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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뒤집어보기] 글로벌자금은 왜 채권을 선호할까

지식창고지기 2010. 4. 14. 16:06

[통계 뒤집어보기] 글로벌자금은 왜 채권을 선호할까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10.03.24 04:03

 

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형성되면서 각국 경제 흐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가 글로벌 투자자금이다. 글로벌 투자자금이란 민간에서 전 세계에 투자하는 자금 중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증권 투자자금으로 정의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투자자금 흐름은 크게 축소됐다. 다행히 지난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글로벌 투자자금의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며 전 세계 금융시장이 서서히 회복되는 양상이다.

최근에 전개되고 있는 글로벌 투자자금 추이를 보면 첫째, 총 규모 면에서 세계경기 회복세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금 규모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에 유입된 총 금융자금의 규모는 2007년 8조9000억달러에서 2008년 말 1조4000억달러로 급감했다.

하지만 전 세계 총 유입자금 규모 중 30% 정도를 차지하는 미국으로 유입된 민간투자자금이 지난해 3분기 3324억달러로 확대됐다. 또한 신흥국으로의 민간투자자금 유입 규모도 올해에는 더욱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금융기구(IIF·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에 따르면, 신흥국으로 향하는 민간자금 유입 규모가 올해에는 7216억달러로 회복될 것이 전망되고 있다.

둘째, 글로벌 투자자금의 운용 형태도 자국으로 회수되던 것에서 국외투자로 전환되고 있다. 금융불안이 진정되면서 지난해 들어서는 다시금 주요국들의 투자자금이 국외로 투자선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 투자자금 중 국외로 나가는 규모가 1분기 1640억달러, 2분기 3090억달러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셋째, 투자유형 측면에서는 안전자산으로서의 채권 선호 경향이 약화되고 있다. 전 세계 채권거래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11조3000억달러에서 하반기 9조6000억달러로 축소됐다. 반면, 지난해 1분기 18조2000억달러로 축소됐던 전 세계 뮤추얼펀드 자산규모는 3분기 말 현재 22조4000억달러로 회복됐다. 뮤츄얼펀드는 고위험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한다.

넷째, 자금 공급 측면에서는 미국에서 달러화로 자금을 빌려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지속되고 있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미국 달러화 단기 조달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 채권발행이 늘어난 것이 주요 배경이다.

국외투자를 늘리고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글로벌 투자자금 흐름의 변화로 올해에도 국내로의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돼 이것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첫째, 정부는 외환시장 확충 등을 통해 원/달러 환율의 급변동을 방지하고 안정화를 유도해야 한다.

둘째, 급격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방지할 수 있도록 국내 투자기반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투자자금의 대량 유출입으로 인한 외환시장 리스크에 대비하도록 자본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빈번한 투기자금의 유출입에 따른 악영향을 방어하기 위해 신흥국들의 자본통제 사례를 참고해 악성 핫머니에 대한 대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48호(10.03.24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