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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이즘이란 무엇인가? 유대교의 경전과 학자들 (7)/정연호

지식창고지기 2011. 10. 24. 18:52

샬롬!
 
어제(2008년 10월 8일) 해가 지면서 시작된 대 속죄일(‘욤 키푸르’) 금식이
오늘 해가 지면서 끝이 났습니다
 
신년절이 시작되는 티슈리월 1일부터 시작된 회개가
제 아홉째 날 저녁에 울려 퍼지는 ‘양각 나팔’(쇼파르) 소리와 함께
만 24간의 금식이 시작되면서 회개는 그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구약 성경에는 대 속죄일에 금식하라는 규정이 없습니다
대 속죄일을 규정하고 있는 레위기 16:29, 23:27, 민 29:7에는 한결같이
이 날에 “마음(혹은 영혼, 히브리어로는 ‘네페쉬’)을 괴롭게” 할 것을
명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괴롭게” 하라는 명령을 랍비들이 금식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남자는 13살 여자는 12살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금식을 하게 됩니다
병자일 경우는 의사나 랍비의 권고에 따라 금식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 속죄일에는 안식일과 마찬가지의 노동과 불의 사용이 금지되는 외에 
5가지의 금지 사항이 추가됩니다 :
  금식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지 않음)
  성관계 금지
  가죽 신발 착용 금지
  화장품 사용 금지
  손 가락과 눈외에 신체의 일부를 씻는 것 금지
 
랍비 문헌(탈무드 ‘요마’ 8:9)은
대 속죄일의 회개는 오직 하나님께 지은 죄에 대한 대해서만 적용이 되며
피해를 준 상대방으로부터 용서를 구하지 않으면 속죄가 되지 않는다는 할라카를
내리고 있습니다  또한 죄를 짓고서 대 속죄일에 용서를 받겠다는 생각으로 지은 죄도
속죄가 되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건한 유대인들에게는 대 속죄일이
다가 오기 전에 지난 해 동안에 자신이 잘못한 사람을 찾아가서 용서와 화해를 청하는
관습이 있습니다
 
대 속죄일 이틀 전에 행하는 ‘카파롯’은
닭을 대속자의 머리 위에 아홉번 돌리고 죽임으로서
닭에게 죄를 전가시키는 의식(儀式)으로서
10세기 바빌론에서 시작된 민간 풍습이며
랍비 문헌에는 전연 규정이 없는 의식입니다
그래서 意識있는 랍비들은 이 儀式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일부 정통파 유대인들은 금식에 앞서 정결 욕조(‘미크베’라고 부름)에
몸을 잠그기도 합니다
 
대 속죄일에는 총 5번의 회당 예배가 있습니다
다섯 번의 예배 중에 공통적으로 들어 가는 것이 ‘죄의 고백’입니다
 
여기서 ‘죄의 고백문’의 주어가 1인칭 복수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죄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과 개인의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인 데
성경 시대에서부터 개인의 죄에 대한 이스라엘 공동체의 연대 책임을 강조한 것을 상기해 볼 때(예컨데, 아간의 범죄)이러한 전통이 유대인들의 형제애와 단결력을 길러 준 원동력이 되었다고 봅니다
 
해가 지면서
다시 울리는 양각 나팔 소리는
금식의 해제를 선언하는 소리인 동시에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고 자기의 이름이 하나님의 생명책에 기록되었음을
확인해 주는 기쁨의 나팔 소리이기도 한 것입니다

 

 

유대이즘이란 무엇인가?
유대교의 경전과 학자들 (7)



타나임(tannaim) 시대 (5)

타나임 1, 2 세대와 야브네 공동체(3)

야브네 모임과 관련된 우리의 두 번째 관심사는 여기에서 유대 크리스찬들이 이단으로 정죄되었다는 주장이다.

1. 야브네 모임과 기독교 이단 정죄
예루살렘을 떠나 야브네에 정착한 바리새파 지도자들이 유대교의 생존을 위해 취한 조치는 크게 3 가지였다: (1) 구전 율법의 제정을 강화하였다; (2) 성전이 파괴되었으므로, 희생 제사 대신에 기도를 예배 의식의 중심으로 하고, ‘기도문’을 공식화 하였다; (3) 희생 제사 대신에 “자비(히브리어로 ‘헤세드’)와 선행”을 강조하였다 (요하난 벤 자카이의 제자인 ‘요슈아 벤 하나니야’(Joshua ben Hananiah)가 불타는 성전을 바라보면서 “이제 이스라엘 백성이 희생제사를 통해 죄 속함 받을 길이 사라져 버렸다”고 애곡하자, 요하난 벤 자카이가  호세아 6장 6절-‘나는 인애(히브리어로 ‘헤세드’)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며 번제보다 하나님 아는 것을 원하노라’-을 인용하면서 유대교의 중심 이동(희생제사에서  자비와 선행으로)에 관해 설파하였다 [예통 61 ‘요하난 벤 자카이’ 참조]).

유대교의 생존 및 발전과 관련된 이상의 조치와 더불어, 이 야브네 모임에서 유대 크리스찬들이 이단으로 정죄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학자들 사이에 널리 받아 들여져 왔다.  이 견해에 의하면, 유대 크리스찬들을 이단으로 정죄하는 일에 앞장 선 인물이 요하난 벤 자카이에 이어 야브네 공동체를 이끌었던 라반 가말리엘 2세(‘야브네의 가말리엘’로 불림, 힐렐의 손자였던 가말리엘의 손자; 예통62 참조)였다. 그는 회당 예배의 기도문을 표준화하면서 유대 크리스찬을 정죄하는 저주문을 도입하였다. 유대교의 생존을 모색하는 사람들에게 기독교는 명백한 위협이었으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야브네 공동체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정리하였고 적극적으로 유대교에서 유대 크리스찬들을 출교시키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대인들과 유대 크리스찬들 사이의 분열은 이미 야브네 공동체 시기(주후 70-132년)의 초기(늦어도 주후 85년 이전)에 일어났다고 보았다. 그런 점에서 이 견해는 유대인을 대상으로 하여 기록되었다는 마태복음도 사실상 야브네 유대교의 반(反)기독교 조치에 대한 반론으로  나왔다고 보고 있다.

2. 타나임 문서와 ‘민’(‘min’, מין)의 해석
타나임 학자들이 이단에 대해서 사용한 용어는 ‘민’(복수는 ‘미님,’ מינים)이다. 히브리어 ‘민’은 ‘종류, 형태’의 의미를 갖고 있는 데, 타나임 학자가 이 용어를 사용할 때는 정통에서 벗어난 종파나 이단을 의미하였다.  타나임의 랍비 문헌은 유일신관 (monotheism) 내지 부활 신앙을 부인하거나, 예루살렘 성전을 하나님의 거처로 인정하지 않는 신앙의 소유자를 ‘민’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주는 저절로 운행한다”고 주장하면서 하나님의 섭리를 부인하거나, 두 개의 신적인 힘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이원론자는 ‘민’ 곧 이단이었다. 또한 부활을 부인하는 사마리아인이나, 우상숭배자나 마술 및 영지(靈知)에 관한 서적 소지자도 ‘민’에 해당하였다.
그러면, 타나임 2세대 곧 야브네 공동체의 타나임 학자들이 유대 크리스찬을 ‘민’에 포함시키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 유대인이 하루에 세 번 서서 하는 기도(‘아미다’라고 부름)의 축복 기도문(‘18개의 축복문’으로 되어 있어서 히브리어로 ‘슈모나 에스레’로 불림)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랍비 전승에 따르면, ‘아미다’ 기도는 성전이 파괴된 후에 매일 드리던 성전 제사를 대신하는 제도로 제정되었고, ‘아미다’ 기도문은 그 이전에 있던 기도문을 수정하여 가말리엘2세(‘야브네의 가말리엘’)에 의해 최종 확정되었다. 이 기도문의 12번째 기도문에 이단에 대한 저주가 나온다. 이 저주 기도문의 원문(原文)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토세프타 브라코트’에 따르면 이단에 대한 일반적인 용어인 ‘미님’이란 말만 나타나고 유대 기독교인들을 지칭하는 ‘나사렛 사람들’이란 말은 없다:
 
“’행악자’에게는 희망이 없게 하소서
‘무례한 왕국’이 근절(根絶)되게 하소서
‘미님’(이단들)이 속히 사라지게 하소서
‘당신의 백성들의 적들’이 넘어지게 하소서
‘그들’이 생명책에서 지워지게 하소서
‘그들’이 의인들과 함께 기록되지 않게 하소서”
 
이보다 후대에 편집된 ‘아미다’ 기도문에는 ‘미님’앞에 “나사렛 사람들”이 첨가되어 나온다. 여기에서 ‘미님’이 ‘행악자’ 와 병행을 이루고, ‘무례한 왕국’은 ‘당신의 백성의 적들’과 문학적인 병행을 이루고 있는 데 반하여, ‘미님’앞에 ‘나사렛 사람들’을 갖다 놓을 경우에는 전혀 문학적인 동의어나 병행을 찾을 수 없어 후대의 첨가임을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아미다’ 기도문을 작성할 시에 명시적으로는 아니라 할 지라도 야브네 공동체에서 유대 크리스찬들을 ‘미님’으로 생각하고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팔레스틴(예루살렘) 탈무드 ‘브라코트’(9c)편에 따르면, “부활의 축복을 고백하지 않는 자, ‘무례한 자들’의 패망을 기도하지 않는 자, 예루살렘 성전의 재건을 축원하지 않는 자들이 ‘민’(이단)’이다”라는 할라카가 나온다. 이 할라카는 요하난 벤 자카이의 제자였으며, 야브네 공동체에 속해 있었던 랍비 ‘엘리에제르 벤 히르카누스’(예통 62 참조)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  그는 ‘민’(이단)을 시편 14편 1절의 ‘나발’(어리석은 자)과 동일시한다: “’어리석은 자’(나발’)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 (바벨론 탈무드 ‘예바못’ 63b). ‘나발’은 하나님의 통치 섭리를 부인하는 자와 영원한 보상(즉 부활) 혹은 하늘의 하나님을 창조주와 분리시켜 생각하는 이원론적 영지주의자들을 가리킨다. 그래서 야브네 공동체의 ‘아미다’ 기도문내에 있는 이단에 관한 내용은 (1)부활을 부인하거나 (2)하나님의 통치 섭리를 부인하거나 (3)토라를 부인하는 유대인들에 대한 방어 조치로 나온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미쉬나(‘산헤드린’ 10,1)에는 이러한 자들은 “내세(來世)를 상속하지 못할 자들”로 규정하고 있다. 야브네 공동체에서는 오직 위에 언급한 세 종류의 사람들만이 ‘미님’ 즉 ‘이단들’로 규정되었다. 여기에다가 전술한 엘리에제르 벤 히르카누스의 제자 랍비 아키바가 “외경을 읽는 자, ” 예컨데, ‘벤 시라’(우리말 공동번역에서 ‘집회서’로 번역됨) 혹은 ‘미님’(이단) 서적을 읽는 자들을 이단 집단에 추가시켰다. 그런데 이 ‘미님’(이단) 서적에 복음서가 포함되지 않았다. 랍비 문헌에서 ‘미님’(이단) 서적으로 분류되고 책들은 마술에 관한 책이거나(‘토세프타 훌린’ 2,20), 이원론적인 영지주의에 관한 책들이었지(바빌론 탈무드 ‘하기가’ 15b) 복음서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사마리아인들이 ‘미님’으로 규정되고 있고(신 32:41에 대한 ‘미드라쉬 하가돌’; ‘토세프타 훌린’ 2,20 ), 우상 숭배자들 (‘토세프타 훌린’ 2,20)과 야만인 및 조로아스터교도들(바빌론 탈무드 ‘예바못’63b)이 ‘미님’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러한 분류는 야브네 공동체의 이단에 대한 입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주고 있다: 야브네 공동체에 있어서 ‘미님’(이단)은 우상 숭배자, 야만인들, 유일신으로서의 야웨 하나님의 섭리를 부인하는 자들이나 사마리아인들처럼 부활이나 정경으로서의 토라를 부인하는 자들을 의미하였다.

3. 바르 코크바 반란과 반기독교 입장
제2차 유대 항쟁 즉 바르-코크바 반란(주후 132-135년)이 일어 나면서 기독교인들은 이단으로 정죄받고 유대 공동체와 단절이 된다.  바르-코크바가 제2차 유대 항쟁을 일으키자, 랍비 아키바는 그를 ‘야곱의 별’(민 24:17 참조), 즉 메시야로 선언하게 된다. 유대 기독교인들이 바르-코크바를 메시야로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자,  바르-코크바 추종자들에 의하여 핍박을 받게 되었고, 결국 이들은 랍비들이 주도하는 유대교와 단절하게 된 것이다. 이 일이 있기 전에 유대 크리스찬들은 예수를 메시야로 고백하는 한편으로 할례를 비롯한 유대교의 의식과 모세의 율법을 지키는 자들이었다. 이러한 율법 준수자들에 대해 야브네 공동체는 이단 정죄 내지 출교 조치를 취했다는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고 있다. 바울은 이러한 유대 크리스찬들의 할례와 율법 준수 주장에 대한 반박 논쟁을 벌였으며(행전 15장; 갈라디아서 참조), 결국 이방인의 복음 전도자로 나서게 되었음을 고백하고 있다(롬 11:13; 갈 2:9 참조). 오늘날 ‘메시야닉 쥬’(예수를 메시야로 믿는 유대인) 중에는 이러한 초대 유대 기독교인들과 동일한 입장을 견지하는 자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