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Cafe/My Love China

中, 당국, 방송에서 영어 축약어 사용 금지

지식창고지기 2010. 4. 17. 08:35

中당국, 방송에서 영어 축약어 사용 금지

"중국어 발음으로 바꿔라".."세계화 시대 어불성설 문화보수주의" 논란

 

(서울=연합뉴스)

 

 

중국의 TV 시청자들은 방송에서 NBA(미국프로농구), GDP(국내총생산), CPI(소비자물가지수), WTO(세계무역기구)와 같은 영어 축약 용어들을 더 이상 듣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7일 인터넷판에서 중국 중앙TV(CCTV)와 베이징TV(BTV)는 물론 다수의 성(省) 단위 TV방송국들도 정부 관계기관으로부터 영어 축약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방송은 사용금지 영어 축약어 목록을 밝히지 않았으나, 방송인들과 기자들은 앞으로 불가피하게 영어 축약어를 써야 할 경우엔 중국어 설명을 곁들이도록 주문받았다.

금지되는 영어 축약어는 스포츠 뉴스 뿐 아니라 경제, 정치 뉴스관련 축약어도 해당된다. NBA 같은 축약어는 그것과 유사한 중국어 발음으로 대체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라디오 및 TV방송과 영화를 관장하는 정부 기관인 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은 이 신문의 논평 주문에 응답을 거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 당국의 이러한 조치는 중국 입법부와 정치권에서 중국어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황여우이(黃友義) 중국 국제출판집단 총편집 겸 중국번역가협회 총서기는 "중국어에 영어가 섞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몇년 안 가 중국어의 순수성이 사라지고 장기적으론 정보전달과 감정표현을 위한 독자적인 언어체계로서 중국어의 역할을 상실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그는 모든 정부 고위층의 문서와 연설문을 영어 축약어가 섞이지 않은 순수한 중국어로 작성할 것과 중국 출판물에서 외국어 사용을 규제하는 법규 도입, 외국어 고유명사와 기술용어들을 중국어로 번역, 웹사이트 등에 공시하는 국가번역위원회 설립 등을 제안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영어 축약어 사용 제한에 대해 중국전매(傳媒)대학(CUC)의 류야오잉 교수는 "세계화 시대에 ...말도 안되는" `문화적 보수주의'라고 비판하면서 서방 나라들도 중국 용어들을 중국어로 받아들여 사용하는데 중국어는 영어와 섞어 사용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하는 등 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촉발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실제로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정협)와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가리키는 '양회'라는 용어를 영어 단어로 대체하지 않고 중국 발음 그대로 썼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그러나 자국 언어에 대한 자부심으로 영어 광고를 불법화하고 라디오 방송에서 프랑스어 노래의 쿼터 40%를 의무화한 프랑스 같은 나라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