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위안화 절상 안 한다는데…
서방언론에는 계속 위안화 절상이 임박했다고 떠들고 있고 시기와 폭에 대해서도 언급이 난무하고 있다. 조지 소로스가 얘기했고 노벨상 탄 미국경제학자가 얘기했고 중국의 교수가 얘기했고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가 얘기했다는 식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위안화 절상의 수혜주를 뽑는다고 보고서를 쓰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미국이나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헤지펀드나 교수가 책임지고 할 사안도 아니다. 서방세계에서는 헤지 펀드의 대가인 조지 소로스가 정보면에서 힘쓸지 몰라도 중국에서는 서방의 헤지 펀드는 사람 취급을 잘 안 한다. 사기꾼이라고 보는 것이다. 중국의 고위관리가 소로스에게 돈을 먹고 고급정보를 빼준다는 것 어불성설이다.
중국은 기업이든 정부든 모든 결정은 최고위층의 입에서 나온다. 그 아래에서 떠드는 것은 여론 떠보기거나 자기 생각일 뿐이다. 원자바오 총리와 후진타오 주석의 입이 중요하다. 그리고 금리와 환율은 조우샤오추얀 인민은행장의 입이 중요하다. 금리나 환율문제에 있어 인민은행장 이외에 나머지 우리로 얘기하면 금통위위원들은 거수기일 뿐이다. 학자출신 금통위원은 언론에서 아무리 떠들어 봐야 결론과는 관계없다. 언론은 정부 고위층은 인터뷰를 안 받아 주니까 민간 출신 교수들을 잡고 늘어진 것이다.
중국 신문을 보면 원자바오 총리가 위안화 절상 안 한다고 했고 핵 안보 정상회담에 참석한 후진타오 주석이 언론 인터뷰에서 위안화 절상은 중국이 알아서 하는 것이고 다른 선수들은 떠들어 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미국의 워싱턴 한복판에서 기자들에게 대 놓고 얘기했다. 미국이 자신이 있으면 미국에 온 후진타오주석에게 바로 대놓고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면 될 것인데 서슬이 퍼렇던 미국 재무부든 국회든 미국에 간 후진타오 주석에게 한마디도 못했다. 왜일까?
중국은 최근 4개월 연속 미 국채를 팔아 치웠다. 그 영향으로 아시아 주요국도 모두 미 국채를 팔아 치우고 있다. 금년에도 1조 달러 이상 국채를 발행해야 할 미국정부로서는 문제가 생겼다. 그 영향으로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가 4%대를 살짝 넘었다. 국채발행에 문제가 생기자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부장관이 4월초 바로 중국 베이징으로 날라 왔다.
세 주일 뒤면 워싱턴 핵 안보정상회담에 후진타오 주석이 오면 보면 될 것을 뭐가 급해 달려온 것일까? 핵심은 미국채 매각문제와 위안화 절상문제다. 후진타오는 헐러 벌떡 달려온 티모시가이트너 재무장관에게 뭐라고 했을까? 위안화 절상하라고 하면 나는 워싱턴 “핵 안보정상회담에 안 간다”.
그러면 아시아 최대 핵 보유국인 중국이 빠진 세계 핵 안보정상회담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 후진타오 주석은 대신 무역수지흑자를 줄여줄 테니 걱정 말라고 했지 않을까? 서로 무리하지 말자고.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주석은 위싱턴에서 서로 포옹하면서 우아하게 안부를 물었고 후진타오 주석은 그 다음날 기자 회견에서 위안화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했다. 미국이 국회와 정부가 요구하는 사안을 후진국 대통령이 미국의 심장부에서 만천하에 “노우(NO)”를 외쳤다. 만약 그게 문제가 있었다면 미국언론들이 건방지다, 후환이 두렵지 않은가 등등 벌떼처럼 들고 일어 났을 것인데 조용했다. “법보다 주먹(돈)이 무섭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원자바오 총리가 미국에 대해 우리는 환율절상 대신 미국 물건을 직접 사주겠다고 3월에 이미 언급했다. 더 복잡한 문제는 5월 중미경제전략회의에서 논의 하자고 했다. 미국정부도 이를 받아들여 4월15일에 지정해야 할 환율조작국 지정을 연기한다는 소리도 안하고 그냥 시간을 끌고 있다.
조지 소로스가 미국과 중국이 환율절상 합의했다고 떠들자 중국 고위관리는 누가 합의를 해주었냐고 되물었다. 중국 신문을 보면 이런 얘기들이 모두 나와 있다. 우리가 중국신문을 안보기 때문에 중국의 사정에 어두운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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