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론 신화
수메르의 신화를 그대로 계승 발전시킨 바벨론 신화 - 오히려 원시적인 우주관을 이야기하고 있다. 바벨론 신화는 수메르의 신화를 그대로 계승 발전시킨 것으로 갈대아 신화에 자신들의 세계관과 사상을 접목시켜 유사하면서도 새로운 바벨론적(인본주의적)인 신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따라서 바벨론 신화는 수메르 신화와 많은 부분이 일치하는데 달라진 점은 신들의 서열과 담당 분야와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과 신화 자체가 바벨론 사람들의 세계관 즉 수메르인들 보다 오히려 원시적인 우주관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벨론 사람들은 우주의 기초원리를 물로 보았는데 이와 같은 바벨론의 우주관은 수메르 신화의 사유의 출발이 하늘인 점과 비교해 보면 1000년도 더 늦은 후에 역사를 살아간 사람들의 생각이 오히려 원시적이 되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일단 수메르 신화와 바벨론 신화는 그 기저 자체가 다르다. 하늘을 시작으로 보았던 수메르 신화와는 달리, 바벨론은 최초의 원리를 물로 보았다. 물을 기초원리로 두는 사상은 원시적인 우주 발생 신화에서 흔한 것이나, 바벨론의 초기 도시들이 늪 위에 세워졌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일면 이해가 되기도 하나 실은 수메르 지역이 더 심한 늪지였다.
이와 같이 사상의 근본이 달라진 것은 많은 우상을 섬겨 오면서 그래도 수메르 사람들은 완전히 하나님을 잊지는 못하고 살았는데 반하여 후대 바벨론으로 갈수록 하나님과는 점점 더 멀어진 때문이다. 흔히 바벨론의 도시 형성이 늪지였기 때문으로 얘기하고 있으나 실은 바벨론보다도 갈대아 지역이 더 심각한 늪지였음을 볼 때 바벨론 시대로 가면서 천년의 시간 동안 인간들이 한 일이라고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 지면서 어리석어 진 것 밖에는 없다 하겠다.
수메르와 바벨론 신화를 모티브 한 것은 성경이 아니라 실은 그리스 신화이다. 그 동안 서구 우월주의 때문에 그와 같은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모든 신화의 출발지가 고대 수메르임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 신화에 이름만 바꾸어 넣은 것이 로마 신화이다.
이와 같은 신화의 흐름을 보면 신화라는 것은 처음 역사를 경험한 사람들이 그 사실을 배경 삼아 이야기로 꾸며 놓은 것이며 후대로 가면서 그 원래의 이야기에다 현재의 생각을 추가시켜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러한 신화의 이야기 전개나 그 정신적 사유의 범위가 후대로 가면서 발전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퇴보되어 왔음을 보게 되는데 이런 현상은, 처음 사람들은 비록 우상을 섬기며 타락하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역사 하신 사실에 기초하여 이야기를 전개 시켜 갔으나 후대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각 즉 하나님으로부터 더욱 멀어진 인간의 생각을 가미했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수메르 신화보다 후대인 바벨론이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우주의 원리에 대한 사유의 기저가 인간의 한정적인 생각의 일단이 반영된 미개한 물질로 변해있고 도시간의 정복 전쟁으로 인하여 더욱 복잡해진 구성에 수많은 전쟁과 갈등의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바벨론 신화 - 신(神)의 계보
바벨론 신의 계보에 등장하는 최초의 신은 민물의 신 압수(Apsu)와 소금물의 여신인 티아마트(Tiamat)다. 압수는 물 자체가 인격화된 신으로, 샘은 모두 압수에서 생겨난다. 티아마트는 바다를 인격화한 것으로 세계를 낳은 여성적인 원소를 의미한다. 압수와 티아마트는 용(龍)이었다고도 하며, 이들은 신의 대열에는 끼지 못하는 존재였다고도 한다. 이들 부부는 서로 녹아 섞여(결혼하여) 거대한 두 자식을 낳는데 이들이 라무와 라하무 이다.
사악한 뱀으로 묘사되는 라무와 라하무는 남성의 근원인 안샤르(Anshar)와 여성의 근원인 키샤르(Kishar)를 낳는다. 이들이 나타내는 남성성과 여성성은 각각 하늘과 땅의 세계를 상징했다. 이것은 후에 그리스에서의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원형이 된다.
안샤르와 키샤르는 하늘의 신인 아누를 낳는다. 아누(Anu)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수메르의 하늘 신 안(An)의 변형이다. 그는 하늘 높은 곳에 거주하며 비록 에아나 마르둑 등의 업적에 밀리고는 있지만 모든 신들의 수장(首長) 역할을 했다. 바벨론 신화에서 하늘 신은 크게 주목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부동의 왕으로, 아울러 법관으로서 권력과 정의의 상징이기도 했다.
아누의 아들인 에아는 이전의 누구보다도 빼어난 신이다. 에아는 수메르의 신 엔키의 변형으로, 물의 신이었다. 에아가 관장하고 있는 물은 샘과 강 등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민물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총명하여, 예지의 신이기도 했다. 수메르 신화에서 지혜의 신 엔키는 침착하고 좋은 용도로 그 지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에아는 비열한 꾀를 짜내는 음모꾼에 가깝다.
에아가 담키나를 신부로 맞이하여 낳은 아들이 바로 마르둑(Marduk)으로 물의 풍요함을 인격화 한 농경의 신이다. 태어난 첫날에 이미 성인이 된 그는, 후에 티아마트를 쓰러뜨림으로서 신들 중 최고위에 오르는데 마르둑은 우주를 조직하고 운행케 했으며 인간을 만든 창조주이기도 하였다.
그의 모습은 풍요함의 상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 엔키는 자신의 맏아들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운 나머지 그에게 인간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당당한 형상을 부여하였다
바벨론 신[神]의 계보도
신 명 |
상 징 |
내 용 |
압수/Apsu 민물의 신 |
물자체의 인격화 된 신 |
용(龍)의 형상으로 이해되는 이들 부부는 서로 녹아섞여(결혼) 거대한 두 자식 라무와 라하무를 낳는다. |
티아마트/Tiamat |
바다를 인격화 | |
라무/Lamu, 라하무/Lahamu |
사악한 뱀 |
남성과 여성의 근원인 안샤르/Anshar와 키샤르/Kishar를 낳음. |
안샤르/Inshar 남성의 신 |
하늘의 세계/우라노스 |
안샤르와 키샤르는 하늘신 아누/Anu를 낳는다. |
키샤르/Kishar 여성의 신 |
땅의 세계/가이아 | |
아누/Anu 하늘의 신(안/An) |
권력과 정의의 상징 |
비록 마르둑에 밀리긴 하지만 모든 신들의 수장으로 부동의 왕. |
에아/Ea 예지의 신/물의 신 |
엔키/Enki의 변형 |
아누의 아들 - 이전의 누구보다도 빼어난 신/아내는 담키나 |
마르둑/Marduk농경/창조의신 |
우주를 조직하고 운행 |
태어난 날 성인이 되어 티아마트를 죽이고 최고위에 오름 |
벨/Bel 바람과 대기의 신 |
홍수와 폭풍/파괴력 |
엔릴의 약화된 모습/후에 마르둑과 동일시 됨/제우스의 원형 |
신/Sin 달의 신(난나/Nanna) |
시간을 나눈 신(월력) |
닌가르와의 사이에서 태양신과 금성의 여신 이슈타르를 낳음 |
사마쉬/Shamashu 태양신 |
용기와 예언의 신우투 |
이륜전차로 하늘을 일주하는 아폴론의 원형/정의의 신(광채) |
이슈타르/Ishutar 금성의 여신 |
사랑의 여신인 안나 |
탐무즈(두무지)와 역시 결폰/후에는 전쟁의 여신도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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