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통 혼례(婚禮)
혼례의 혼을 고대에는 昏(어두울 혼)을 썼다. 이는 혼례의 마지막 단계인 친영(親迎)이 황혼 무렵에 거행되었기 때문이다. 혼례는 중국에서 상례와 함께 중시되던 예속으로 단순한 성인 남녀의 결합이 아닌 씨족과 씨족과의 연계이며 결속을 나타내는 문화이며 정치적 성격을 갖은것이다. 고대에는 일부 다처제가 생겨 진·한대 이후 계속되었으나 이는 빈부 격차와 신분 고하에 의해 특정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다.
혼인의 절차는 매우 복잡하였다. 혼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말과 중매자의 말"이었다. 또한 문당호대(門堂戶對-서로 집안의 수준이 맞음)를 가장 많이 따졌다. 혼인의 절차는 주(周)나라 때부터 엄격히 지키기 시작했으며 漢나라때 六禮가 확정되었다.
六禮라 하면 결혼식이 이루어지기까지의 전 과정인 納采, 問名, 納吉, 納徵, 請期, 親迎이 여섯 과정이다.
1. 納采
納은 받아들이다, 采는 선택 하다의 뜻으로, 즉 구혼 절차를 말하는 것이다. 신랑 측에서 신부 측에 매인(媒人)을 보내어 청혼 의사를 밝히고, 여자 측에서 허락이 주어지면 보내는 기러기 선물을 納采라고 부른 데서 유래하였다. 이 선물을 안지(雁贄)라고도 하는데 신랑이 보내는 정식 구혼 선물인 것이다. 구혼 선물로 기러기를 보낸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① 음양론(陰陽論)
기러기는 철새로 음, 양의 변화로 형성된 절기를 따라 이동하는데 이는 태양을 따르는 의미로 해석되며 여자는 陰, 남자는 陽을 나타내어 "여자가 남자를 따른다"는 의미를 가진다.
② 기러기의 습성
기러기는 한번 암, 수가 짝을 지으면 혹시 짝을 잃더라도 혼자 지내는 동물로 순정이 상징이다.
③ 고대 예물 습속의 변화로 보는 관점
주(周)시대에는 지례(贄禮-폐백 선물)가 여러 등급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천자는 창(울창주), 제후는 규(圭), 경은 새끼 양, 대부는 기러기, 선비는 꿩, 서인은 필로 한다."는 말이 있었다. 그런데 옷감 등으로 예물을 삼던 서인들이 대부들의 습속을 흉내내어 기러기를 선물하는 풍습이 보편화되었다.
그 후 기러기는 구하기 쉬운 닭, 거위, 혹은 순결을 상징하는 고양(羔羊), 화합을 상징하는 합찬목(合歡木)이나 가화(嘉禾 벼)로 대체 되었다.
納采가 이루어지면 "여자가 시집갈 것을 허락하면 영을 했다"라는 「곡례」의 표현대로 여자는 머리를 묶고 비단 끈으로 묶어 올렸는데 이를 계영( 纓)이라 한다.
영(纓)은 혼례 마지막 단계인 초야에 신랑이 손수 풀어 주어야 하는데 이를 탈영(脫纓)이라 하고 계영과 탈영의 과정을 결발(結髮)이라 한다. 결발 의식은 부부 사이를 연결하는 하나의 신물(信物)로 당대 이후에는 남녀가 각자의 머리카락을 조금씩 잘라 함께 묶는 것으로 바뀌었고 이를 합계(合啓)라고 한다. 합계할 때 신방에 남녀가 먼저 맞절하고 침대에 올라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에 앉아 가위와 나무빗으로 머리카락을 함께 묶었다.
2. 問名
신랑 측이 신부의 부모, 조부, 증조부 등의 근친의 이름과 관직, 재산 상황, 신부 이름, 그리고 배행(排行) 및 생년월일을 묻는 것을 말한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남자 측은 점을 쳐서 (반드시 祀堂에서 행한다) 혼사의 길흉, 양가의 정치, 재정적 균형을 살폈다. 門名에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나이 차 이이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나이가 많아야 한다. 그리고 나이 차이에 있어 3, 6, 9살 차이는 피한다. 남편이 죄로 일찍 죽을 수도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나이와 더불어 서로의 띠를 묻고 조화 여부를 따진다. 여자의 띠가 남자의 띠보다 강한 속성의 동물일 때 길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 혼인을 꺼렸다.
3. 納吉
점의 결과가 좋을 경우 그 결과를 중매쟁이를 통해 신부 측에 통보하고 정식으로 청혼을 선포하는 것을 말한다. 환첩(煥帖), 정친(定親), 전경(傳庚)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모두 붉은 색을 사용하여 맨 윗단의 글자 수가 홀수인 경우 남자는 建, 여자는 端자를 추가하여 짝수로 했고 재혼을 연상시키는 중(重), 재(再)등의 글자는 쓰지 않았다. 예물은 짝수로 하였는데 홀수는 상우(喪偶)를 뜻했기 때문이다.
4. 納徵
신랑, 신부가 서로에게 보내는 채례(采禮)를 말한다. 신랑은 신부에게 재물을 보냈으며 신부는 신랑 측에 혼수를 보냈는데 대빙(大聘)이라고도 한다. 납징은 신랑이 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폭죽을 터뜨리거나 악대를 고용하여 음악을 연주하며 골목을 돌기도 하였다. 납징때 신랑이 꺼리는 예물은 신발이었다. 신부가 신고 달아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신부는 납징의 예물 중 식품류는 돌려보냈다. 신부의 혼수 중에는 이불도 있었는데 이불은 항상 10월에 만들었다. 10은 滿數로써 십자(열 아들)를 상징했다.
5. 請期
정혼 후 신랑 측이 길일을 택하여 혼례 일자를 정하고 신부 측에 알린다. 신부가 신변상에 문제가 있을 경우 취소하고 다시 정할 수 있다.
6. 親迎
결혼 당일 신랑이 친히 중매인과 함께 예물을 가지고 신부집을 방문하는 것을 말한다.
신랑이 먼저 신부의 부모에게 절을 올리고 다시 신부 측 조상의 사당을 배알하며 예물을 올린다.
그런 다음 신부를 가마(花轎나 官轎. 집안의 경제력에 따라 한 대 이상)에 태우고 돌아간다. 신랑이 먼저 내려 문밖에서 신부가 가마에서 내리기를 기다렸다가 방으로 함께 든다.
먼저 天地에 절을 올리고 부모님, 그리고 부부 순으로 절을 한다. 절이 끝나면 신부는 신랑의 옆자리에 앉되 신랑의 왼쪽 소매를 신부의 오른쪽 소매에 올려놓는다. (座帳: 남자가 여자를 거느린다)
그런 다음 신랑이 붉은 보자기로 싼 저울대로 신부 머리의 빨간 덮개를 들춰내고 깔고 앉는다. (여자의 악기를 없앤다)
다음 만두(餃子: 신부집에서 만들어 신랑집에서 익힌 것)와 장수면(신랑집에서 준비)을 먹는다. 저녁이 되면 喜宴을 열어 손님 접대를 하고 합방을 한다. 합방 전 미혼 남녀들은 이 부부와 장난을 치며 놀기도 한다.
다음날(3일째, 5일째) 신부집으로 가서 신부 측의 친구들과 인사를 나눈다. 이때 신부의 친구들이 신랑에게 장난을 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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