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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화의 역사

지식창고지기 2009. 9. 15. 08:28

중국 신화의 역사

 


중국 신화의 범위에 대하여 광의의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원고(遠古)시대의 신화전설 외에도, 역대 문인들이 창작한 신(神) 귀(鬼) 괴(怪) 관련 이야기 즉, 지괴(志怪)소설을 이 범주에 포함한다면, 그 수량은 대단히 많아지며, 이 가운데 우수한 작품들도 적지 않게 된다.

지괴소설은 위진(魏晉)시대에 시작되었다. 이 시기에는, 방사(方士)사상이나 도교, 불교 등의 영향이 매우 컸으며, 일부 문인들은 풍부한 상상력을 이용하여 귀신 지괴소설을 썼다. 그 중 간보(干寶)의 《수신기(搜神記)》가 가장 유명하다. 남북조시기에 이르러서도 지괴소설을 쓰는 유행은 사라지지 않았다.

당나라 중엽 이후, 매우 많은 문인들이 전기(傳奇)창작에 종사하였는데, 이는 중국 소설의 진정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당대(唐代) 전기(傳奇)의 내용은 매우 광범하여, 인정(人情) 세태를 그리거나 사회생활의 각 측면을 묘사하였다. 형식에 있어서도 2-3구(句)로 된 잡기(雜記)형식이 아니라 완전한 구조와 줄거리를 갖춘 수 천자 내지 만여 자에 이르는 단편 소설이었다. 이러한 전기 가운데에는 매우 훌륭한 신선 괴기의 이야기들이 적지 않았다.

송대(宋代)의 지괴전기는 대체적으로 당대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었다. 훌륭한 작품들이 없지는 않았지만, 당대만큼 번성하지는 않았다. 송대에는 고대 소설총집인《태평광기(太平廣記)》가 편찬되었다. 이 책에는 340여종의 서적에서 채집한 선진(先秦) 양한(兩漢) 이후 북송 초엽까지의 7천편의 작품이 500권에 나뉘어 실려 있으며, 글자 수는 모두 300만자에 이른다. 7천편의 작품 가운데 귀신이나 신선 등 지괴 작품들이 상당 수 포함되어 있다.

송대에는 이미 이른바 “화본(話本)”이라고 하는 백화로 쓴 이야기들이 출현하였다. 원, 명, 청대의 유명한 소설들은 백화로 쓴 장편소설이었는데, 예를 들면 《삼국연의(三國演義)》,《수호전(水滸傳》),《서유기(西游記)》,《유림외사(儒林外史)》, 《홍루몽(紅樓夢)》등이 있다.

청나라 초기에는, 고문으로 쓴 포송령(蒲松齡)의 지괴소설집-《요재지이(聊齋志?)》가 나왔다. 이 책은 한 시대를 풍미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사고전서(四庫全書)》편찬을 주도했던 기윤(紀?)이 저술한 《열미초당필기(閱微草堂筆記)》가 나왔는데, 여기에는 신(神), 호(狐), 귀(鬼), 괴(怪) 등에 관한 전설들이 실려있다. 기윤 이후, 고문으로 쓴 신화, 지괴 소설들이 일부 나오기는 했지만, 그 영향은 별로 크지 않았다.

중국 신화의 특징

중국 신화의 특징에 관해서는 이미 학자들의 분석과 연구가 진행된 바 있으나, 두드러진 몇 가지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신화와 역사를 분리하기 어렵다는 점 

문자 기록 이전의 중국 역사는, 부분적으로 전설에 의거하고 있으며, 전설과 신화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예컨대, 복희(伏羲) 신농(神農) 황제(黃帝) 하우(夏禹) 등 고대 인물들은 전설 중의 역사 인물이기도 하고, 동시에 신화 중의 주요 배역이기도 하다.

- 창조적인 생산 활동을 칭송하고 있다는 점 

많은 신화 고사 중에는, 수인(燧人)씨가 나무를 비벼 불을 만들었다는 고사, 복희씨가 거미줄을 보고 짐승이나 고기를 잡는 그물을 만들었다는 고사, 신농씨가 백초의 맛을 보았다는 고사, 후직(后稷)이 백성들에게 농사법을 가르쳤다는 고사, 하우의 치수(治水) 등등 생산 활동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다.

- 불굴의 투지와 자기 희생의 영웅 정신을 찬미하고 있다는 점 

곤(?)과 우(禹)가 대를 이어 완성한 치수(治水)의 업적이 전형적인 예이다. 우는 천제의 문책으로 죽은 곤의 뒤를 이어 30살이 넘도록 결혼도 하지 않고 치수에 매달려 천신만고 끝에 결국 일을 완성하였다. -진정한 애정 추구를 찬미하고 있다는 점 

  “견우와 직녀”는 분명 가장 오래된 연애고사 중 하나일 것이다. 이후 쓰여진 신화 고사 중에는, 사람과 신, 사람과 귀신, 사람과 여우 등이 서로 사랑한다는 줄거리가 상당히 많다. 이러한 고사는 전통적인 예교(禮?)가 사람들의 진정한 애정 추구를 막고 있었음을 반영하고 있다. 

- 권선징악(勸善懲惡) 

권선징악은 위진(魏晉)이후에 쓰여진 지괴소설의 주요 주제였다. 이는, 유가(儒家)의 인의(仁義)와 도덕, 불교의 인과응보 등의 사상적 영향을 받은 결과로 보인다. 문인들이 창작한 많은 이야기들에는 선행을 권장하고 악행을 경계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착한 사람은 천제의 도움을 받게 되지만, 나쁜 일을 행한 사람이나 귀신들은 결국 스스로 그 죄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특징은, 중국 신화가 만들어진 시대에 상관없이 모두 풍부한 인정(人情)을 담고 있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많은 신(神), 귀(鬼), 호(狐), 괴(怪) 등은 모두 인간의 기질과 감정을 가진 존재로 묘사되어 있다. 대부분은 선량한 사람들처럼 착하지만, 일부는 악한 사람처럼 흉악하기도 하다. 많은 고사에서, 신괴(神怪)는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사람으로 변하여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기를 갈망한다.

요컨대, 중국의 신화 창작자들은 통상 사람을 묘사하는 방법으로 신을 묘사하였으며, 혹자는 그들을 사람으로 생각하고 묘사하며 그들에게 인성(人性)을 부여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화를 읽을 때 왕왕 신괴(神怪)가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사랑스럽고 심지어는 존경스런 존재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아울러 사람들은 그 존재들이 사람들과 유사하여 서로 이해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된다. 고대 신화가 지금까지도 강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일 것이다.

언어 예술과 묘사 기교라는 측면에서 보면, 중국 고대 신화와 지괴소설은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하였다. 고대 한어는 매우 간결하여, 몇 백 자, 혹은 몇 십 자 만으로도 완전한 고사를 묘사해낼 수 있었으며, 글은 비록 간단하였지만 그 속에는 대화, 인물, 인물의 심리 상태 등이 다 포함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