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와 고전 예술의 결합 - 798 예술거리
어제, 북경은 비가 내리고 난 후의 청명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날씨였다. 오후 늦게 점심을 해결한 후, 우리 블로그의 안주인은 예의 봄바람을 주체하지 못하고, 또 바깥주인을 재촉했다. 집 근처에 안주인이 우연히 알게 된 좋은 볼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오래된 공장 지역에 현대 예술품들이 전시되고, 예술가들의 작업현장도 몰려 있어 작품활동을 직접 구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창, 컴퓨터에 빠져 있는 바깥주인은 안주인의 성화에 마지 못해 슬슬 카메라를 챙겨들고 나섰다. 하지만, 얼굴에는 잔뜩 우거지를 말린채로…
아,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길을 나서자마자 그렇게도 화창하던 날씨가 약간 흐리기 시작하더니, 강풍이 불기 시작하는 게 아
닌가? 바깥주인의 얼굴에는 우거지 뿐만 아니라, 이마에 없던 "王"자 주름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은근히 안주인에게 짜증과 성질을 내기 시작했고, 안주인 역시 미안함과 무안함을 감춘채 같이 성질을 내었고, 급기야 부부싸움(?) 직전의 냉전 상태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왕에 나 온 발걸음을 되돌릴 수 없어 어렵사리 힘들게 안주인이 말한 장소를 겨우겨우 찾아가게 되었다.
그런데, 목적지의 입구는 명성(?)에 비해 아주 초라한 공장지대의 그것과 같았다. 정말 어렵사리 찾아냈는데…바깥주인은 역시 "거봐라…"하는 고소한 표정으로 안주인을 조소하며 따라왔고, 안주인 역시 "이게 아닌데…" 싶은 표정으로 입구에서 안쪽으로 500 여 미터 쯤을 걸어왔다.
아, 그런데 이제부터 볼거리가 슬슬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비록 외곽은 정말로 오래된 공장지대 였지만, 공장 건물 안쪽은 공장의 원래 허름한 모습은 간직한 채 벽 마다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그림과 조각품들로 전시되어 있었다. 우연히 어느 공장 안에 들어선 한적한 까페의 웨이터에게 이 예술거리의 수상한(?) 흔적들에 대해 물어보니, 아주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이 예술구역은 현재 "치지우빠 이슈취(798 藝術區)"라는 간략한 명칭으로 불리우고 있으며, 이 지역은 원래 新중국 성립 이후 1950년대에 소련의 원조를 받아 독일 건축설계사의 설계로 지어진 그 당시에는 상당히 획기적인 근대 식 경공업 공장이었다고 한다.
이 지역의 공장들을 살펴보면, 커다란 공장에 기둥이 그리 많지 않고, 채광을 중시하여 어떤 곳은 천장을 투명한 유리로 처리하여 내부가 상당히 넓어 보였다. 이러한 공장 양식은 근대 경공업 발달시기에 서구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서구에서도 거의 다 도태되고 거의 찾아보기 힘든 근대식 "유물"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주로 노랑머리)인들이 많이 찾아오고, 그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진 관광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당시에 798, 718, 706 등의 명칭으로 불리우던 공장들이 (지금은 상당수의 공장들이 도태되고, 흔적만 남아있는 공장의 자리에 하나, 둘 젊은예술가 들이 몰려들어 작업실과 전시를 시작하면서) 현재는 "798 예술거리"로 불리우게 되었다. 하지만 현재도 몇몇 공장들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으며, 그 옆에는 개조한 예술품 전시장과 예술서적을 판매하는 서점, 작업실, 카페 등등이 몰려 있어 오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넓이는 약 22만 평방미터이고, 100여 개의 전시장 혹은 작업실이 산재해 있다.
한편, 최근에 정부의 도시 정비계획과 공장 소유주와의 마찰로 인해, 한때는 존폐의 위기를 맞은 적이 있었다고… 하지만 예술가들의 끝없는 노력과 청원으로 당분간 이 예술거리를 보존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한다.
<사진: 798 예술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전시 공간 - 時態空間>
이렇게 오랜만에 예술품도 감상하고, 근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절묘한 분위기의 카페를 찾아 시원하게 맥주 한잔을 한 우리의 블로그 바깥주인과 안주인은 어느새 서먹했던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다정하게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모택동과 마르크스
붓(예술)을 들고 있는 노동자(공장)
문신 가게
공장 가동시절의 선전 벽화
인력거꾼의 휴식
798 예술거리의 안내도
참고로, 798예술거리는 "찡슌루(京順路 - 북경과 順義縣을 연결하는 도로)"의 "따샨즈(大山子 - 한국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望京 지역에서 동쪽으로 약 2.5Km에 위치해 있음)" 에 위치해 있다.
버스를 이용하려면 401,420,405,909,955,991,988,城鐵臨5路,小30路 등의 버스를 타고 “大山子”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근처의 “화룬(華潤)” 슈퍼마켙 오른쪽에 위치한 “홍위엔(宏源)” 아파트의 입구로 500m정도 들어가다 보면 gallery들의 간판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798 예술거리가 시작이 된다. 입장료는 없고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택시는 그 안까지 진입할 수 없으며, 가로등 시설이 미비하여 해가 지면 도로가 어두운 게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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