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사/잡다한 것

내가 하면 로맨스 니가 하면 불륜

지식창고지기 2009. 6. 7. 10:30

경남민언련

 

재경기숙사 설립 문제는 김혁규 전 지사의 선거공약 사업으로 이미 2003년 전부터 논란이 돼왔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2003년 초, 공청회가 열렸지만 인재육성이냐 분권역행이냐를 놓고 찬반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기숙사 건립 논의는 물 밑으로 가라앉았다.

 

당시 재경기숙사 건립 공청회를 마치고 난 다음 경남도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으나, 반대의견이 40% 가량 나와 경남도에서 이미 포기를 한 사업이었다.

 

그런데 2006년 11월 17일 서울에서 열린 ‘경남출신 재경 대학생 만남의 장’에는 재경도민회 관계자와 수도권 경남출신 대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김태호 지사가 학생들의 요구와 질문에 덜컹  재경기숙사 건립 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을 해 버린 것이다. 이미 포기를 한 사업을 경남도는 다시 검토에 들어 갔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포기 배경은 경남도로부터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은 경남발전연구원이 '재경 대학생 기숙사 설립 타당성 및 설립방안' 보고서에서 "재경기숙사는 경남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설립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는 2007년 8월 최종 의견이 큰 역할을 했다.

 

 

                 (1회성 행사에 200억여원을 투입하는 경상남도)

 

김혁규 전지사의 공약사업이지만 경남도가 기숙사 건립에 밑바탕을 이룬 논리는 이러했다. “재경기숙사로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우수한 향토인재를 육성하고 확보하기 위해 재경기숙사 건립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경남도의회가 수도권지역 학숙 건립을 담은 ‘경남학숙 설치 및 운영조례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경남도가 반대를 하고 있다. 경남도가 반대하는 이유로는 “수도권 학숙의 건립은 지역 인재 양성과 지방대학 육성의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주체가 되면 지역 인재 유출, 재정 지원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학자금 이자 지원은 지역으로 한정한경남도의회 전경) 

 

경남도가 추진 할 때는 학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고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고 확보하기 위함이었는데 이것을 도의회가 추진하자 정반대의 논리로 거부하고 있다. 도의회가 추진하면 인재가 유출이 된다는 것이다.

 

 정말 내가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대목이다. 경남도의회도 안면 바꾸기는 매 한가지다. 경남도가 추진 할 당시 경남도의회와 지방분권운동경남본부가 지방대학의 교육시설 및 인프라를 육성하고 경남지역 발전 및 활성화를 해야 한다며 예산을 삭감하는 등 반대를 했기 때문이다.

 

경남도의회의 한심한 작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경남지역 학자금 이자지원 대상을 경남지역에 다니는 대학생으로 제한을 하면서 서울에 기숙사를 짓겠다는 모양새는 정말 앞 뒤가 맞지 않는다. 타지역에 다니는 경남출신 대학생 파악이 어려워 이자지원이 힘들다는 이유로 지원대상을 축소한 도의회가 아닌가? 

 

지방정부나 중앙 정부가 어떤 사업을 할 때 항시 근시안 적이고 면밀한 검토를 한 가운데 추진을 하기 보다는 단체장의 지시로 추진을 하다보니 명분도 논리도 준비가 안된 상테에서 억지로 밀어 붙이다 보니 항시 사고나 터지고 악성 민원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는 같은 일을 가지고 상대방이 하면 무슨 이유를 들면서 반대를 하고 내가 할 경우는 온갖 논리로 포장을 하는 행정기관에 대해서 국민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싶다. 특히 경남도가 가져다 봍이는 논리는 정말 초등학생 수준이다. 차라리 시대가 변했다는 포장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 까 싶다. (강창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