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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상하이엑스포, 들뜬 상하이… “한국관은 명품” 벌써 인기

지식창고지기 2010. 4. 29. 17:58

[D-2]상하이엑스포, 들뜬 상하이… “한국관은 명품” 벌써 인기

꽃단장 마친 도심, 삼엄한 경비 긴장감
북한 사상 첫 참가

 

경향신문 | 상하이 | 조운찬 특파원 |

 

 

2010 상하이엑스포 개막을 3일 앞둔 28일 상하이시는 축제 분위기에 한껏 들떠 있었다. 상하이의 관문 푸둥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도로 주변에는 '2010 상하이세계박람회' '상하이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등의 글귀를 담은 깃발들이 나부꼈다.

상하이 도심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옌안(延安) 고가도로 좌우 건물들도 페인트칠을 새로 한 듯 깨끗한 모습이었다.

시내 거리는 잔치 분위기가 완연했다. 엑스포 현장으로 향하는 도로는 화사한 꽃들로 단장했고, 건물과 벽에는 엑스포 마스코트 '하이바오'의 물결이 이어졌다. 푸둥의 상하이신세계백화점은 건물 외벽을 거대한 하이바오로 장식하고 입구에 중국 엑스포 국가관 모형을 설치해 분위기를 돋웠다. 그러나 곳곳에 배치된 경찰들의 삼엄한 경비로 긴장감도 느껴졌다. 중국 공안당국은 경찰 1만8000명을 공항, 역 등지에 배치해 엑스포 보안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포 현장은 황푸강을 끼고 동쪽과 서쪽에 마련됐다. 이 중 엑스포 국가관이 자리한 푸둥 지구는 벌써부터 손님 끌기 경쟁이 치열하다. 5월1일부터 10월 말까지 184일간 열리는 상하이엑스포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92개국이 참가한다. 국가관은 참가국들의 문화와 기술 수준을 한눈에 보여주는 경연장이다. 지난 20~26일 시험운영을 실시한 국가관에는 이미 125만명이 다녀갔다.

중국은 엑스포장 중심부에 거대한 국가관을 선보였다. 건축 면적 4만6457㎡, 높이 69m. 황제의 면류관을 본떠 '동방의 크라운'(東方之冠)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국가관은 세계로 뻗어가는 중국을 표상한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 이은 글로벌 이벤트 개최를 통해 안으로는 경제성장과 국민통합을 꾀하고 밖으로는 주요 2개국(G2)의 위상을 굳히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번 엑스포에는 한국 등 43개 국가가 단독 전시관을 마련했다. 국가관 A구역에 위치한 한국관은 한글의 자모를 형상화한 독특한 건축 이미지로 시선을 잡는다. 한국관의 외관은 한글의 기하학적 특성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한글 픽셀 글자체로 구성하고, 내부 벽면은 재미 미술가 강익중씨의 타일 작품으로 채웠다. '나뭇잎의 이슬에도 작은 우주가 있다'는 등 3만8000개의 타일로 구성된 '한글 문장'들이 흥미롭다. 외관의 한글 픽셀은 밤이 되면 발광다이오드(LED)가 설치돼 화려한 빛을 발한다.

한국관은 한류 문화체험의 장이다. 1층 열린 공간에서는 사물놀이, 비보이, 모던 국악 등이 상설 공연되고 2층 도시체험관에서는 3차원 영상, 터치 스크린 등을 이용해 한국인의 첨단 미래생활을 가상체험할 수 있다. 3층은 한·중 우호의 장이다. 영화관에서는 '한국과 중국 젊은이들이 미래도시를 만들어간다'는 주제의 영화가 상영되고 2012 여수엑스포 홍보 코너도 따로 마련돼 있다.

부지 면적 6160㎡로 중국관 다음으로 큰 한국관은 독특한 설계로 개막 전부터 언론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관은 홍콩 문회보 선정 '가고 싶은 국가관' 5위로 뽑혔으며 지난 23일에는 영국 BBC의 '오늘의 사진'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범운영 기간 한국관은 중국 관객들에게 가장 '사진 찍기 좋은 명소'가 되었으며 벌써부터 명품관이라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중국 이어 두번째 규모의 한국관

2010 상하이엑스포 관람객들이 공식 개막에 앞서 지난 26일 문을 연 한국관을 구경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 코트라 제공

북한도 사상 처음으로 엑스포에 참가한다. 한국관 건너편, 이란관과 나란히 위치한 북한관은 면적 1000㎡ 규모로 한국의 6분의 1 수준이다. 외벽 정면에는 '조선'이라는 국호가 영문(DPR Korea)과 나란히 쓰여 있고 커다란 인공기를 그려놓았다. 내부는 단층으로 대동강과 평양 시내가 나오는 대형 사진과 주체사상탑 모형 등이 소박하게 전시돼 있다.

엑스포는 참가국들이 문화와 기술을 만방에 과시하는 소프트파워의 전시장이다. '세계 2위의 무역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상하이엑스포를 국운상승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상하이시 신식 중심은 엑스포 개최로 상하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엑스포를 통해 상하이-난징-항저우를 잇는 장강삼각주 도시벨트가 형성되면 런던과 뉴욕을 추월하는 글로벌 금융도시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상하이엑스포는 한국에도 기회다. 한국관을 운영하는 코트라 측은 한국 브랜드 인지도와 이에 따른 중국 수출 및 관광수입이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조환익 코트라 사장은 "우리나라의 상하이엑스포 참가 규모는 1893년 시카고엑스포에 처음 참가한 이래 최대"라며 "한·중 우호의 분위기를 중점적으로 보여주며 제2의 한류 붐을 조성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