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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석 한국해양대 해양공간건축학부 교수 | |
건축가에 의한 해상도시구상은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특히 일본인 건축가 기쿠다케(菊竹淸訓) 쿠로가와(黑川紀章) 단케(丹下健三) 등이 주도적으로 해상도시계획안을 발표하였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본격적인 도시재건활동이 일어나던 시기였다. 대표적으로 기쿠다케는 1958년에 사가미만(相模灣)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의 해상도시계획안을 발표하였는데 부분적으로 교체가능하고 이동이 가능한 직경 4㎞ 플로팅 인공대지를 이용한 해상도시였다.
■1950년대부터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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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해상도시 프로젝트. 세계 초유의 초대형 규모다. | |
1960년대에는 영국의 필킹톤유리회사, 미국 건축가 벅민스터 풀러(Richard Buckminster Fuller) 등이 해상도시계획안을 발표하였으며 계획안에는 그동안 발전된 기술이 반영되었다. 필킹톤사의 1965년 계획안은 영국 동해안 노포크에서 20㎞ 떨어진 수심 9m 해상에 계획되었으며 해상유전에서 나오는 가스를 도시의 에너지원으로 계획하였다. 해상도시는 남북 1.5㎞, 동서 1㎞의 타원형 평면을 가지고 있으며 단면은 16층 규모의 테라스형태로 되어 있고 그 뒤에 독특한 유선형 외벽이 있다. 타원형 외곽구조물은 해저에 파일을 박은 고정식 구조로 되어 있으며 내해에는 바지타입의 작은 부유식 인공섬들을 배치하여 3만 명을 수용하는 커뮤니티시설과 해양연구시설, 발전소 등을 수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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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포크 해안 해상에 계획됐던 해상도시. | |
■롯코아일랜드와 두바이라는 사례
1970년대는 해상도시 개념을 실현하는 단계로서 기쿠다케가 설계한 1975년 오키나와 국제해양박람회의 아쿠아폴리스(Aquapolis)를 시작으로 하여 해상에 본격적으로 거주공간이 실현되었으며 이와 더불어 해상석유굴착시설에 부속된 숙박시설의 건설기술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부유식 해상호텔이 출현하였다. 아쿠아폴리스는 최대 수용인원 2500명으로 높이 32m, 한 변 길이 100m 규모의 해상건축물로서 세계 최초로 실용화된 부유식 해상도시의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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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컨벤션시설 등이 갖춰진 일본 고베 롯코아일랜드. | |
오사카만 중심에 위치하는 무지개가교 해상신도시는 원호형태로 길이 32㎞, 최대 폭 2㎞, 6000㏊ 규모의 인공섬이다. 인구 500만 명을 위한 해상도시로서 주거시설,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을 배치하였고 거대한 지하공간에는 컨테이너야적장, 쓰레기 및 배수처리시설, 공장 및 창고 등을 두어 복합물류 및 생산시스템을 조성하였으며 지상공간은 시민을 위한 친수공간으로 계획하였다.
한편 일본에서는 1980년대에 매립에 의한 해상도시가 오사카만에 실현되었는데 바로 포트아일랜드와 롯코아일랜드이다. 면적이 434㏊인 포트아일랜드는 1981년 건설되었으며 대형 컨벤션센터, 여러 개의 호텔, 박물관, 공원 등이 조성되어 있고 외곽에는 컨테이너항만이 자리하고 있다. 1992년 건설된 롯코아일랜드는 가로 3.4㎞ 세로 2㎞ 크기의 사각형으로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많고 상업시설 호텔 컨벤션시설 공원 국제학교 등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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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상 까르부가 선보인 플로팅 에코폴리스의 계획안. | |
■동남권 신공항, 친환경 해상구조물이 대안
21세기에 들어서는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자연재난에 대비하여 플로팅 구조물을 이용한 해상도시계획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플로팅 해상도시의 구상이 실현된 경우는 없지만 향후 태풍이나 해일 등 기상이변과 해수면 상승에 의해 연안도시들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실현 가능하도록 기술적 검토가 완료된 해상도시계획안이 발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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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일본 오사카 해양박람회 때 조성된 아쿠아폴리스. | |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도시로서 해상도시가 떠오르고 있다. 부산의 경우 동남권 신공항을 친환경적인 플로팅 구조물을 이용하여 부유식 해상도시로 만들 수 있다. 이 해상도시는 국제물류 및 비즈니스 거점이 되고 바다의 청정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저탄소 녹색의 도시가 되며 사람이 바다와 어울려 모든 생명활동이 활성화되고 자연환경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될 수 있다.
국립해양대학교 국제신문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