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구할 수 있었는데!
로버트 레이먼드
얼마 전 1993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를 본 일이 있다. 그 영화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대인들을 구출한 오스카 쉰들러(Oscar Schindler)의 실화를 극화한 것이다. 그는 1939년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한 직후 크라코프(Krakow)의 유대인들을 자기 공장의 인부들로 전용하기 시작하였다. 나치 정권이 그 공장을 무기 제조창으로 바꾸어버린 터였다. 처음에 그는 유대인들을 그저 공장에서 일하는 인부들로만 보았고 그들 덕분에 상당한 재물을 모았다. 그러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나치 정권이 폴란드의 유대인들에게 가하는 잔혹한 일들을 거듭 목격하게 되었고, 유대인들을 구하기 위해 나치 관리들과 군대 지휘관들에게 뇌물을 주어 계속해서 많은 유대인들을 자기 공장의 인부들로 받아들였다. 이로 인하여 결국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으나, 그는 그 과정을 통해서 가스실에서 죽을 처지에 있던 유대인들을 1,200명 이상 구해낸 것이다.
나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쉰들러가 입으로 내뱉는 몇 마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전쟁이 끝난 직후 연합군은 그를 추적하고 있었다. 그 동안 그가 나치 정권을 위해 일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가 자기를 통해 살아남은 그 유대인들과 마지막 작별을 나눌 때, 그 유대인들은 연합군 당국의 심문을 당할 그를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편지에다 일일이 서명하여 그에게 건네주었다.
이 순간, 쉰들러는 갑자기 아주 침착해지면서 나직한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다. “더 구할 수 있었는데, 더 구할 수 있었는데!” 그리고는 흐느끼기 시작한다. “더 구할 수 있었는데 . . . 이 자동차! 이 차는 왜 갖고 있었을까? 이것이면 열 명은 더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열 명이나 말이야.” 그리고 옷소매의 핀을 뽑으면서 소리쳤다. “이 핀은 왜 지니고 다녔을까? 이 금으로 된 핀 값이면 두 명은 더 구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니!” 그리고 안타까움에 못 이겨 무릎을 꿇고 흐느껴 울었다.
어두컴컴한 영화관에 앉아 있던 나의 가슴에 그의 말들이 들어와 박혔다.
“더 구할 수 있었는데 이 차는 왜 갖고 있었을까? 이것이면 열 명은 더 구할 수 있었을 텐데. . . 이 핀은 왜 지니고 다녔을까? . . . 두 명은 더 구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니!”
순간, 나를 포함하여 많은 그리스도인들도 마지막 날 심판대 앞에서 이와 비슷한 말을 하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잃어버린 자들에게 나아가기 위해 더 행할 수 있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나의 재물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나라를 위해서 왜 좀 더 사용하지 못했을까?” “내가 직접 잃어버린 자들에게로 나아갈 생각은 어째서 하지 않았을까?” 그 큰 심판의 날에 우리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그 찔리는 양심을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처지가 되지 않을까 심히 두렵다.
우리가 진정 그리스도인이라면, 우리 모두가 우리의 친구들과 이웃에게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일에 동참해야 하며, 또한 복음의 기쁜 소식을 땅 끝까지 전하는 일을 위하여 - 회개하고 죄 사함을 받으라는 메시지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온 민족에게 전하고(눅 24:47), 하늘 아래 다른 어떠한 이름도 아니고 오직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행 4:12)을 전하는 일을 위하여 -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세계의 선교 현장에서 성경 말씀을 진정으로 믿으며 그리스도를 참되이 전하는 선교사들을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는 일에 과거보다도 더 신실하게 힘을 써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오래 참으심으로 우리에게 시간을 허락하시는 동안, 수많은 남녀들을 일으키사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가게 하시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고서 잃어버린 상태에서 죽어가고 있는 저 세상 속으로, 전에 아무도 간 일이 없는 그런 곳으로, 담대히 들어가게 하시기를 기도한다.
로버트 레이먼드(Robert L. Reymond)
미국 플로리다의 낙스 신학대학원의 조직신학 교수
생명나무 2008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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