,075명뿐이며, 이것은 1년 전보다 39% 줄었다. 2001년은 실업에 관해서도 전환기였다. 인쇄업에서의 실업자는 2001년 전반에는 전년보다 6.5% 감소했는데 2001년 말에는 전년보다 12% 이상 증가했다.
2001년 인건비는 약간 감소해 총 임금은 2000년보다 0.9% 감소, 종업원 1인당 임금은 평균 0.4% 감소했다. 이것은 종업원 수 및 잔업시간의 감소에 의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종업원 1인당 매상고가 2.3% 줄었기 때문에 매상고에 차지하는 총 임금비율(2000년 26.4%, 2001년 26.9%)은 1997년이래 처음 상승한 것이다.
종업원 1인당 생산성은 실질 매상고에서 2000년에 비해 1.2% 감소했는데 이것은 1992∼93년에서도 본 바와 같이 경기 하락으로 인한 기계가동률 저하에 의한 것이다. 이렇게 인건비는 감소했지만 생산성의 하락 쪽이 컸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종업원 1인당 인건비는 증가한 것이나 다름없다.
용지가격 6% 올라
수익성의 악화는 높은 인건비율만이 아니라 용지가격 상승에 의한 요인도 있다. 인쇄용지의 가격은 2001년을 통틀어 보면 약간 내리고, 또 연말 시점에서는 1년 전보다도 0.4% 상승했을 뿐인데 연평균 생산자 가격으로 보면 2000년보다 6.0% 높아졌다. 인쇄사의 끝없는 가격경쟁과 악화된 경쟁상황이 2001년 2/4분기 초부터의 인쇄요금 하락을 부추긴 결과가 되어 생산자 가격통계에 의하면 인쇄사의 생산자 가격은 전년 수준과 비교해 1.0% 상승했을 뿐이었다.
기업 실적 악화로 지불 불능자 증가
2001년에는 구 서독의 인쇄산업 수익은 전체적으로 전년보다도 악화돼 기업실적평가로 보면 1993년이래 가장 나쁜 결과를 낳았다. 구 동독의 인쇄산업 경영실적도 2000년보다도 나쁘고, 특히 소기업의 상황이 악화되었다. 수익의 악화는 지불능력으로도 나타나 2001년에는 독일 인쇄·출판업에서 201사가 지불 불능회사로서 간이재판소에 등록되었다. 이것은 2000년보다 18% 증가한 것이다.
<윤재호 부장>
<월간 프린팅코리아 2003년 1월호 통권 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