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매머드 전시회 갖는 ‘김종식 세계기독교박물관장’
기독 성지 이스라엘조차 기록유물 관람기회 희박
무려 1만3천점 소장 충북제천 박물관 건립할것
'바이블 진수’ 만끽은 관습 기후, 배경 파악해야
기독교부흥은 시대선도하는 포용문화 제시해야
사모는 성서식물 著者 체험현장 생생한 기록물
관장은 성서 등불 밝히는 ‘유대인들은 왜’ 譯書
▲ 성경은 중근동 지방을 배경으로 기록된 책이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한국 기준으로 성경을 풀려고 한다. 그럴 경우에는 성경에 오해가 생기거나 반대로 숨겨진 메시지를 찾아내지 못하고 만다. | | ● 익산 보석박물관에서 매머드 성경유물박람회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데, 총괄 기획자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 박물관 부지 충북 제천시 백운면 운학리에 마련 | | ◆ 세계기독교박물관은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수집하여 모두 1만3천점을 소장하고 있다. 7천점은 전시품들이고, 6천점은 책, 사진, 슬라이드 등 자료 형태이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 운학리에 박물관을 짓기 위하여 부지 3만3천평을 마련하고 건축허가까지 받아 두었다.
그러나, 수집한 물건들은 아직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익산에 계시는 분이 익산보석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전시회를 하자고 제의해 와 기꺼이 전시를 하게 되었다.
익산은 전국에서 기독교 복음화 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고, 작년에 인천 송도에서 전시회를 할 때에도 익산에서 많은 분들이 방문할 정도로 성서사물에 관심이 많은 곳이다. 이번 기회에 익산뿐 아니라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박람회를 관람하여 “성경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교회가 변화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익산 보석박물관에서 2012년 2월 19일까지 전시된다. | | ● 현재 김종식 관장의 개인 소장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그 규모가 범주와 수량이 너무 방대하다. 금번 전시회 유물들을 각 부문별로 그 특색들을 압축하여 소개하여 달라.
◆ 현재 전시된 물건들은 700여점이며, 종류별로 분류하여 코너를 만들어 두었다.
먼저 토라 코너에는 600년 이상 된 양피지 두루마리 토라 등이 전시되어 있고, 유다이즘 코너에는 성경의 배경이 되고 있는 유대인들의 관습과 신앙을 이해할 수 있는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예를 들면 탈무드, 시오니즘, 안식일, 할례도구, 강보 등이다.
농기구 코너에는 타작기, 키, 멍에, 쟁기, 가시채, 맷돌, 낙타와 나귀 안장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의상 코너에는 겉옷, 과부옷, 채색옷, 면박, 댕기, 굵은 베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악기 코너도 재미있다. 양각나팔, 비파와 수금, 제금과 양금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 다음에는 칠칠절, 초막절, 유월절 등 3대 절기를 설명하는 코너이며, 초막안에 들어 가 볼 수도 있다. 그 다음에는 성경에 나오는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우슬초에서부터 백향목까지 다양한 식물들이 알아보기 쉽도록 전시되어 있다. 합분태는 비둘기 똥이 아니라 비둘기 똥풀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겨자씨와 쥐엄열매, 가시관과 떨기나무도 볼 수 있다.
그 다음에는 무기류가 전시되어 있어서 전통, 방패, 검과 몽치를 볼 수 있다. 특히 물매는 실물 크기로 만든 골리앗을 향하여 직접 던져 볼 수 있도록 체험장으로 꾸며 놓았다. 그 다음에는 동전 코너를 거쳐 저울과 자를 볼 수 있는 계측기 코너가 나오고, 4천년 전에 사용하던 항아리와 예수님 시대의 생활 도구들을 볼 수 있는 고고학 코너가 준비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등잔 코너에는 다양한 고대 등잔들 촛대가 전시되어 있어서 성경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열 처녀가 들고 나간 것은 등이 아니라 횃불이라는 사실과 기름을 많이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 한 개인이 다양한 유물들을 이렇게 수집한다는 것은 너무 경이적인 일이다. 중동국가를 중심으로 하여 코트라에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장품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 이렇게 하나하나를 모은다는 것은 지대한 인내심이 수반되었을 것 같은데!
◆ 초등학교 4학년 때 산에서 소를 먹이다가 잔디밭에 누워 하늘에 날아가는 비행기를 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지금 소를 먹이고 있지만, 언젠가는 나도 저런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직장에 다녀야겠다.”라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 원래 나는 지도를 좋아하여 지리부도를 한번 들면 해 지는 줄 모르고 탐닉했다. 베를린에서 동쪽으로 가면 포즈난을 거쳐 바르샤바가 나오고, 동쪽으로 더 가면 모스크바가 나오고 이런 식이다. 나는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그러다가 중학교에 들어 가 여름방학이 되기 전 한 달 동안 이름 모를 병에 걸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앓아누워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성경을 읽기 시작하였고, 다윗이 골리앗과 싸울 때 사용했다는 물매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 물로 매를 만든 것이라면 그걸로 어떻게 골리앗을 맞힐 수 있는 것인지 꼭 한 번 보고 싶었다.
▲ 30년 이상 코트라에 근무하면서 이스라엘 등 5개국에서 14년 동안 살았고, 이때 주로 유물을 수집했다. | | 중학교 2학년 여름이 되자 다시 그 병에 걸려 한달을 결석하고, 3학년 때에도 역시 그랬다. 고등학교 1학년 때에는 두 달을 앓아누워 있으면서 성경을 모두 여섯 번 정독을 했다. 그러나 병에 시달린 내 모습은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제 병을 고쳐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모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는 주의 종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 서원기도를 성경 표지 안쪽에 기록하였다. 그 후 다시는 그 병에 걸리지 않았고, 나는 그런 사실을 깨끗이 잊어 먹고 살았다.
그후 대학을 마치고 KOTRA(대한무역진흥공사)에 들어가서 이집트에 근무할 때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갔다. 안내하던 목사님이 겨자씨를 보여 줄 때 나는 “이스라엘에는 성경에 나오는 물건이 있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릴 때 하나님께 서원기도를 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부터 성경에 나오는 물건들을 모으기 시작하였는데, 우선 이집트에서 여러 가지 물건들을 구할 수 있었다. 30년 이상 코트라에 근무하면서 이스라엘 등 5개국에서 14년 동안 살았고, 이때 주로 물건을 모았다.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모은다는 것은 한국에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성지에서 사는 나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사회적 신분이 보장된 상태라서 여러 랍비도 쉽게 만나 자문을 받을 수 있었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성지와 유대인들의 관습에 대한 자료도 많이 구할 수 있었다.
성서사물을 모은다는 것은 무엇보다 끊임없이 돌아 다녀야 하는 일인데, 위험한 팔레스타인에도 비교적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신분이어서 모든 일이 잘 진행되었다.
● 김관장의 소장품은 1만3천점 정도로 알고 있다. 현재 익산 보석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유물들 중 주목할 유물 위주로 설명 부탁드린다. 덧붙여 다 전시할 수 없는 아쉬움이 클것 같은데 교환전시도 고려하고 있나?
◆ 현재 익산 보석박물관 기획전시실에 전시된 물건은 700여점이다. 창고에서 중요한 것들을 골라 전시한 것이다.
전시품 중에서 내가 아끼는 물건은 강보나 유골함, 또는 옥합처럼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다. 단순히 보여 주는 물건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물들이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데 실물을 보지 않고는 그 메시지들을 읽어 낼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점을 나는 좋아한다.
달란트는 모형으로 만들어 두었지만, 그 모형을 보면 교회학교에서 절대로 ‘달란트 시장’을 해서는 안된다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제발 달란트 시장을 하지 말아 줄 것을 이번 기회에 부탁드린다. 꼭 해야 한다면 달란트 시장 대신에 데나리온 시장으로 바꾸어서 하면 좋겠다.
유골함도 예수님 당시의 장례 관습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제자 아버지가 오늘 죽었는데 예수님이 함께 전도하러 가자고 한 것이 아니라 장례기간 1년 동안에 일어난 사건임을 알 수 있다.
300여평의 전시장에 전시품들을 빽빽하게 전시해 두었지만 아직 전시장 한켠에는 전시하지 못한 유물들이 쌓여 있다. 여러 번 방문하는 성도들이 많기 때문에 수시로 교체할 예정이다.
● 후원이나 독지가가 부재한 상태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없는 고대의 유물들을 모으는데 있어 애로나 고충이 적지 않았나?
◆ 성경에 나오는 물건들은 기본적으로 성지에 있는 물건들이므로 물건 값도 비싸지만 구하는 루트를 찾거나 구하러 다니는 여행비가 많이 들어간다. 다행히 나는 성지에서 오랫동안 살았으므로 물건을 구하러 다니는 여행비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월급을 받으면 가족에게 생활비를 떼어 주고 나머지는 모두 물건 구하는데 사용하였다. 퇴직금도 앞당겨 받아 사용하였고, 유산으로 물려받은 것도 모두 물건 구하는 일에 사용하였다. 아직 돈이 없어서 물건을 사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
서울 집을 팔아서는 충북 제천에 박물관 부지를 구하는데 사용하였다. 그러나 박물관 건물을 짓는 데는 워낙 많은 건축비가 들어가므로 아직 박물관 짓는 일이 남아 있다.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돕고 있으므로 이 일도 잘 될 것이다.
▲ 삼손이 많은 적들을 물리쳤던 도구 <나귀 턱뼈> | |
| ● 대규모 전시로는 익산의 박람회가 두 번째 아닌가! 추후 전시회 개요에 대해서도 말씀하여 달라. 아울러 충북제천에 상설박물관 추진 및 해외에도 분원을 낼 원대한 포부인데!
◆ 인천 송도에서 전시회를 할 때 3만 2천명이 다녀갔다. 익산 보석박물관에서는 2012년 2월 19일까지 전시회가 계속되는데, 전북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관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전시회가 끝나면 광주광역시와 강원도에서도 수개월씩 전시회를 할 예정이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충북 제천에 박물관을 짓는 일이 중요하므로 재정적으로 여건이 허락되면 1단계 공사를 추진할 것이다. 박물관이 모두 완성된 뒤에는 중국에 분관을 내어 선교사업을 지원하고 싶다. 그러나 여러 가지 여건들이 맞아야 하므로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도가 필요하다.
▲ 나는 처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차를 한 대 사 주면서 식물연구를 부탁하였고, 히브리대학교 아비솨이 박사님의 지도를 받아 ‘정정숙 전도사의 성서식물’이라는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 | ● ‘성서식물’의 저자이신 정정숙 사모께서 헌신적 내조를 하고 계시니 백만원군을 얻으신 것이나 다름없을 것 같은데, 밀착 내조의 든든함과 즐거움에 대해!
◆ 성경에 나오는 물건은 일반 물건들뿐만 아니라 식물과 동물 그리고 광물까지 포함된다. 게다가 유대 절기나 관습, 기후와 성지까지 종합적으로 연구하여 사물을 다루지 않으면 단순한 사물일 뿐 별 의미가 없다.
특히 성경에 나오는 식물은 모두 100종류 이상이고, 대부분 지중해성 식물로서 까다로운 연구과정을 거쳐야 한다. 나는 물건을 모으는 일만으로도 시간에 쫓겼는데, 마침 신학을 전공한 처가 어릴 때부터 성경에 나오는 식물에 관심이 많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후 나는 처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차를 한 대 사 주면서 식물연구를 부탁하였고, 생각보다 잘해 주어서 히브리대학교 아비솨이 박사님의 지도를 받아 ‘정정숙 전도사의 성서식물’이라는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처는 종종 새벽에 일어나 식물원이나 샤론평야로 나가곤 했다. 식물이 잠을 자고 있을 때의 모양은 어떠한지, 새벽에 꽃이 어떻게 벌어지는지 등을 연구하고 사진을 찍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테러리스트로 오해되어 경찰이 출동한 일도 3번이나 된다. 한 번은 카메라를 몰수당하고 경찰서에까지 끌려갔는데, 책임자가 이스라엘의 야생 식물에 대해 인터뷰를 한 후 식물 연구가라는 점이 인정되어 풀려나기도 했다.
● 김종식 관장께서는 ‘유대인들은 왜’(Jewish Book of Why?)라는 역서를 소개하셨는데, 이것의 핵심 요체는 무엇인가?
◆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이해하려면 유대인들의 관습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자료를 찾아보아야 하는데, 수많은 책 중에서 유대 랍비가 쓴 ‘Jewish Book of Why?'라는 책이 가장 많이 활용되었다. 그러나 영어로 된 책이어서 아무래도 불편하였다. 그래서 저자의 허락을 받아 아예 한글로 번역하여 책을 발간한 것이다. 유대인들의 관습과 절기에 대하여 문답식으로 풀이한 것이어서 이해하기 쉬우므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 일상생활에서 매우 접하기 어려웠던 이스라엘의 유물들이 성경과 신앙에 어떤 시사점을 직간접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보나? 아울러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든지, 번역과정에 있어서 오류가 있다면 극명한 실례들을 예시하여 달라.
◆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직접 보면 성경의 잘못된 번역이나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을 많이 깨닫게 된다.
옥합이 대표적인 예이다. 마가복음에 나오는 “옥합을 깨뜨리고”는 절대로 옥합을 깬 것이 아니다. 옥합은 팔 다리가 부러지면 지지대로 사용하는 설화석고의 원재료로서 깨기 어려운 돌병일 뿐 아니라 그것을 망치로 깨면 그 속의 나드 향유는 땅바닥에 모두 쏟아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한 방울 남았다 하더라도 돌가루가 버석버석한 것을 예수님 머리에 갖다 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실물을 보면 마리아는 밀랍으로 만든 뚜껑을 깨뜨렸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예수님 탄생 장면에 강보 이야기가 두 번 나온다. 유대인이 사용하던 강보를 보면, 강보는 영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과 ‘구원’ 또는 ‘보호’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겨자씨의 경우도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 성지순례 중에 야생 담배씨를 사 와서 겨자씨라고 코팅해 나누어 주는데, 야생 담배씨는 200년 전 미국에서 귀화한 식물로써 예수님 당시에 이스라엘에 없던 식물이다.
열 처녀가 등잔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가는 그림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헬라 원어 ‘람파스’는 등잔으로 번역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횃불로 번역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신부의 들러리들이 횃불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가는 관습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등잔이 아니라 횃불이라면 기름(믿음)을 많이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얻게 된다.
● 성서식물의 저자이신 정정숙 사모께 묻겠다. 성경의 식물들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어 관념적 추론이나 막연함에 머무를 수 있다. 성서식물을 집필하게 된 배경이나 계기가 있다면! 그리고 상당히 현장성이 돋보이는데!
◆ 유년주일학교에 다닐 때 목사님이 성지순례에서 야생 담배씨를 가져 와 보여 주신 적이 있다. 그때부터 성서식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스라엘에 가려고 유태영 박사님께 히브리어까지 배웠다. 마침 교회에서 만난 남편이 당시에 코트라에 다니고 있었는데, 이스라엘에 함께 가서 살겠다고 하여 결혼을 하였다.
이 약속을 남편은 잘 지켜 주었고, 또 식물을 연구할 수 있도록 온 가족이 협조해 주어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네오트 케두밈’ 성서식물원 연구원들과 ‘히브리대 아비솨이 박사님’, 창경원 초대 식물원장을 지내신 최영전 교수님 등이 많은 도움을 주셨기에 이 일이 가능하였다.
제가 낸 책이 현장감이 있는 것은 철저하게 현장에서 연구를 하였기 때문이다. 남편이 이스라엘에 3년 반 동안 살면서 성서사물을 수집하러 다닐 때 함께 다닐 수 있어서 현장에서 식물을 조사할 수 있었다.
남편이 출근한 평일에는 혼자서 샤론평야와 이스라엘 전역의 식물원을 찾아 다녔다. 이집트와 오만에서는 각각 2년씩 살았고 터키, 그리스, 스페인, 인도, 이디오피아, 인도네시아 등 성서식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출장하여 자료들을 수집하였다. 폴란드와 뉴질랜드에서 3년씩 살게 된 것도 식물 연구에 큰 도움이 되었다.
● 정정숙 사모께서는 성지순례도 이끌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덧붙여 성지순례의 주 코스와 일정을 간략히 약술하여 달라.
◆ 요사이 많은 분들이 성지순례를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지 주변에 널려 있는 성서식물은 보지 못하고 돌아온다. 가이드들이 성서식물을 알기에는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마침 성지순례 전문 여행사인 두루투어에서 이 점에 착안하여 ‘성서식물의 저자 정정숙 교수와 함께 가는 성지순례’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주로 목사님들이 이 프로그램을 선호하시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 성지 현장에서 성서식물을 직접 보면서 설명을 추가로 듣고, 저녁에 한두 차례 별도의 세미나도 가지므로 매우 알찬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 6일에는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이스탄불로 가는 프로그램이 있고, 내년 3월 19일에는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코스가 잡혀 있다. 그리고 4월에는 이스라엘만 다녀오는 프로그램도 잡혀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세계기독교박물관 홈페이지를 보거나 두루투어(02-323-8191)로 문의해도 된다.
● 이제 성서유물 수집 여정은 종지부를 찍은 것인가! 유물수집에 아직도 가야할 길이 얼마나 남아 있다고 보나?
◆ 지금 소장하고 있는 물건들은 이미 성경에 나오는 물건의 90%를 커버하는 분량이다. 그러나 지금이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므로 후손들을 위해 더 많은 수집을 해야 한다. 우선 박물관 건축을 한 후 다시 시간을 내어 볼 생각이다.
● 기독교 쇠락의 추세에 대해 우려가 상당하다. 기독교 부흥에 있어 기독교문화가 그 첨병 역할을 적극 떠맡아야 할 것 같은데, 왜 기독교가 침체의 늪에 빠져가고 있다고 보나? 그리고 소생과 부활의 대안에 대해 고견을 세밀하게 들려 달라.
◆ 한국 기독교가 쇠락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그 중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기독교 문화의 상대적 빈곤이다. 과거에는 기독교 문화가 사회문화를 리드해 왔다. 교회 행사가 사회 행사였다. 그러나 지금은 크리스마스카드도 사라졌고, 교회 종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 쟁쟁하던 YMCA는 일반인들의 눈에 수영장 운영 회사로 전락한 느낌이 든다. 지금 젊은이들은 성경 들고 다니는 것을 부끄러워할 지경이 되었다.
교회 문화가 사회에 영향을 미치려면 기독교인들의 기를 살려야 한다. 기를 살리는 효과적인 방법들이 여러 측면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앞에 언급한 일들을 회복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추수감사제를 대중화 시키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불신자들이 자연스럽게 출입할 수 있는 시설을 늘리거나 불신자들이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필요하다. 세계기독교박물관은 그 중의 한 시설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이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독교 문화를 소생시킬 특효약은 없어 보인다. 그런 것이 있다면 유럽이나 미국에서 이미 사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온 기독교인들이 1인당 3장의 크리스마스카드를 해마다 불신 친구들에게 보낸다면 온 대한민국이 예수 탄생의 복음과 함께 즐거운 12월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 이런 초대형 박람회에는 널리 알리는 홍보의 역할이 중차대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허심탄회하게 인터뷰의 종지부를 찍어 달라.
◆ 성경은 중근동 지방을 배경으로 기록된 책이다. 성경에 나오는 물건과 관습도 모두 그 지방의 것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한국 기준으로 성경을 풀려고 한다. 그럴 경우에는 성경에 오해가 생기거나 반대로 숨겨진 메시지를 찾아내지 못하고 만다. 다행히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보면 거기에 얽힌 관습이나 기후, 배경 등 많은 것들을 알아낼 수 있게 된다.
불행하게도 성지 이스라엘에 가서도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전시해 둔 박물관도 없다. 미국이나 유럽에 가더라도 성서사물을 종합적으로 전시해 둔 곳은 없다. 세계기독교박물관이 세계 최초의 성서사물 종합박물관인 것이다.
창고에 있는 물건들을 모두 전시하지는 못했을지라도 중요한 물건들을 대량 전시하였으므로 많은 분들이 보고 갔으면 좋겠다. 특히 목사님과 교회학교 교사들에게는 필수 코스로 추천하고 싶다.
오가는 길에 30분이나 1시간 정도 들리는 분들은 십중팔구 시간이 부족하여 후회하므로 2시간 정도로 시간을 잡아 오시면 익산 보석박물관까지 한꺼번에 무료로 볼 수 있다. 교회 기관별 나들이 프로그램으로 익산 성서사물박람회 방문을 잡아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성지 이스라엘에 가서도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미국이나 유럽에 가더라도 성서사물을 종합적으로 전시해 둔 곳은 없다. 세계기독교박물관이 세계 최초의 성서사물 종합박물관인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