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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총기장비에 성경표시- 십자군 전쟁 논란

지식창고지기 2010. 1. 19. 10:07

미군 총기장비에 성경표시- 십자군 전쟁 논란

뉴시스 | 최철호 | 입력 2010.01.19 06:33 | 수정 2010.01.19 08:45 | 


【워싱턴=뉴시스】최철호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 이른바 이슬람 국가에서 미군이 사용하는 총기의 조준경에 특정 성경 구절을 알리는 표식이 명기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이슬람 국가내에서 전쟁을 치르는 미군이 사용하는 무기에 성경 구절의 번호가 명시되면서 마치 미군이 이슬람 국가 내에서 싸우는 기독교인 군대라는 의식을 갖게해 종교적인 반감을 갖게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특히 이슬람 국가내의 미군에 대한 반감을 줄이려 안간힘을 쓰는 와중에 이처럼 성경구절의 번호가 명기된 무리를 사용하는 것은 자칫 전쟁 자체가 마치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이 충돌하는 '십자군'전쟁과 같은 오인을 하도록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기도 해 미국 국방부의 처리가 주목된다.

미군이 사용하는 총기 M4 카빈 자동소총에 부착되는 조준경에는 'JN8:12', 혹은 '2COR4:6' 과 같은 번호들이 모두 다르게 적혀 있다고 미 ABC방송이 18일 보도했다.

얼듯보면 이는 제조사가 관리를 위해 일부러 표시한 일련번호나 혹은 미 국방부가 장비 관리를 위해 표시한 특정 부호처럼 보이나 이는 사실은 제조사가 임의대로 표시한 성경의 문구표시인 것이다.

즉 JN8:12는 요한 복음 제 8장 12절이란 뜻으로 그 구절은 "예수께서 일러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고 한 내용을 지칭하는 것이다 .

또 다른 2COR4:6은 고린도 후서 제 4장 6절이란 표시로서 그 내용은 "어두운 데에 빛이 비치라 말씀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셨느니라"는 내용을 말한다.

그러나 미군 당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 국가에서 치르는 전쟁에 대해 특정 종교를 의미하는 행동을 절대로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총기 조준경에 성경표시가 된 것은 제조사인 트라이지콘(Trijicon)사가 임의로 표시를 한 때문이다.

미시건주 윅섬시에 위치한 이 회사는 "그같은 표시는 언제나 있었다"고 말하고 "그것은 불법도 아니고 잘못된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전도를 위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같은 표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민와 회사를 창업한 뒤 지난 2003년 비행기사고로 숨진 글린 빈든 전 사장의 유지에 따라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에 미군 당국자들도 상당히 곤란해하고 있으며, 군 당국 측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었다"고 항변했다.

문제는 그러나 현재 이라크에서 미군에게 훈련을 받은 이라크 병사와 아프가니스탄 경찰병력 등도 이 총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이 이 사실을 알 경우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른다는데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군종교자유재단측은 "이는 잘못된 것이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종교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위반이며, 연방법 역시 위반한 것인데다 특히 이슬람 국가의 병사들이 불쾌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해 사건파장의 확대를 우려했다.

문제의 트라이지콘 사는 미 국방부와의 각종 장비 계약으로 지난 2008년 무려 1억 달러의 계약고를 올렸으며, 2009년에도 3300만 달러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의 조준경 관련 계약은 다년간 이어지는 계약으로 규모가 무려 6억6000만 달러에 달하며, 약 80만개의 조준경이 연차적으로 미 해병대에 공급되도록 돼 있다.

ha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