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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해진 성욕을 일으켜 세우는 불륜의 심리학 (2)

지식창고지기 2009. 6. 13. 08:26

조선닷컴단미

 

시들해진 성욕을 일으켜 세우는 불륜의 심리학
Part 1.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섹스 백서 ‘당신의 몸은 원하고 있습니다’

불륜은 언제든 찾아올 준비가 돼 있다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부부 사이는 너무 좋아도 안 된다. 상대를 속이기 쉬워서 불륜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사이가 좋지 않다면, 아주 막장으로 갈 생각이 아니라면, 꼬투리 잡히는 게 두려워서 바람 같은 것은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걸리면 전 재산과 아이들을 빼앗긴 채 이혼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걸 뛰어넘게 만드는 게 불륜이다. 그 지독한 사랑이 시작되면, 돈이고 자식이고 보이지 않는다. 불륜의 끝이 얼마나 절망적인 상황이 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마음이 그렇게 움직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람의 마음은 말이나 행동보다 40배 정도 빠르게 진행된다고 한다. 그 빠른 속도를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이건 정말 우연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대학 신입생 시절에 처음 사귀었던 그녀를 20년 만에 우리 회사에서 만났다. 그것도 바로 우리 부서로 들어왔다. 이건 운명의 장난임에 틀림없다. 그녀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녀와의 잠자리를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 첫경험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불륜은 나도 싫다. 다만 한 번이라도 잠자리를 같이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면 당시의 감흥이 그대로 떠오를 것 같다.

한 가지 고마운 사실은 그녀의 외모가 거의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이다. 외모가 변했다면, 섹스를 갈망하는 내 마음도 사그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뜨겁다. 같은 팀에서 보험영업을 하고 있는 우리는 적어도 하루에 두 번은 마주친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은 회식자리에서 만난다. 실적이 좋아도 마시고, 나빠도 마신다.

첫 번째 회식 자리, 고기집과 노래방을 거치고, 몇 사람 남지 않은 3차 호프집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마주보고 앉게 되었다. 나는 그녀가 지금까지 집에 가지 않은 이유를 나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윽고 말을 꺼냈다. “이런 자리가 생기길 한 달 내내 기다렸어. 나는 너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어. 내 말 뜻 알겠니?” “우리는 과거의 연인일 뿐이야. 그것도,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에 만났다 헤어진 수많은 남자들 가운데 하나라고. 나는 너에게 특별한 감정이 없어.” 뒤통수만 봐도 알아볼 수 있는 여자에게 이런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아프다.

이게 병이라면 병이다. 얻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하면 포기해야 하는데, 나는 그런 성격이 못 된다. 처음 그녀와 잠자리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집요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고 술을 마시게 해서 모텔에 데리고 갔다. 알코올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터질 듯한 섹스를 나누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그녀는 회사를 그만두었고,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도대체 이게 무엇인가? 20년 만에 만나서 한 번 자고 헤어지다니. 헌데, 주변에 이런 사례들은 너무나 많다. 오히려 한 번에 끊어버리는 그녀의 결단력이 훌륭하다. 이 남자에게 그녀는 첫사랑, 첫경험의 의미일지 몰라도, 그녀에게는 그저 ‘나와 섹스를 하고 싶어하는 불쌍한 남자’ 정도로 보였을 것이다. 별 의미도 없는 남자로부터 계속 이런 요구를 받을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래서 떠나버린 것이다.

혹시 이 남자가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그녀를 찾아다니고, 그래서 만나게 된다면 정말 끝을 보게 될 것이다. 이런 식의 아주 참혹한 끝 말이다. “너, 왜 이렇게 나를 찾아다니니?” “왜 나를 자꾸 떠나는지 그게 궁금해서 찾아왔어.” “정말 그게 궁금해서 찾아온 거니? 넌 정말 여전히 한심하구나. 넌 내가 만난 수많은 별 볼일 없는 남자 중 하나일 뿐이야. 그중에서도 네가 제일 후져.” 이런 표현 말이다. 남자의 로맨스는 불륜에서조차 왜 이렇게 객관성을 획득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불륜도 운명일까?

나이가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내 말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나는 이미 결혼을 한 몸이라거나,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라고 말하는 아내의 입을 그냥 놔둬서는 안 되는데, 어쩐지 ‘그래, 어쩔 수 없지. 그 사람과 잘 살아’ 이렇게 예의를 차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나이는 참 많은 것을 빼앗아간다. 사랑도, 싸움도, 밤중에 체조하는 것도 못하게 만든다. 나이가 들면, 의심도 많아져서 가끔 사랑이 찾아와도 못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이게 가장 불행한 일이다.

그래서 부동산 매매처럼 사랑도 타이밍이라고 한다. 집값이 오르기 전에 팔고, 한참 오를 때 사는 일을 반복하는 게 우리네 보통사람들의 삶이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에게 맞는 사람, 자신에게 맞는 사랑은 늘 여건이 좋지 않을 때 찾아온다. 누구도 모르는 이 사랑의 타이밍 때문에 평생 억울해하면서 사는 사람들도 많다. 사람살이라는 게, 불륜이라고 말하기에는 억울한 괜찮은 만남들이 있다. 규범에 둘러싸인 세상에 살면서, 룰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을 이해한다는 게 한편으로 죄악이 될 수 있는 줄은 알지만, 누군가 정말 좋아져서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만남을, 아내나 남편이 알아도 끊을 수 없는 만남을, 주변 사람 누가 욕을 한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정신적으로만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그를 생각할 때마다 심장이 뛰고 옷을 벗고 싶고, 그의 옷도 벗기고 싶고, 밤새도록 하고 싶은 걸 어떻게 하나? 밖에서 차를 마시는 것도 싫고, 드라이브도 별로고, 영화를 보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그냥 침대 위에서 벗은 채로 함께 있고 싶다. 친구들이 나를 보고 미쳤다고 한다. 그래 미쳤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그에게 ‘어디 먼 데로 달아나서 함께 살자’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가정을 버릴 용기를 내지 못한다. 나와 잠을 자고, 나와 밥을 먹고, 나의 눈을 바라보지만, 자신의 가정을 버릴 정도로 나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좋다. 오늘 바로 이 순간 그와 함께 있다는 게 중요하다. 가장 후회되는 일은 그가 결혼하기 전에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어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불륜의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고, 이건 거부할 덕목이 아니라 인정하고 잘 다스려야 할 감정이다. 잘만 활용하면 부부관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한다. 결혼이라는 건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두 사람이 50년 가까이 살면서 어찌 아슬아슬한 위기의 순간이 없겠는가?

바람을 피웠다고 바로 이혼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바람이 없다고 끝까지 함께 사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뭐든 적당히 해야 한다. 그러니 배우자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일까지 막아보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이건 사랑도 아니고, 그저 관계의 역류일 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불륜은 어쩌면, 부부 사이에 생긴 문제들의 역작용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랑은 억지로 되지 않는다는 만고의 진실을 인정하고, 불륜을 이용할 줄 아는 지혜로운 방법을 터득해가는 게 진짜 인생일 테다.


/ 여성조선
  취재 최국태 기자 | 사진 여성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