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에 관한 여러 이설
레드야드의 한글 기원설
컬럼비아 대학의 게리 레드야드 교수는 훈민정음에서 언급한 고전(古篆)을 몽고전자(蒙古篆字)로 해석하며 한글의 파스파 문자에서 그 기하학적 모양을 차용했다고 주장했다.[19] 레드야드는 그 근거로 당시 조선의 궁에는 파스파 문자로 쓰여져 있었고, 집현전 학자 일부는 파스파 문자를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을 들며, 한글의 기본 자음은 ㄱ, ㄷ, ㅂ, ㅈ, ㄹ라고 제시했다.
레드야드에 따르면 이 다섯개의 글자는 그 모양이 단순화되어 파열음을 위한 가획을 할 수 있는 여지(ㅋ, ㅌ, ㅍ, ㅊ)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그는 전통적인 설명과는 다르게 비파열음 ㄴ, ㅁ, ㅅ은 기본자 ㄷ, ㅂ, ㅈ의 윗부분이 지워진 형태라 주장했다. 그는 ㅁ이 ㅂ의 윗부분을 지워서 파생되기는 쉽지만, ㅁ에서 ㅂ의 모양을 이끌어 내는 것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즉 다른 파열음과 같은 방법으로 파생되었다면 ㅂ의 모양은 ㅁ위에 한 획이 더해진 형태(ㄱ-ㅋ, ㄷ-ㅌ, ㅈ-ㅊ의 관계처럼)여야 한다는 것이다.
ㆁ자의 유래에 대한 설명도 기존과 다르다. 많은 중국 단어는 ng으로 시작하는데 세종대왕 집권 시기 즈음의 중국에서는 앞에 나오는 ng는 [ŋ]으로 발음하거나 발음하지 않았으며, 이런 단어가 한국어로 차용되었을 경우에도 이는 묵음이었다. 또한 논리적으로 추론 가능한 ng음의 모양은 ㄱ에서 가로 획을 제한 모양인데, 이는 모음 ㅣ과 구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따라서 세종대왕은 가로 획을 제한 ㄱ에 묵음이라는 뜻의 ㅇ을 더해 ㆁ을 만들었을 것이라 주장한다. 이는 단어 중간 혹은 끝에서의 [ŋ]의 발음과 단어 처음 부분에서의 묵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이었다.
중국어를 표기하기 위한 다른 글자는 ㅱ이었는데 훈민정음은 이를 微(미)의 초성이라 설명했다. 이는 중국 방언에 따라 m 혹은 w로 발음되는데 한글에서는 ㅁ([m])과 ㅇ의 조합(이에 대응되는 파스파 문자에서는 [w]로 발음한다)으로 만들어졌다. 파스파 문자에서 글자 밑에 환형의 모양을 그리는 것은 모음 뒤의 w를 의미했다. 레드야드는 ㅱ자의 'ㅇ'모양이 이 과정을 통해 만들어 졌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증거로 레드야드는 ㄷ의 좌측 상단에 작게 삐져다온 형상(입술 모양으로)은 파스파 문자의 d와 유사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러한 입술 모양은 티벳 문자의 d인 ད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만약 레드야드의 이러한 기원설이 사실이라면 한글은 파스파→티벳→브라미→아람 문자를 거쳐 결국 중동 페니키아 문자의 일족에 속하게 된다.
한글과 비슷한 문자
생김새가 한글과 비슷한 문자가 있다. 대부분 우연의 일치인 경우이지만, 이 문자들 중에는 한글을 만들 때 영향을 받았거나 한글이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되는 것이 있다.
가림토와 신대 문자
《환단고기》에 따르면 가림토는 고조선 때 만들어진 문자라고 한다. 《환단고기》를 인정하는 사람들은 가림토가 한글의 전신이라고 한다. 하지만 역사 학계에서는 대부분 《환단고기》를 위서로 여기며, 가림토로 직접 쓴 기록이나 다른 문헌에서 가림토를 썼다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림토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정되지 않는다.
일본의 신대 문자 중에서도 모습이 한글과 비슷한 것이 있어 이를 가림토와 연관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신대 문자가 새겨져 있는 비석마다 문자의 모습이 달라 일관성이 없고 언어학자들이 추정하는 고대 일본어의 음운 구조와도 맞지 않아 신대 문자는 근대에 만들어진 가짜 문자로 여겨진다.
구자라트 문자
1983년 9월 KBS가 방영한 8부작 다큐멘터리 《신왕오천축국전》은[20] 구자라트 문자를 소개하면서 '자음은 ㄱ, ㄴ, ㄷ, ㄹ, ㅁ, ㅅ, ㅇ 등이고, 모음은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의 열 자가 꼭 같았다. 받침까지도 비슷하게 쓰고 있었다'고 했다. (방송 화면: [2] [3] [4])
또한, 가림토 문자가 한글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개천학회 회장 송호수[21]는 1984년 이를 인용하면서 '자음에서는 상당수가 같고, 모음은 10자가 꼭 같다는 것이다'라고 썼다. 그는 구자라트 문자가 가림토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다.[22]
그러나 구자라트 문자는 문자 구성상 자모로 완전히 분리되는 한글과는 달리 모든 자음이 필수 모음을 수반하는 아부기다이며, 데바나가리 문자에서 수직선을 제거한 데바나가리 파생문자로서 다른 인도계 제문자와 친족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져 있기 때문에 이는 구자라트 문자의 특정 글자체와 한글 사이의 표면적 유사성에 대한 착오에 불과하다. [23]
다른 언어에서 한글 사용
일본의 에도 시대에, 히라타 아쓰다네 등의 일부 국학자들이 만든 신대 문자(神代文字: 특히 아히루 문자와 아나이치 문자)가 한글을 모방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있다. 실제로 신대 문자의 형태는 한글과 비슷한데, 일본인들 중에는 이것이 한글을 일본이 모방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한글을 만들기 위하여 신대 문자를 배워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에도 시대 이전의 유물 및 유적에서는 신대 문자와 관련한 어떤 증거도 없다. 중국에서는 중화민국의 초대 총통 위안스카이가 문자 개혁의 일환으로 중국어에 한글을 도입하려 했다가 반대로 실패한 일이 있다는 주장도 있고[5], 현대 들어서는 동티모르의 테툼어를 표기하는 데 한글이 쓰인다든가, 문자가 없는 민족의 언어에 한글 도입을 연구 중이라는 기사 등이 간혹 발표되었으나, 어느 것이나 개인적인 연구에 불과하고, 한국어 이외의 한글의 실용적 사용이 확인된 것은 없다. (한글에 대한 오해 참조)
일본에서 간행된 책 중 오사카 대학 언어학 교수인 니시다 다쓰오(西田竜雄)가 저술한 《강좌 언어 제5권 세계의 문자》 한글 편 278쪽에 '한국어 외에 한글이 남미 볼리비아의 언어를 표기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듯하다'는 기술이 있으나, 이 문장의 정확한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또한, 영어 발음을 정확하게 표기하기 위해 옛한글 등을 부활시킨 표기법을 연구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역시 개인 연구자에 의한 것으로서 현재까지 한국어 이외에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하거나 비공식적으로 통용하고 있는 언어는 없다. 다만, 비한국인이 만든 인공어 618-Vuro나 인공 문자[6] 등에서 개인적 수준에서는 일부 한글 또는 한글을 모티브로 한 문자의 사용을 엿볼 수 있다.
오해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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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기록물이 담고 있는 내용이 아니라 기록물 자체만을 등록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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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의 한글은 모든 언어의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현재의 한글은 창제 당시의 훈민정음보다 표현할 수 있는 발음 수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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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원래 언어학적 명제가 아니고, 창제 당시에 '모든 소리는 기본 5음의 조화로 이루어진다'는 사상을 배경으로 한 철학적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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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을 문자로써 표현하는 것은 철자법과 연관되는 것이지, 문자 자체의 속성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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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낱자는 모두 소릿값이 확정되어 있고 실제 한글 쓰임에서는 모아쓰기의 규칙도 정해져 있으므로, 한글로 표현되는 소리의 숫자는 본래 유한하며, 한글은 기본적으로 한국어에 맞추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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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글은 한국어 발음에만 사용하고 있으나, 원래의 훈민정음에서는 모아쓰기가 좀 더 다양하며, 아울러 《동국정운》에 따르면 실제의 한국어 발음뿐만 아니라, 이론적인 한자음도 훈민정음으로써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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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제 당시의 이름인 '훈민정음'과 그 약칭인 '정음'도 본래 글자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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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관용적으로 한글로 쓴 글을 한글이라고 표현하여, 문자 언어로서 한국어를 한글로 지칭하기도 한다.(특히, 번역물이나 다른 언어판과 대비할 때) 용례: 한글본, 한글판, '한글 ~'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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