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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체 폭리 주장 납득할 수 없다”

지식창고지기 2010. 12. 27. 11:40

“치킨업체 폭리 주장 납득할 수 없다”

시사INLive | 임지영 기자 | 입력 2010.12.27 10:32

 


치킨 논쟁 2라운드다. 12월9일부터 롯데마트가 5000원에 팔던 '통큰치킨'이 중소 상인에게 타격을 입힌다는 이유로 지탄받은 지 7일 만에 치킨 시장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판매 중단 결정 이후에도 통큰치킨의 인기는 여전하다. 한 포털사이트에는 '통큰치킨 판매를 중단 말라'는 청원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누리꾼의 화살이 이번에는 프랜차이즈 업계를 향했다. 지난 12월15일 이명박 대통령도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비싸다고 거들었다. 앞서 12월9일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트위터에 '영세 상인이 울상을 지을 만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130여 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등록된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사진)의 의견을 들었다. 부회장은 '바비큐보스'의 사장이기도 하다. 치킨 가격은 한 마리당 1만3000원대다.








롯데마트가 통큰치킨 판매를 중지했는데 논란은 지속된다. 대통령까지 가세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당염매 행위로 롯데마트를 신고하려다 만 게 며칠 전인데, 지금은 우리가 해명하고 있다. 폭리를 취한다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 삼겹살도 판매가가 원가의 7, 8배다. 1인분에 9000원짜리 삼겹살의 원가가 1260원이다. 닭고기는 4배 정도다. 치킨업체 가맹점에서 부부가 온종일 일하면 평균 한 달에 300만~400만원 정도 번다. 이걸 폭리라 할 수 있나?


닭 한 마리가 약 1만5000원이다. 프랜차이즈 업체 본부가 가져가는 몫은 얼마인가.


올해 평균 닭 가격이 1kg당 2119원이었다. 보통 1.5kg 닭을 쓰니까 도축 전 '살아 있는 닭'의 가격이 3200원이다. 이 중 도살과 냉장 보관, 운반 등의 과정에 700원이 더 붙는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본부가 닭을 사오면 3900원이 된다. 가맹점 업주는 그 닭을 4500~4900원 사이에 사간다. 본부에 1000원 정도 떼이는 것이다. 닭과 부자재를 합치면 업주가 내는 돈의 22%가 본부로 들어온다. 닭 한 마리를 팔면 업주는 3000~4000원 정도 남는다.


롯데마트 점포당 하루 300마리를 팔았다. 동네 가게들이 큰 타격을 받는 건 아니지 않나.


20년 전 대기업 사원 연봉이 800만원가량일 때 치킨 가격이 5000원이었다. 그 가격을 지금 받겠다는 거다. 판매 개수보다 가격의 가치 체계 자체를 흔들어버린 게 더 문제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통틀어 1200여 개라고 하는데, 골목에까지 매장이 늘어나면 소상인들은 버틸 수 없다. 망한 뒤 (대형마트 등이)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도 속수무책이 될 것이다.


이마트 피자 판매가 논란이 될 때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조용하지 않았나.


이마트 피자는 적더라도 마진이 있었다. 하지만 롯데치킨은 마이너스가 나는 적자 미끼상품이다. 게다가 피자 프랜차이즈 중 대표적인 도미노나 피자헛 같은 경우는 외국 기업으로 영세하지 않다. 이미 거대 자본이기 때문에 영세 상인 보호라는 주장을 펴기 어렵다. 하지만 치킨 시장은 다르다. 알다시피 장년층이 퇴직하고 인생 막바지, 소자본을 들여 시작하는 업종이다. 공정 사회라는 취지에서 봐달라.

임지영 기자 / toto@sisa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