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라의 뻔뻔(奔奔)차이나>비리 간부 뇌물이 박물관급?

<한희라의 뻔뻔(奔奔)차이나>비리 간부 뇌물이 박물관급?

헤럴드경제 | 입력 2010.02.04 16:48 |

충칭(重慶) 조직폭력배를 비호한 혐의로 체포된 원창(文强) 전 충칭(重慶)시 사법국장의 공판이 언론의 열띤 취재경쟁 속에 2일 충칭 제5중급인민법원에서 열렸다.

뇌물 수수, 부정 축재, 조직 폭력배 비호, 강간 등 4가지 죄목으로 요약된 51장의 공소장을 읽는 데만 거의 2시간이 걸렸다. 원창은 강간 등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함께 재판정에 선 원창의 아내 저우샤오야(周曉亞)는 공소장을 확인하라고 판사가 말하자 "볼 필요 없다", "이의 없다"고 짧게 대답하며 남편과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원창은 조직폭력배를 비호하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으며 미성년자를 강간하고 연예인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밝혀 중국 연예계가 발칵 뒤집힌 바 있다. 중국 연예계의 독설가로 알려진 류신다(劉信達)는 최근 '원창의 여인'으로 대만 인기 여배우 린즈링을 포함해 중국의 황성이, 리샹 등 빅스타 12명을 지목해 또 한차례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 공판과 함께 원창이 그동안 받은 뇌물이 공개 돼 화제가 됐다.
아내 저우샤오야의 자백을 듣고 찾아낸 어장 속 현금은 2000만위안(약 34억원)에 달해 은행 창고를 방불케 했고, 골동품들은 박물관을 차려도 될 만큼 진귀한 것들로 가득했다고 중궈광보왕(中國廣播網)은 전했다.

감정가 360만위안의 유명 화가의 그림, 8만위안 상당의 상아골동품 등은 유흥업소 사장에게 받았거나 승진을 부탁한 공무원들에게 받은 것이라고 신문은 밝혔다.

원창은 16년 동안 충칭시 공안국 부서기를 거쳐 지난해 7월 검찰조직을 지휘하는 사법국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가 '범죄와의 전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낙마했으며 중국 공안당국은 원창으로부터 현금 3800만위안과 금괴, 골동품, 호화저택을 포함한 8건의 부동산을 몰수했다. 홍콩 신문들은 그가 사형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한희라 기자의 뻔뻔(奔奔)차이나는= 중국어 뻔(奔)은 질주하고 달린다는 뜻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길 하나가 새로 생길 정도인 중국에서 사람들도 그 속도를 따라가는 듯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뻔뻔차이나는 엉뚱하기도 하고 재치있기도 하고 때론 충격적이기도 한 일반 중국인들의 모습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