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의상에서 먼저 눈여겨 볼 것은 모자다. 사막의 모래바람과 열기를 막기 위해 쓰기 시작한 아랍권의 모자는 챙이 없는 것이 특징인데, 이것은 엎드려서 땅에 머리를 대는 기도자세로 인해 모자에 챙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이슬람 군인들의 모자에는 챙이 없다. 머리에 베일을 쓰는 이유는 이슬람은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성적 존재로 인정해 왔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본래의 해석이 곡해됐다. 여성은 성욕이 강하고 조절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인식됐고, 여성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남성을 성적으로 탈선하도록 유혹하는 것으로 간주됐다. 보수적 이슬람 시각에서 여성은 유혹이며 사회 혼란의 원인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들의 베일은 나라나 종교적 성향, 계층, 연령, 취향에 따라 다양하다. 튀니지 등 상대적으로 개방된 북아프리카와 일부 페르시아 만 지역 이슬람 여성들은 흰색이나 다양한 색의 두건 모양 ‘히잡(hijab)’을 선호하거나 아예 쓰지 않기도 한다. 이란에서는 얼굴을 가리는 검은색 ‘차도르(chador)’를 착용하며, 보수적인 사우디아라비아와 탈레반 정권 하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온 몸을 뒤덮는 ‘부르카(burka)’를 입는다. 또한 아랍남자들은 대체로 원피스식의 옷을 입기 때문에 혁대가 필요 없다. 지역에 따라 색깔의 정도, 스타일의 차이는 있으나 아직도 그들 특유의 옷을 국민 다수가 착용하고 있어 외국인과 쉽게 구별된다. 우리나라에 우리 고유의 한복이 있듯이 그들 고유의 의상이 있다. 이러한 의상은 이슬람 흥성으로 이맘 즉 종교 지도자에 의한 통치를 가져왔고 그들 의상이 전파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옛날 사우디아라비아 반도의 베드윈들은 날씨와 밀접히 관련된 의상 즉, 머리에는 터번을 두르고 흰색의 천으로 된 옷을 입었으며 이슬람 이후에도 이들 의상은 거의 그대로 이어받아 전통적으로 습관화되었다. 하지만 최근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여행이 잦아지고 또 기후도 고려해서 사우디아라비아등의 아라비아반도국들은 전통을 고수하고 있으나, 이집트, 레바논, 튀니지 등에서는 근무복이나 결혼식, 장례식 등 의식이 있는 경우의 의상에도 양복을 많이 입고, 가족, 친지들과 집안에서 지내는 경우에만 전통 의상을 입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고유의상 이외에 추울 때 겉에다 상의 양복만을 걸치기도 한다. 그러나 순례시 입는 옷은 어느 국적을 불문하고 무슬림이면 누구나 이흐람을 입어야 한다. 요즘은 희색이 너무 쉽게 때가 타서 조금 못사는 나라에 가면 회색 등 더러움이 쉽게 덜 가는 색깔을 선호하기도 하여 빈부가 구별되기도 하나, 우리들만큼 호화스럽거나 사치스러운 면은 그다지 심하지가 않다. 또한 남녀를 불문하고 선정적이거나 노출되는 옷은 아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터번은 아랍어로 이집트에서 이마마, 이라크에서는 쉬마-크,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까-알 등으로 부르고 있다.
지역별 의복의 특색
중동이라고 해서 무덥기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의복의 형태가 나타난다. 먼저 남자의 경우 실용성과 우아함이 조화된 의상을 볼 수 있는데, 겨울이 추운 아라비아반도 북부에서 남자는 기본적으로 원피스 형식의 ‘솝’을 ‘샤르왈(sarwal)’이라는 바지위에 입는 반면에 남부에서 남자의 의상은 짧은 스커트나 위자르 가 보통이다. 이 의복은 웃옷이나 어깨 두르개와 함께 입으며, 짧은 스커트는 오만이나 예맨, 바레인 일부지역에서도 입는다. 남부사람들은 장식으로 굽은 모양의 단도를 차기도 하는데, 이것은 북부 사람들이 굽은 모양의 검을 차는 것과 대비된다. 또, 머리에 쓰는 ‘구트라’는 아라비아 반도 북부사람들이 주로 쓰던 것으로 ‘쉬마그’, ‘쿠피야’등으로도 불린다. 반면에 페르시아 만 지역, 오만, 쿠지스탄지역과 반도 내륙지역간에서는 다른 복장이 나타나는데, 해안가 사람들은 터번을 쓰고, 구트라와 이깔(머리 덮개에 얹는 머리끈)을 쓴다. 터번은 오늘날 오만과 아랍에미리트에서 보이지만 과거에는 더 널리 착용된 것으로 보인다. 터번을 쓰는 것은 과거 인도의 번영했던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에 구트라와 이깔은 아라비아 내륙의 배드윈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의 경우에는 이슬람 정신에 따라 일체의 장신구가 노출되어선 안 된다. 그래서 가슴, 목, 귀 부분을 가려야 한다. 여성의 복식도 지역과 관습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일부지역에서는 온몸을 덮는 것이 요구되었고, 다른 지역에서는 얼굴 전체를 가리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또한 어떤 지역이나 특정 시대에는 얼굴의 앞부분만 가리도록 하였고 또한 얼굴은 완전히 노출된 채 머리카락만 가리도록 하는 지역도 있었다. 여성의 몸을 가리는 이러한 의상은 아랍에서 히잡(머리나 몸을 덮는 의상) 부르꾸으(안면가리개) 니깝(얼굴전체를 덮는 검은 베일)이라는 다양한 베일의 형태로 나타났다. 또한 터키에서는 페체(보통 얼굴을 덮는 것)와 챠르샤프(몸을 덮는 것), 이란에서는 차도르(머리덮개)라는 의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의상은 다양한 색깔이 있기는 하지만 대게 검은 색이며 실크나 양모 등의 천으로 만들어진다. 여성의 얼굴을 가리는 것은 순결과 성숙함의 견지에서 설명할 수 있으며 무슬림 여성은 예배를 드릴 때와 이슬람이 규율에 의해 결혼이 금지된 그들의 아들, 아버지 형제, 부친의 형제, 모친의 형제, 남편의 형제, 남편의 이전 결혼에서 얻은 아들과 함께 있을 때이다. 하지만 이러한 베일은 시골보다는 도시의 관습이다. 일종의 권력과 부의 상징으로도 여겨진 것이다. 중동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와 농민계층에 있는 여성들은 베일을 쓰거나 격리되어 살 수 있는 여건 속에 속해 있지 않다. 여성 노동력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중요하기 때문에 격리나 베일의 관습을 따를 여력이 없는 것이다. 한편 아랍여성은 몸을 가리는 대신에 속옷은 무척 화려하다.
중동의 다양한 의상
1. 따르부쉬 : 원통형의 모자로 터키에서 유래된 의상이다. 보통 검은 술이 달린 빨간색 모자이다. 역시 챙이 없고, 이집트에서는 흔히 관리나 화이트-칼라 층이 사용한다. 그러나 이 관습은50년대 말에서 60년대 초에 중동에서 차츰 사라졌고, 그 이후 이 모자를 쓰는 사람은 가난한 구식의 사람으로 여겨진다.
2. 갈라비야 : 이집트 남녀의 전통의상으로 더운 날씨에 적합하다. 헐겁고 길며, 원피스형의 품의 큰 까운 같은 겉옷이다. 그리고 면으로 만들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디자인은 흰색, 회색 또는 줄이 나있기도 하다. 집안에서 편하게 입으며, 보통 외출 시 농민이나 서민층이 즐겨 입는다. 이런 형태의 옷은 거의 모든 아랍 국가에서도 즐겨 입는다. 겨울에는 긴 팬티와 함께 내복을 함께 입는다.
3. 꾸프탄 : 갈라비야보다 좀더 격식있는 의상으로 면과 실크의 혼합으로 만들어져 겨울의 입도록 하는 우가 많다. 남녀 모두 착용하고 앞이 열려있어 혁대를 맨다.
4. 밀라야 : 신체 주위를 감아서 이집트 여성들이 입는 검은 외투, 덮개이다. 보통 실크로 만든다.
5. 부르꽈 : 얼굴의 아래 부분(눈 아래)을 가려주는 베일을 말한다. 보통 검은 크레이프나 황금색을 뛴 천을 사용한다. 얼굴 전체를 감싸는 여성의 베일은 히잡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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