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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본래 사랑의 종교가 아닙니까? |
은퇴를 앞두신 박 모 목사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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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좋아하는 예수 조각상.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도 그분 앞에서 공정하게 평가받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
그러면서 다른 종교도 다 자기들 나름의 구원의 방식이 있다고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기독교 목사가 된 것에 대해서 특히 감리교 목사가 된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박 모 목사님의 강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깊은 사색과 기도를 통해서 나온 말씀이었습니다. 강연 내내 나는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나는 목사로서 성서가 말씀하는 보편적 진리에 대하여 그리스도에 대하여 치열하게 살아오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강연회가 끝나고 며칠 지나서 제가 존경하는 어느 권사님이 찾아 오셨습니다. 그런데 얼굴빛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며칠 전 있었던 박 모 목사님의 강연을 가지고 심각한 표정으로 묻는 것이었습니다.
박 목사님의 강연 중, 세계적 신학의 흐름인 종교의 보편주의를 용인하는 듯한 말씀과 또 “다른 종교에도 다 자기들 나름대로 구원의 방식이 있다”는 강연 내용이 마음에 크게 걸렸던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교회를 떠날 생각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나의 견해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잠시 생각하고 대답했습니다. 나는 그 분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나는 그분만큼 기도하지 못했고, 그분만큼 진리에 대해서 목마른 심정으로 치열하게 내 자신을 성찰하지 못해왔다고. 그리고 그분의 하신 말씀의 전체적인 맥락은 이해하지 않고, 어느 한 부분을 가지고 그분의 강연이나 삶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나는 그분의 생각과 크게 ?摸A� 않다고 전체적으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때 권사님의 얼굴표정이란, 지금도 생생합니다. 대단히 실망스런 표정이 역역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때 내가 “나는 박 모 목사님과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독교는 유일신 종교입니다. 다른 종교에는 구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대답해주길 바랬다고 합니다. 그랬다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결국 권사님이 힘들어 하시다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1년 전에 교회를 떠나셨습니다. 내가 가장 존경하고 신임했던 큰 형님 같았고, 아버지 같은 분이셨습니다. 27년 목회하면서 겪었던 일 중에 가장 가슴 아픈 일이 되었습니다.
그분이 교회를 떠나고 나서 한동안 무수한 말들이 떠돌아 다녔습니다. 내가 사랑하고 섬겼던 교인이 교회를 떠날 때 모든 아픔은 목사의 몫으로 남게 됩니다. 교인들은 그것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세월이 지나 그 권사님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다시 돌아오시길 기도할 뿐입니다.
지금도 자주는 아니지만 나는 박 모 목사님을 만납니다. 그분에 대한 신뢰나 존경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나는 박 모 목사님의 진정성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리고 나는 그분을 유 불리를 따라서 배신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분의 얼마나 올곧고 치열하게 살아오셨는지를 제법 오랜 세월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기 때문입니다.
재작년에 박 모 목사님이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셨던 강원도 정선에서 목회하시던 친구 목사님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친구를 얼마나 사랑하셨던지 친구를 먼저 보낸 상실감으로 지난 1년 동안 박 모 목사님은 많이 아프셨습니다. 그리고 많이 늙으셨습니다.
먼저 떠난 친구를 그리워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참으로 마음이 여리고 따뜻한 분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분을 볼 때면 괜히 미안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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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마음에 오직 '사랑', 더 나아가 '서로 사랑'이라는 글씨가 크게 새겨지길. |
박 모 목사님은 이제 내년에 은퇴를 하십니다. 이미 박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에 후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박 목사님은 처음과 끝이 같으신, 아니 끝이 더욱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이 가뭇한 시절, 그런 목사님을 만나게 된 것을 나는 기쁘게 생각합니다. 나는 그분에게서 예수님의 숨결을 느낍니다.
나는 “하나님의 마지막 심판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있어야 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때까지 누가 누굴 판단하고 정죄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그분 앞에 설 때 모든 억울한 누명과 오해가 벗겨지리라 믿습니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도 그분 앞에서 공정하게 평가받을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믿습니다.
이제 2011년 이 해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하는 이때 우리는 무엇보다 그동안 서로 사랑하지 못한 것, 허물을 감싸주지 못한 것, 믿음의 형제들을 비판하고 무시했던 것을 회개하고, 우리 마음에 오직 ‘사랑’, 더 나아가 ‘서로 사랑’이라는 글씨가 크게 새겨지길 기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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