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이야기 4]
탈무드의 귀 / '어버이는 바보' 외 9
51. 어버이는 바보
어떤 사람이 아들에게 유서를 남겼다.
'나의 전 재산을 아들에게 물려줄 것인지만, 아들이 정말 바보가 되기 전에는 유산을 물려줄 수 없다.' 이 소식을 들은 랍비가 그 사람에게 이유를 물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유언을 남겼군요.당신의 아들이 정말 바보가 되지 않는 한 재산을 물려줄 수 없다니, 도대체 무슨 까닭입니까?]
그러자, 그 사람은 아무 말없이 갈대를 입에다 물고 괴상한 울음소리를 내며 마루 위를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것이었다. 그의 행동은 자기 아들이 아이를 낳아 그 자식을 귀여워하면 자기의 전 재산을 상속시켜 준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자식이 태어나면 인간은 바보가 된다'는 속담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태인에게는 자식은 매우 소중한 존재로서, 부모들은 자식을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한다. 하나님의 유태 민족에게 천주의 십계명을 내리실 때, 유태민족은 반드시 그것을 지킬 것이라는 맹세를 그들로부터 받으려고 하였다.
그래서 유태인들은 그들의 위대한 조상인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이름을 걸고 반드시 십계명을 지키겠노라고 맹세했지만, 하나님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유태인들은 앞으로 손에 넣게 될 모든 부귀를 걸고 맹세했지만 하나님은 역시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끝에 가서, 유태인들은 자식들에게 반드시 십계명을 전하겠노라고 자식들을 앞세워 맹세하자 비로소 하나님은 좋다고 허락하여 주었다.
62. 교육
가장 이름난 랍비가 북쪽 마을을 돌아보기 위하여 두 사람의 랍비를 시찰관으로 보냈다.
두 사람의 랍비는 그 마을에 도착하여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사람을 만나서 좀 알아볼 것이 있다'고 하자 치한 책임자가 나왔다. 두 랍비는 '아니오, 우리는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입니다.' 라고 하자. 이번에는 마을의 수비대장이 나왔다. 그러자, 두 랍비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만나려는 사람은, 치안 책임자나 수비대장이 아니라 학교의 선생님이란 말이오. 경찰이나 군인은 마을을 파괴할 뿐이고, 진정 마을을 지키는 사람은 교육을 맡고 있는 선생님이란 말이오.]
63. 공로자
어떤 왕이 병이 들었다. 의사는, 세상에서 보기 드문 병이어서 왕은 암사자의 젖을 먹어야만 낫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떻게 암사자의 젖을 구하느냐 하는 것이 큰 문제였다.
그런데, 어떤 영리한 사람이 사자가 있는 동굴 가까이에 가서 사자 새끼를 한 마리씩 어미 사자에게 넣어 주었다. 열흘쯤 지나자, 그 사람은 어미사자와 친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왕의 병에 쓸 사자의 젖을 조금씩이나마 짜낼 수가 있었다.
왕궁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는 자기 몸의 각 부분이 서로 말다툼을 하고 있는 꿈을 꾸었다. 그것은 몸안에서 어느 부분이 가장 중요한 일을 맡고 있는가에 대한 언쟁이었다.
발은, 자기 아니었더라면 사자가 있는 동굴까지 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눈은, 자기가 아니었다면 볼 수가 없어서 그 곳까지 가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심장은 자기가 아니었다면 감히 사자 가까이에 가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혀가 하는 말이 '만약 내가 말을 할 수 없었다면 너희들은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몸 안의 각 부분들이 모두 나서며 '뼈도 없고 아무 소용도 없는 조그만 것이 건방지게 굴지마'하고 욱박지르자 혀는 아무 말도 못했다.
그런 가운데 젖을 구한 그 사람이 궁전에 도착하자 혀는 이렇게 말했다. [누가 제일 중요한가 너희들에게 알려 주마.]
그 사람이 왕 앞에 엎드려 젖을 내 놓자 왕이 '이것이 무슨 젖이냐?' 하고 묻자, 그 사람은 느닷없이 '네 개의 젖이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일하고 혀를 윽박지르던 몸속의 각 부분들은 그제서야 혀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깨닫고, 혀에게 잘못을 빌었다.
사과를 받아낸 혀는 말했다.
'아니오, 내가 잘못 말을 했습니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자의 젖이 옵니다.' 중요한 대목에서 자제력을 잃게 되면 엉뚱한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64. 감사함
이 세상 최초의 인간은 빵을 먹기 위하여 얼마나 많이 일을 해야 했을까. 먼저 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 그런 뒤 그것을 가꾸어 거두어드려서 빵아 가루로 만들고, 반죽하고, 굽는 등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안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돈만 있으면 빵집에서 만들어 놓은 빵을 손쉽게 살 수 있다.
옛날에는 혼자서 모두 해야 했던 일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빵을 먹을 때는 많은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으면 안된다.
최초의 인간은 입을 옷 하나를 만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일을 해야 했을까. 들에 가서 양을 사로잡아 그것을 키워, 털을 깎고, 그 털로 실을 만들어 옷감을 짜고, 그것으로 다시 옷을 지어 입기까지는 많은 수고가 필요했다.
그런데 지금은 돈만 있으면 양복점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사 입을 수 있다. 옛날에는 한 사람이 해야 했던 많은 일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옷을 입을 때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65. 병문안
환자를 찾아가 위로하면, 그 환자의 병은 60분쯤은 낫는다. 그렇다고 60명이 일시에 병 문안을 간다고 해서 환자의 병이 단번에 완쾌되는 것은 아니다.
죽은 사람의 무덤을 찾는 것은 가장 고상한 행위이다. 병 문안은 환자가 나으면 그 사람으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을 수 있지만 죽은 사람은 아무런 인사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사를 바라지 않고 하는 행위야말로 진정으로 아름다운 행위인 것이다.
66. 결론
[탈무드]에는 4개월이나 6개월, 때로는 7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에 걸쳐 어떤 문제에 관하여 사람들의 논의를 제기했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그래도 그 가운데 더러는 결론이 나지 않은 것들도 있다.
이런 논제의 말미에는 '모른다'라고 되어 있는데, '알 수 없을 때에는 모른다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교훈이기도 한 것이다.
또 [탈무드]에는 어떤 문제에 관하여 갖가지의 결정을 내린 것들도 있는데, 그곳에는 반드시 소수의 의견도 같이 소개되어 있다. 소수의 의견은 적어 두지 않으면 곧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67. 강한 자와 약한 자
이 세상에는 약하면서도 강자에게 공포감을 느끼게하는 것이 네가지가 있다.
모기는 사자에게 공포감을 주고, 거머리는 코끼리에 공포감을 주고, 파리는 전갈에게 공포감을 주고, 거미는 매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아무리 크고 힘이 센 자라도, 항상 막강한 것은 아니다. 또 아무리 약한 것이라도, 어떤 조건만 갖추어지면 강한 자를 이길 수 있는 것이다.
68. 일곱 가지 계율
[탈무드]시대의 유태인들은 흔히 비유태인들과 함께 일과 평소 생활을 함께 하기도 하였다.
유태인에게는 천사가 당부한 603가지의 계율이 있으나 유태교에서는 굳이 비유태인을 유태화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선교사를 보내는 일은 하지 않았다. 다만 서로 간의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비유태인들에게는 일곱가지 계율만을 당부하였다.
첫째, 살아 있는 동물을 죽여서 바로 날고기로 먹지 말것.
둘째, 남을 욕하지 말것.
셋째, 도둑질하지 말것.
넷째, 법을 어기지 말것.
다섯째, 살인을 하지 말것.
여섯째, 근친 상간을 하지 말것.
69. 하나님
어떤 로마인이 랍비를 찾아 와서 '당신들은 하나님 이야기만 하고 있는데, 도대체 그 하나님이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 주시오'라고 말하며 가르쳐 주면 자기도 하나님을 믿겠다고 하였다.
랍비는 물론 이 심술궃은 질문을 못들은 척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랍비는 그 로마인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태양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태양을 똑바로 쳐다보시오.]
그러자 로마인은 태양을 잠깐 쳐다보고는 소리쳤다. [엉터리 같은 소리는 집어치우시오! 어떻게 태양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단 말이오.]
그러자, 랍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많은 것들 가운데 하나인 태양조차 바로 볼 수가 없다면 어떻게 위대하신 하나님을 눈으로 볼 수 있겠소.]
70. 고별인사
어떤 사람이 긴 여행을 계속한 탓으로 몹시 지쳐있었고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사람은 사막을 한참 걸은 후, 간신히 나무가 자라고 있는 오아시스에 이르렀다.
그는 나무 그늘에서 지친 몸을 쉬며 굶주린 배를 과일로 채우고 시원한 물로 갈증을 푼다음 안도와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는 여행을 계속하기 위하여 다시 길을 떠나야만 했다. 그는 그늘을 준 나무에게 감사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나무야, 정말 고맙구나, 나는 무엇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의 과일이 맛있게 되기를 빌고 싶지만, 네 그늘은 이미 충분히 시원하고, 네가 더욱 잘 자라도록 충분한 물이 있기를 빌고 싶지만, 너에게는 이미 충분한 물이 있구나.그러나,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네가 더욱 많은 열매를 맺게 되어, 그 열매가 많은 나무들이 되어 너와 똑같이 아름답고 훌륭한 나무로 자라게 되기를 비는 것밖에 없단다.]
여러분들이 작별하는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기원하고 싶을 때, 그 사 이 더욱 현명해지기를 빌고 싶어도 이미 현명하고, 부자가 되기를 빌고 싶어도 이미 가진 것이 넉넉한 부자이고, 남들로부터 사랑받는 선량한 사람이 되기를 빌고 깊어도 이미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 선량한 사람일 때, 여러분은 작별 인사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는가?
'부다 선생의 자녀들이 선생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빕니다.'라고 작별인사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작별 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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