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창고

한국과 일본의 생선회 문화 차이

지식창고지기 2011. 10. 22. 19:22

우리나라와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선회를 먹기 시작한 역사도 조선중기 정도로 비슷하지만 생선회 식문화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우리국민의 생선회 식문화는 살아서 펄떡펄떡 튀어야 생선회라는 개념과 생선회의 맛은 먹을때 이빨로 느끼는 육질의 단단함 즉 씹힘성을 중요시하는 활어회(活魚膾) 문화 또는 씹힘성의 문화로 표현할 수 있다. 반면 일본은 죽여서 일정시간 지난 후 먹으면 맛이 더 좋아진다는 개념과 혀로 느끼는 맛에 중점을 두고 먹는 선어회(鮮魚膾) 문화 및 미각(味覺)의 문화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활어 수송차량을 이용, 어류를 살려서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수송할 뿐만 아니라 횟집에서도 수조시설이 필요한 반면, 일본에서는 죽여서 선어 상태로 수송하며 수조도 필요 없다. 따라서 선어 수송은 경비 절감효과 뿐만 아니라 수송중 생선회 맛이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

 

내년부터는 우리나라도 우리국민의 생선회 식문화인 씹힘성에 적합한 선어회 수송방법을 실용화시키기 위해 필자 연구실에서 해양수산부 용역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선어회가 보급되면 수송경비나 시설비를 절약할수 있어 지금의 1/2~2/3정도로 값이 저렴해지고 위생적으로 안전하며 맛있는 생선회를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먹는 방법과 양념장의 차이

 

일본 사람들은 생선회를 한점씩 고추냉이(와사비) 소스에 찍어서 생선회의 종류별에 따른 고유한 향과 맛을 느끼면서 먹는 반면, 우리 국민들은 생선회를 야채에 마늘, 된장, 초장, 고추 등과 함께 싸서 포식하며 생선회만의 맛보다는 여러 가지 맛을 한꺼번에 느끼면서 먹는 쨤뽕의 시식방법이다. 그리고 일본은 생선회의 양념장이 주로 고추냉이(와사비) 소스인데 반하여, 우리는 고추냉이 소스는 물론이고 주로 된장과 초장 그리고 이 것들을 혼합하여 먹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식방법은 된장과 초장의 강한 향과 맛이, 생선회의 고유한 향과 맛을 느끼지 못하도록 막아 버린다.

 

우리나라는 생선회와 초밥의 소비 비율이 약 7:3으로 생선회 중심인데 반하여 일본은 초밥과 생선회의 소비 비율이 약 7:3으로 초밥 중심이다. 이는 생선회 식문화가 우리나라가 씹힘성의 문화이고, 일본이 미각의 문화인 것과 깊은 관계가 있다. 참고로 일본은 전국 초밥조합이 전국 41개 도도부현(都島府縣)과 그 산하 6백개 이상의 시지부로 구성된 거대한 단체로 돼있으며 초밥 단일 품목으로 연간 약 15조원의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종류 따라 양념장도 달라

 

생선회 양념장에는 고추냉이(와사비)를 간장에 푼 고추냉이소스, 초장, 된장 등이 일반적이며 기호에 따라 선택하도록 횟집에서 모두 내놓고 있다. 우리 식문화가 비빔문화여서인지 양념장도 어김없이 이것저것 섞어 개인 성향에 맞는 양념장을 제조하는 사람도 있다.

생선회는 종류에 따라서 고유의 향과 맛이 있으므로 생선회 고유의 맛과 향을 최상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흰 살 생선을 중심으로 하는 대부분 생선회는 고추냉이소스에 찍어서 먹는 것이 좋으며, 고추냉이에 있는 톡 쏘는 맛의 시니그린은 비린내를 제거함과 동시에 항균력이 있다.

지방질이 많은 생선은 선도 저하가 빠르며 좋지 못한 냄새를 내므로 이런 냄새 를 된장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흡착해(콜로이드 흡착) 냄새를 느끼지 못하도록 하거나 된장의 발효 생산물인 카르보닐화합물이 냄새성분을 비휘발형으로 만들어 버린다. 따라서 지방질 함량이 많은 전어, 고등어 등은 된장에 찍어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굴, 우렁쉥이, 오징어 등과 같은 패류 및 연체류는 초장에 찍어 먹는 것이 고유한 맛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