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1) 현훈증 (풍훈)
눈앞이 아찔해지면서 머리가 빙빙 돌아가는 듯한 어지러운 증상을 현훈증이라 한다. 하늘과 땅이 빙빙 돌아가는 것처럼 심한 경우는 눈을 뜨지 못한 채 쓰러지며 메스꺼워 한다. 한의학에서는 눈앞이 아찔해지면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을 '현', 머리가 빙빙 돌아가는 듯한 증상을 '훈'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증세를 '현훈증'이라 한다.
어지러운 증상도 반드시 원인이 있기 때문에 그 원인을 살펴보면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온다. 고혈압이 있을 때도 어지럼증이 생기게 되고 저혈압일 때도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혈액이 부족한 경우에도 물론 마찬가지다.
고혈압이 있는데도 피가 부족하다고 보약만 복용해도 안되고, 혈액이 부족해서 어지럼증이 오는 것인데도 고혈압 치료만 해서는 낫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어지럼증에 대한 한방적 원인, 분석 및 치료 그리고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
먼저 풍훈(風暈)이 있다. 풍훈이란 '바람 풍'자를 써서 바람과 연관된 증상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배를 탈 때 멀미를 하듯이 어지러우며, 바람을 몹시 싫어하는 증상으로, 땀을 많이 흘리고 온몸이 쑤시고 아픈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산에만 가면 어지러워하며 현기증이 잘생기게 되므로 등산도 싫어하게 된다.
바람을 싫어한다는 것은 자신의 몸이 바람에 민감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바람 부는 날은 신체의 조직과 기능들이 순조롭지 않게 운행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본래 몸이 허약한데다 외부의 나쁜 기운이 몸 안에 침범하게 되면 저항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는 기혈을 보하면서 나쁜 기운을 내보내야 하는데 보통 한방에서는 천궁을 주재료로 한 약들을 많이 활용한다. 천궁산, 천궁다조산 등을 기본 처방으로 증상에 맞게 가감해서 쓰면 된다.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평소에도 인삼차나 대추차보다는 천궁차를 마시면 좋다. 천궁 20g에 물 500cc를 붓고 30여분 끓인 후 수시로 차처럼 마시면 된다.
어지럼증 (2) 현훈증 (열훈)
현훈증의 원인중 열훈 증상은 어지러운 것과 함께 목이 말라서 자꾸 물을 마시려 하며 얼굴이 벌겋고 입안이 마른다. 이렇게 속에 내열이 많아 위로 올라가게 되어 어지러움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속의 열을 풀어 주어야 어지러운 것이 없어지게 된다.
열을 내리는 방법으로는 대황산이나 형황탕 등을 가감하여 쓰되 항상 장이 나빠서 속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장을 치료하는 약을 함께 가미하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열 받을 일이 많다. 옛말에 너무 화를 내면 '기가 막혀 쓰러진다'는 말이 있듯이,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속으로 뜨거운 열이 생겨 점점 위로 올라가게 된다. 그러면 열독이 뇌신경을 자극하여 어지럼증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어지럼증 중에서도 스트레스 또는 울화로 인한 경우에는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음식과 약이 좋다.
인삼, 마늘, 생강 등 더운 약과 음식들은 속열이 더 생기기 때문에 해롭다. 차를 마실 때도 인삼차 등은 삼가고, 녹차와 알로에, 녹즙 등이 오히려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평소에 찬 것을 먹으면 설사를 한다든지 하는 만성 장염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위는 덥고 아래는 냉하기 때문에 너무 찬 음식은 장을 나쁘게 하며 흡수도 안되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위로는 열이 있고, 아래는 차면서 어지러울 때는 위의 열을 식혀 주고 아래를 따뜻하게 해주는 육공단 등이 좋다. 그러나 속열이 위로 올라가서 눈이 충혈 되고 어지러우며 속이 바싹 타 들어가는 것처럼 진액이 말라 변비가 있을 경우의 증상에는 속열을 풀어 주어 대소변을 원활하게 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늘한 성질로서 열독을 풀어 주며 대소변을 시원하게 해주는 약재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약재로는 결명자를 꼽을 수 있다.
결명자 20g을 살짝 불에 볶아서 물 500cc에 넣고 1시간 동안 은근히 달이면 빛깔 좋은 차가 된다. 이를 아침, 점심, 저녁으로 보리차 마시듯 수시로 마시면 변비가 풀어지고 눈이 충혈 되는 것도 가라앉게 된다.
흔히 사람들은 어지러우면 빈혈이라고 생각하는데, 빈혈과 어지럼증은 엄연히 다르다. 빈혈은 말 그대로 피가 부족하다는 뜻으로, 혈액 성분 중에 적혈구 수치나 헤모글로빈 농도가 낮게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혈색소가 부족하면 얼굴빛이 창백하고, 눈 밑에 있는 결막의 안쪽 부분도 하얗게 되며, 손톱도 창백하다.
그런데 혈색은 멀쩡한데도 어지러운 경우가 있다. 이는 어지럼증이 빈혈의 주 된 증상일 수는 있으나 어지럼을 일으키는 원인이 빈혈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귀속에 있는 평형 기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어지럽고, 소뇌나 뇌간 같은 뇌 부위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어지럽다.
한방에서는 어지럼증을 간장의 열이나 신장기능 이상, 위장의 노폐물, 교통사고나 타박으로 인한 어혈 등으로 진단한다.
간의 열, 신장기능 이상 등 신체 불균형으로 인한 기능적 어지럼증은 장기간 방치할 경우 열이나 노폐물이 어혈을 만들어 뇌의 혈액순환을 방해, 만성어지럼증이나 만성두통을 유발하기 쉽다. 증상이 오래될 경우 집중력장애, 불면증, 만성피로, 이명, 뒷골당김 등 다양한 부작용도 초래 할 수 있다.
■증상에 따라 다른 어지럼증!
-눈앞이 캄캄한 ‘어지럼증’
가장 흔하게 겪는 어지럼증이 바로 눈앞이 캄캄해지는 어지럼증이다. 누웠거나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또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아찔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은 세가지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데, 첫번째는 피 자체가 모자랄 때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혈허’라고 하는데 간이나 비위의 기능이 약해졌을 때 혈허 증상이 생긴다. 둘째는 피를 운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부족할 때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기허’라고 하며 심기, 폐기, 비기가 약할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세번째는 기나 혈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음양을 조절하는 능력이 흐트러졌을 때이다. 여성의 경우 잠을 못자고, 신경이 예민하고, 손발이 차고,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생리통이 심한 경우가 많다. 눈앞이 캄캄해지는 어지럼증은 몸이 허약한 경우가 많으므로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고, 충분히 쉬면서 몸과 마음에 힘을 얻는 것이 급선무다.
-눈앞이 빙빙 도는 ‘어지럼증’
갑자기 사방이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증은 대개 귀속에 있는 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긴 경우로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증’이라고 한다. 귀 안쪽 평형 기관에 있는 작은 돌가루 같은 것이 제 위치에 있지 않고 ‘세반고리관’쪽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증상은 평상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성격이 급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쉽게 나타난다. 스트레스로 인하여 간의 기운이 울체되어 담이 생기기 쉽고, 담이 쌓이면 화와 열이 발생되어 그 열이 귀 쪽으로 전가되어 생기는 증상이다.
이때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휴식을 취하면서 간에 쌓인 기와 열을 풀어주고 담을 삭히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심해야 할 ‘어지럼증’
나이가 50대 이상이고 평상시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질환을 오래 앓아왔던 사람에게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또 평소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허혈성 심장 질환이 있던 사람의 경우 어지럼증이 자주 나타난다면 심장 혈관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즉각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평상시 자주 어지럽다면 어설프게 자가진단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박달나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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