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메르인들이 쓰던 설형문자, 한국어와 전혀 관련이 없다.>
요즘 일본 황국사관 못지 않게 한국에도 국수주의가 판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역사가 지나치게 왜소하고 축소되어 있으니, 웅장하고 위대하게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학은 최근 일본 우익에서 주장하는 황국사관과 일치하고 있어 우려감을 일게 만든다..
1. 환국 문명은 세계 최초의 문명이었고, 모든 문명은 환국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세계 4대 문명을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디아 문명, 황허 문명이라고 말한다. 그중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세계 최초의 문명이라고 인류학자들은 주장하는데. 그중 수메르 지방(지금의 이라크 지역)이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가장 최초로 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데 국수주의자들은 이 수메르 지역이 <환단고기>에 수밀이국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주장을 보면 다음과 같다.
"기원전 7199년 안파견(아버지) 한인이 바이칼 호 동쪽에 위치했던 파내류산(파미르 고원이란 설이 있음)을 근거로 한국이란 나라를 세웠는데 당시 한국에 속한 12연방 중 하나인 수밀이국이 바로 수메르 문명을 창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메르인들이 우리처럼 씨름을 했고, 수메르인이 섬긴 신들이 하늘의 신 안, 대기의 신 엔릴, 대지와 물의 신 엔키의 세 신을 주로 섬겼으며, 거기에 달의 신 난나르, 해의 신 우루, 새벽의 신 이안나, 닌루르 사그여신을 합하여 전부 7신을 믿었는데 우리민족은 삼신과 칠성(또는 일곱 신) 즉 칠 신인 천, 월, 수, 화, 목, 금, 토의 신을 믿었다고 합니다.
수메르어는 우리언어와 같이 교착어적 성격을 지녔고 근래에 서양 학자들은 수메르인 들이 아시아닉쿠계 민족이라며 검은 머리를 한 황색인종으로 보고 수메르인들이 동방에서 이주한 산악민족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수메르에는 왕 또는 왕권이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이는 우리민족 신화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메르의 설형문자가 배달국 5대 태우의 한웅의 아들이자 우사 벼슬을 지낸 태호복희씨의 팔괘부호와 비슷하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사람은 수메르라는 말의 의미는 하늘나라이고 그것은 바로 한인이 세운 한국이라고 합니다.
수메르는 우리와 같이 새 해와 새 달, 그리고 신전을 건립하거나 전쟁에서 이기거나 했을 때는 반드시 제사를 지냈다고 하며, 제사는 가정에서, 도시에서, 그리고 국가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우리는 소도에서 그리고 상소도에서 제사를 지낸 것과 수메르의 제사방식이 같다고 재야학계에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지식중에 한 답변 내용중)"
2. 수메르는 환국과 관련이 있는가?
환국의 존재 여부를 떠나서 일단 한민족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아야만 이 해답이 풀릴 듯 하다. 내용인즉 그럴듯 하지만, 수메르 문명이 한민족과 관련이 있다고 증명할 방법은 없다고 판단된다. 일단 수메르인의 후예가 이라크인이라고 봐야 하는데, 이라크인의 상당수가 아라비아인으로써 셈 계열에 속한다.
반면 한민족은 우랄-알타이어 족으로 지금 러시아 부근에 있는 알타산맥 주위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흔히 몽골로이드라고 불리는데, 북방아시아에서 시작되었는데. 그렇게 본다면 이라크인과 하등의 관계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언어적인 측면에서도 봐도 그들과 우리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 거리에서도 볼 수 있듯, 수천 km나 되는 한민족과 수메르가 과연 연관성이 있을지 희박해보인다.
그렇다면 국수주의자가 말하는 환국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기엔 이들은 몽고(원)의 4한국을 착각한 것이 아닐까? <환단고기>에는 12환국으로 되어 있다고 하지만, 그 명확성도 불분명하고, 그것에 대한 증거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3. 과대포장된 역사는 역사의 걸림돌일뿐..
역사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역사가 부끄러운 역사이든 자랑스러운 역사이든 그것을 지워버릴 수도 없고, 잊어버릴 수도 없다. 사실을 거짓이라고 고쳐쓴들 결국 사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고구려가 자랑스럽다고 광개토대왕의 역사를 쓴다고 한들, 역사는 동천왕과 고국원왕의 패배를 지울 수는 없는 법이다.
국수주의 사학은 민족주의 사학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으나, 그들은 민족주의 사학이 아닌 국수주의에 불과할 뿐이다. 그들은 식민사학이 왜곡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식민주의 사학보다 더욱더 큰 왜곡을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자기의 역사를 과대포장한다고 선조들이 좋아할까? 무릇 역사를 사실 그대로 써야 한다는 역사의 원칙에 볼때 그들은 역사가로써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