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발언에 치킨업체들 "다 벗겠다"
매일경제 | 입력 2010.12.16 17:05
롯데마트 '5000원짜리 치킨'에서 촉발된 치킨 원가 논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BBQ치킨 교촌치킨 등이 가입돼 있는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원가 구조에 이어 본사 원가까지 공개하기로 했다.
네티즌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가격거품' 논란에 "치킨값이 너무 비싼 것 같다"는 이명박 대통령 발언까지 겹치면서 궁지에 몰린 치킨업체들이 마지막 카드를 빼든 셈이다.
롯데마트가 16일부터 '통큰 치킨' 판매를 중단했지만 치킨 원가를 둘러싼 논쟁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5일 한국계육협회가 고시한 살아 있는 닭 1㎏ 가격은 1580원이다. 매일 100원 정도 차이가 있지만 12월 들어 1480~1680원을 유지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보통 치킨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생닭이 1.5~1.6㎏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400원짜리 닭을 쓰는 것"이라며 "어떻게 2400원이 1만8000원까지 7~8배 이상 뛸 수 있는지 증명하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닭ㆍ오리 생산ㆍ판매자 모임인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는 16일 신문 지면에 광고를 내 가맹점 원가를 제시했다.
응암동 모 치킨점 실제 원가를 근거로 작성됐다는 이 자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본사는 생닭에 도계장 작업비, 기본 양념비 등을 합해 닭을 4300원에 가맹점으로 보낸다.
여기에 튀김가루, 기름, 치킨 무, 콜라 등 부재료비 3150원이 더해지고, 배달 유류비와 점포 임차료 등으로 들어가는 5490원이 합쳐지면 원가는 1만2940원으로 계산된다.
치킨업체들은 "치킨 한 마리 가격이 1만5000원이라도 부가가치세 10%에 원가를 제외하면 1500~2000원 정도 이익만 남는다"고 주장했다.
가금산업발전협의회가 생닭 기름 등 원재료에 대한 본사 구입 가격과 마진까지 공개하기로 한 것은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별 이익을 보지 못보고 본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쪽으로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톱스타'를 광고모델로 세우는 등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쓴 프랜차이즈 본사가 튀김가루 등 부재료에서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 자료를 보면 가맹점주에게 제공되는 치킨 파우더나 기름 가격이 롯데마트 치킨(2260원)보다 30~40% 이상 비싸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은 "마케팅 비용만 낮춰도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공급하는 가격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영세 치킨업체들과 달리 원재료 질을 조금만 떨어뜨려도 고객들에게 항의 전화가 온다"고 원가를 함부로 낮출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광고비도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며 "본사 차원에서 원가가 공개되면 논란이 없어지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치킨 원가 논란에 이 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수세에 몰린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 관계자는 "여론이 본사 마진까지 공개하라고 압박하니 하긴 하겠지만 수많은 산업 가운데 왜 치킨업종만 기업 비밀을 밝혀야 하느냐"며 "같은 논리라면 모든 산업이 원재료가와 마진을 공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심윤희 기자 / 손동우 기자]
'관심 사 > 사업·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랜차이즈 치킨 '원가 공개'…어떻게 계산됐나 (0) | 2010.12.18 |
---|---|
대우자판컨소시엄 광주관광타운 사업제안서 제출 (0) | 2010.12.17 |
서울 명동에 24층높이 중국대사관 건립 (0) | 2010.12.16 |
억울한’ 치킨집.. 본사만 배불린다 (0) | 2010.12.14 |
치킨 1마리 팔때마다 프랜차이즈 본사 3000원 챙겨 (0) | 2010.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