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를 흥분시키는 선수들의 화법
-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섹스 백서 ‘당신의 몸은 원하고 있습니다’
백 가지 행동보다 한 마디 말로 유혹하라
잠자리에서는 설득보다 유혹이 필요하다. “아무리 피곤해도 우리의 사랑을 확인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하므로 여전히 우리가 연인이라고 생각한다면 내 요구에 응해줘”라는 논리로 상대를 설득하다가는, 해 뜬다. 섹스는 몸과 몸의 대화다. 하지만 그 물꼬를 트는 건 유혹의 전략이다. 짧지만 강렬한 유혹의 메시지는 상대의 온몸에 전달된다. 세대별 실전 고수들에게 유혹의 화법을 들었다.
잠자리와 관련된 수많은 정보가 범람하지만, 막상 서점에 가면 마땅한 책 한 권이 없다. 섹스라는 개별적이고 미묘한 영역을 대중화시키기에는 한계도 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경험담과 조언은 그래서 참 중요하다. 실전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이고 섬세한 상황 묘사를 곁들인 이야기는 응용 가능한 소재들이 많다. 가뜩이나 한눈 팔 것 많은 세상이라 불안한데, 연인이 내 맘같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보다 답답할 노릇이 없다. 여기, 유혹의 필살기를 가진 네 여인이 있다. 그들이 전하는 유혹의 기술을 눈여겨보라. 내 남자를 움직일 묘책이 숨어 있다.
우아한 여신처럼 말하라
20대 후반의 김정희 씨는 말이 좋아 프리랜서고, 반 백수다. 수입보다는 지출이 많아 마이너스 통장을 정리할 길이 없다. 누가 봐도 한심한 사회인이지만 연애에서만큼은 다르다. 멀쩡한 직업을 가진 연하의 남자들이 그녀만 보면 사족을 못쓴다. 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안정되지 못한 그녀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에게는 남다른 자신감이 있다. 한 마디 말에도 언제나 당당함과 우월함이 묻어난다. 자칫하면 잘난 척, 경박스러울 수 있는 내용도 우아하게 표현하는 재주를 가졌다. “지금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시나요? 누구나 자신의 능력을 펼칠 시기가 오는 거잖아요. 그 시기가 모두 같다면 인생이 너무 무료하지 않을까요?”
외모에 있어서도 자신감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남자친구가 자신의 신체 결점을 지적하면 “그래서 독보적인 거잖아요. 저는 제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자기도 속마음은 그럴 거라 믿는데, 아니에요?”라며 상대방을 다독이면서 제 편으로 만든다. 보다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다. “젊은 것과 어린 것은 다르죠. 사람도 과일과 같아서 숙성이 중요하잖아요. 내실 없이 겉만 화려한 건 모래성 같은 거예요. 지금 당신 앞에 있는 나한테 집중한다면 저도 그럴 용의가 있는데….”
잠자리에서는 보다 극대화된 자신감을 보여준다. 절대, 곧바로 섹스를 하는 일은 없다. 언제나 최고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애쓰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까지 상대방을 쥐락펴락한다.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어요” 하며 상대를 애태우게 만드는가 하면 “내게 어떤 만족을 줄 수 있죠?”라며 채근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상대가 그럴싸한 답변을 내놓는다고 해도 쉽게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그녀의 원칙이다. 매번 하는 섹스는 반복된 체위로 따분할 수 있다. 그 단조로움을 깨는 것이 ‘대화로 하는 전희’다. 상대방에게 어떻게 이미지 메이킹을 하느냐에 따라 단조로운 행위도 특별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
그녀가 여신처럼 군림하려는 이유는 남자로 하여금 성취감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쉽게 구할 수 있다면 성적 긴장이 느슨해진다. “불 꺼라. 자자!” “응.” 이 정도의 대화만 오간다면 얼마나 무료할 것인가. 그래서 대화가 중요하고, 대화로도 얼마든지 전희가 가능하다는 것이 김정희 씨의 생각이다. 깊이 있는 대화는 잠자리 만족도도 상승시킨다. 정신적 고양감은 분명 섹스에 영향을 미친다.
김정희 씨는 주로 책에서 이야기 소재를 얻는다. 역사적 인물들의 연애담은 좋은 소재 중 하나. 치열하고 극적인 그들의 사랑을 이야기하면 연애 감정을 고조시킬 수 있다. 때로 연인에게 짧은 시나 노래를 들려주기도 한다. 둘만의 공간에서 서로에게 집중하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말로도 전희를 느낄 수 있다.
상상력을 자극시켜라
3년차 주부 최정은 씨의 주특기는 ‘If 화법’이다. “자기, 내가 만약 당신 부인이 아니라 철규(남편 친구) 씨 부인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당신은 날 알아보고 사랑했을까?” 이건 고도의 심리전이다. 누구나 근친의 공포와 판타지를 갖고 있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살짝 상기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흥분할 수 있다. 극단적인 상황 설정이야 위험하겠지만 장난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 설정은 무던해진 남편의 감각을 자극한다.
최정은 씨의 말대로라면 ‘If 화법’은 함께 있을 때보다 떨어져 있을 때 더욱 효과적이다.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상상할 시간의 여유, 공간적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 요즘 업무 스트레스로 시달리는 남편에게 슬쩍 문자부터 보낸다. 다짜고짜 전화했다가는 상황도 모른 채 엉뚱한 소리를 할 수 있다. “자기, 나 궁금해?” 이 정도에서 그치는 게 적당하다. ‘무엇이, 왜?’까지 가면 상상의 여지가 없다. 통화가 가능해지면 남편의 딱딱한 가슴을 자극할 수 있는 촉촉한 상황들을 설명한다. “아까 찬물에 샤워했더니 온몸이 탱탱해졌어. 옷 입었더니 답답해서 그냥 수건 하나 걸치고 있어.” “아까 장롱 정리하다가 교복을 찾았지 뭐야. 다시 입어보니까 여전히 맞네. 나 다시 소녀가 된 거 같아.”
처음에는 어색하던 것이 이제는 부부만의 게임처럼 굳어졌다. 권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최정은 씨의 이런 노력 덕분이다. 꼭 섹스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제 부부는 보다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남편도 점점 아내의 노력에 부응하고 있다. “우리 폰섹스 해볼까?”라는 대담한 제안도 했다. 평소 과묵한 성격의 남편이라 상상도 못한 일이다. 실제 폰섹스를 하기도 했다. 남편이 지방에 출장 간 날, 최정은 씨는 생전 처음 접하는 쾌락에 정신이 아찔했다.
“얼음을 문 입으로 내가 당신의 목을 훑고 있어. 양손으로는 무얼 하고 있을까?” 남편의 질문에 순간 당황했지만 싫지 않았다. 대화는 점점 깊어졌고, 실제 오르가슴과 유사한 기분이 들기 시작하자 걷잡을 수 없었다. 영화 속에서 보면 억지로 지어내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점점 대화에 몰두하니 실제 행위를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매일 보는 얼굴이기에 떨어져 지내는 시간은 성생활에 확실한 자극이 된다. 그 기간을 ‘해방된 자유 시간’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내 남자를 달리 보는 계기로 만드는 노력은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출장 가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당신 출장 간 거 맞아? 여자 목소리 들리는 것 같은데?”라며 의심할 게 아니라 ‘말로 하는 섹스’를 시험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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