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동화’ 찍은 회룡포, 동화 같은 풍경 위태
한겨레 | 입력 2010.04.12 20:30 | 수정 2010.04.12 22:10 |
[한겨레] [집중점검 4대강 사업]
영주댐 건설땐 내성천 모래 줄어 백사장→풀밭
괴헌고택 등 문화재 13곳·500세대 수몰 예상
회룡포는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용처럼 휘감아 돌고, 강과 긴 세월이 함께 만들어낸 너른 백사장이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는 육지 속 섬마을이다. 내성천과 드넓은 모래밭이 조화를 이룬 비경은 텔레비전 드라마 < 가을동화 > 와 예능프로그램 < 1박2일 > 에 소개돼 한 주에 2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회룡포는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가장 유명한 물돌이 마을이기도 하다.
영주댐 건설땐 내성천 모래 줄어 백사장→풀밭
괴헌고택 등 문화재 13곳·500세대 수몰 예상
회룡포는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용처럼 휘감아 돌고, 강과 긴 세월이 함께 만들어낸 너른 백사장이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는 육지 속 섬마을이다. 내성천과 드넓은 모래밭이 조화를 이룬 비경은 텔레비전 드라마 < 가을동화 > 와 예능프로그램 < 1박2일 > 에 소개돼 한 주에 2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회룡포는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가장 유명한 물돌이 마을이기도 하다.
인제대 박재현 교수(토목공학)도 "안동댐과 임하댐의 경우로 미뤄볼 때 영주댐이 건설되면 하류 쪽 모래밭이 풀밭으로 변하는 육(지)화 현상이 나타나 회룡포와 내성천이 기존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영주댐 건설에 앞서 댐 하류의 국가적 명승지인 회룡포와 생태계의 영향을 충분히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오는데도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2004년 작성된 보고서를 근거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댐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심지어 수자원공사 쪽은 "내성천은 낙동강 본류의 대표적 모래 공급 하천으로 모래 양이 많고 하천의 운반력이 뛰어나다"며 영주댐 상류에 저수용량 확보와 댐 수명 연장을 위해 '유사조절지'라는 모래차단댐까지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모래차단댐과 영주댐으로 모래 유출이 이중으로 막히면 회룡포 경관의 핵심인 백사장으로의 모래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회룡포 하류 낙동강과 영강 합류부 준설공사로 백사장 침식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상류에서의 모래 공급은 줄고 하류로의 모래 유출은 늘어나 회룡포 백사장의 침식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내놓고 있다. 박창근 교수는 "댐이 만들어질 경우 회룡포 일대의 퇴사량에 대한 간접 조사만 있었을 뿐 실측 조사가 없었다"며 "즉각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 주민들도 영주댐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영주댐을 건설하면 500여가구가 수몰돼 고향을 떠나야 하고, 이 지역의 기상이 변화해 막대한 농작물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도 "괴헌고택 등 13점의 국가·도 지정문화재가 수몰되고, 무섬마을과 회룡포 등 내성천의 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쪽은 "내성천 유역은 다른 댐 지역보다 쌓이는 유사량(비퇴사량)이 많은 곳"이라며 "영주댐 건설로 감소되는 모래 유출량은 해마다 채취하는 골재량 30만~50만㎥의 절반에 못 미치는 13.4만㎥ 정도여서 큰 악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수공은 또 "하류의 준설공사 때 침식방지 시설물과 완경사 저수로를 만들어 모래밭 침식을 최소화할 계획이며, 육화 현상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영주댐 건설 사업은 1999년 송리원댐 건설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다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2003년 공사가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국토해양부가 타당성이 있다는 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시 추진됐다. 그 뒤 4대강 사업에 포함돼 지난해 12월 착공됐으며, 현재 준비공사와 실시설계가 진행중이다. 영주댐은 회룡포 상류에 저수용량 1억8110만㎥ 규모로 8380억원을 들여 2014년까지 건설된다.
예천/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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