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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개의 엉덩이-85>부드럽고 때론 격렬하게 ‘젠틀맨의 유혹’

지식창고지기 2009. 11. 16. 19:45

<400개의 엉덩이-85>부드럽고 때론 격렬하게 ‘젠틀맨의 유혹’
 
포옹을 가르치는 젠틀맨 강의(Un atelier Gentlemen, pour apprendre le baiser)

11월 8일 일요일, 레이디 플로(Lady Flo)가 ‘젠틀맨’을 주제로 파리 최초의 강습회를 열었다. 강습회 내용 중에는 좋은 매너를 익히는 법, 할리우드식 포옹과 관련된 강의가 들어 있다. 격렬한 기질의 소유자든 아니면 섬세한 기질을 가졌든 상관없이, 그리고 열정적이거나 무심한 타입이든 무관하게 모두 예의 바른 유혹자 기술을 익히시라.

강습은 옛날 방식으로 유혹하는 기술과 남성적인 우아함이 어떤 것인지를 주요 내용으로 진행됐다. 1930년대에 만들어진 파리의 옛 흡연실에서 진행된 강의의 분위기는 조용하고 뜨거웠다. 아주 특별한 ‘티타임’을 개최한 레이디 플로는 “행사는 요즘 하릴없이 무시당하는 우리 남성들, 애인들, 댄디들, 젠틀맨들을 대상으로 한다”며 정기적으로 열 의향도 있다고 설명한다.

행사는 남녀 모두에게 공통으로 개방됐다. 실습은 오후 4시부터 몸이 푹 들어가는 가죽 소파와 바 사이에서 열렸다. 돈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레이디 플로는 입장료를 단지 10유로로 책정했다. 가격에는 두 개의 선물이 포함됐다. 람부르스코 와인과 에스프레소 커피 중에서 음료를 하나 택할 수 있고, 집시 우드가 제공하는 아마레토 맛의 ‘컵 앤 케이크’ 주전부리가 제공됐다. 이탈리아풍으로 옷을 거의 걸치지 않은 아름다운 핀업걸도 있다.

사람들이 도착하면 진지한 일들이 벌어지기 전까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이탈리아 다과를 주문하고 서로 인사를 나눈다. 오후 5시부터는 실습이 시작된다. 댄디즘과 남성 스타일의 역사를 전공으로 한 마시밀리아노가 강의를 맡았다. 남자들을 위한 ‘교육’이 왜 중요한지 그 이유를 전반적으로 설명한 후 대화 방식으로 역사 공부를 진행한다. 내용의 핵심은 누가 젠틀맨이고, 누가 댄디인가에 대한 것이다. 진짜 남자들이 인정받는 것이 왜 중요하며, 그들을 복권시키는 것이 왜 필요할까에 대해서도 어김없이 다룬다.


“그런 다음 실습이 이뤄지지요. 시연이 끝나면 지원자들이 무대에 올라가 핀업걸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평가를 받게 됩니다. 라다 레드스타, 소렐 스미스, 미미 드 몽마르트르로 구성된 핀업걸 심사위원단은 관중과 함께 ‘오늘의 젠틀맨’을 선발합니다. 당선된 사람은 핀업걸들 입술로 도장을 찍은 증명서를 받습니다. 이보다 더 사실적일 수 있나요? 끝날 때에는 ‘오늘의 젠틀맨’에게 상장 수여식을 합니다. 하지만 광기의 시대를 살던 자유분방한 남장 여자처럼 윙크하기만 해도 여성들에게 지원 자격이 주어집니다.”

행사에는 당연히 남장 여자들도 많이 참석했다. 퀴어 운동을 전개하는 여성들은 건달이나 아름다운 소년 복장을 걸치며 아주 편안해한다.
게이들도 마음껏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남자들끼리 손에 입을 맞추는 방식을 배워야 할 때가 아닐까? 댄디들이 아주 자유로운 도덕관념을 늘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레이디 플로는 특별히 상기시켜 준다.

그녀는 참가자들의 열정에 기대는 눈치다. 실습을 하는 순간이 오면 아무도 자제하지 말기를 레이디 플로는 바란다. 할리우드식 포옹은 장내 온도를 뜨겁게 달군다. “우리는 두 개 타입의 할리우드식 포옹을 보여줍니다. 하나는 광기의 시대의 소프트한 버전이고, 다른 하나는 1950년대의 격렬한 버전입니다. 지원자들은 자기가 고른 파트너와 두 개 버전 중 하나를 실습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체 할리우드식 포옹이 무얼 의미할까? 레이디 플로는 아주 열정적으로 이 질문에 대답한다. “열정을 무대에 올리는 거지요! 격렬한 만큼이나 귀엽고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누벨바그 영화에 등장하는 ‘사실적’인 포옹과는 분명히 다르게 표현해야 합니다.”

레이디 플로가 주최하는 티타임은 11월 8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르 차이나 클럽(Le China Club)’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모자들을 전시한 코너가 있어 모자들을 쓰고 벗으며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남자들을 위해서는 목에 두르도록, 그리고 여자들을 위해서는 머리 장신구나 브로치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나비 액세서리를 전문 제작하는 로랑 데 그랑주가 자신의 작품들을 특별 판매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이발소 방식으로 남자들 머리를 깎는 미용사 니키는 18유로 가격에 이발을, 10유로 가격에 속성 이발도 가능하다. 또 스타일리스트인 에밀리 폴로 마리네로는 신복고풍 ‘수염’ 목걸이를 선보였다.

뷔를레스크 디너 공연인 ‘중국에서의 돌체 비타(La Dolce Vita au China)’도 곁들여졌다. 실습이 끝난 후 이탈리아 방식을 첨가한 아시아 퓨전 요리들이 나오고, 라다 레드스타와 집시 우드가 풍만한 육체를 드러내며 하나씩 옷을 벗겨가는 공연, 그리고 가수 겸 희극배우인 레이디 플로가 댄디 디제이 바트 앤 베이커의 음악을 배경으로 새로 선보이는 공연이다.

‘르 차이나’의 주소는 파리 제12구 샤랑통(Charenton) 거리 50번지에 소재해 있다. 지하철 르드뤼 롤랭(Ledru-Rollin) 역에서 내리면 된다.

(이미지는 레이디 플로가 여는 파티)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