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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조 - 서방님 병 들여두고 - 김수장

지식창고지기 2009. 7. 12. 15:04

서방님 병 들여두고      - 김수장

 

  서방(書房)님 병(病)들여 두고 쓸 것 업셔

  종루(鐘樓) 져자 달래 배 사고 감 사고 유자 사고, 석류(石榴) 삿다. 아차차차 이저고나. 오화당(五花糖)을 니져 발여고나

  수박(水朴)에 숟 꼬자 노코 한숨계워 하노라.

 

☞ 주제 : 병든 남편에 대한 애틋한 사랑망

☞시어 풀이

☞ 배경 및 해설
평범한 아낙네가 남편을 위하는 모습을 관찰, 표현한 재미있는 작품이다.
병든 남편에게 화채를 만들어 주려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팔아, 배, 감, 유자, 석류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오화당을 빠뜨린 것을 깨닫고는 한탄하는 내용이다. '아차차차'하는 감탄사를 적절히 구사하여 여인의 당황하는 모습과 남편에 대한 여인의 애틋한 마음씨를 해학적인 솜씨로 표현해 내고 있다.
이 노래는 그 소재가 매우 특이하다. 마치 한 폭의 민화를 보는 것처럼, 서민들의 평범한 삶의 모습을 그대로 그리고 있다. 이는 평민 사상과 실사구시적 경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충효사상이나 음풍농월을 일삼던 조선전기의 시조와 크게 구별되는 점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