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왕과 동명왕
추모왕과 동명왕은 다른 인물이라고 합니다. 추모왕이 주몽이고 동명왕은 부여를 세웠던 사람인데 단지, 그 신화가 매우 흡사해서 동일인물이라는 판정을 받았다는것입니다.
드라마 주몽에서는 고구려 시조의 본명이 주몽이고 별칭이 추모라고 설정돼있다.
드라마에서 고구려 시조의 이름이 주몽인 것은 그의 아버지인 해모수(解慕漱)가 활을 잘 쏘았기에 어머니인 유화부인이 지어서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해모수가 활을 잘 쏘는 것과 주몽이라는 이름의 관계를 이상하게 설정을 하여서 주몽의 뜻은 활을 잘 쏘는 해모수라는 이상한 뜻으로 변질되었다.
그렇다면 주몽의 뜻은 무엇일까?
주몽에 관해서는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동명성왕조에 [그 어미(유화부인)는 물건으로 알을 싸서 따뜻한 곳에 두었더니, 한 사내아이가 껍데기를 깨뜨리고 나왔다. 아이의 외모가 영특하여 나이 일곱 살에 유표히 평범한 아이와 달리 제 손으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쏘는데, 백발백중(百發百中)이었다. 부여(扶餘)의 속어(俗語)에 선사자(善射者: 활을 잘 쏘는 사람.) ‘주몽(朱蒙)이라 하므로, 그와 같이 이름을 지었다 한다.]기록되어 있다. 즉 아이가 활을 무척 잘 쏘므로 주몽이라 했다는 것이다.
주몽에 대해 기록한 또 다른 사서인 위서(魏書: 중국 남북조 시대 중 북조인 위나라의 역사를 다룬 역사서)를 보면 [장성(長成)하자 주몽이라 하였다. 주몽은 그 나라의 말로 활을 잘 쏘는 사람을 이르는 이름이다.]라고 기록하였다.
삼국사기에서는 단지 활을 잘 쏘기 때문에 주몽이라 불렀고 위서에서는 주몽이라는 불린 시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장성해서’라고 기록하여 그 시기를 추상적으로나마 기록 하였다. ‘장성해서’라는 표현은 그 시대상으로 보아 대게 15~16세 이후의 나이에 쓰는 표현이다.
그렇다면 고구려시조는 주몽이라 불리기 전까지 이름이 없었다는 것이 된다. 그러나 그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분명 고구려 시조는 이름이 있다. 그것을 입증하는 광개토태왕릉비, 모두루 묘지명 등 고구려인들이 직접 기록한 금석문을 보면 분명히 자신들의 시조를 추모왕(鄒牟王), 혹은 추모성왕(鄒牟聖王)이라 기록 되어있다.
즉 고구려 시조의 이름은 추모이다.
주몽은 추모성왕의 특징이 활을 매우 잘 쏘는 것이었기에 붙은 별칭에 불과한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이름이 홍길동이다. 그러나 홍길동의 특징은 얼굴이 길고 빨개서 별칭이 홍당무이다. 그래서 홍길동은 사람들 사이에서 본명인 홍길동 보다 홍당무라고 더 많이 불린다. 추모와 주몽의 관계도 위의 예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본명 보다 별칭으로 더 많이 불리는 경우는 많다.
일설에는 원래 주몽이나 추모, 추몽, 중해, 중모, 도모 등으로 다 같은데 한자로 음역으로 기록되어 전해지다 보니 다르게 기록되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고구려인이 스스로 기록한 것을 보면 고구려 시조를 칭할 때 추모로 되어 있으므로 주몽이나 추모 등이 원래 같은 음일지라도 고구려시조를 말할 때는 주몽 보다는 추모로 부르는 것이 더 합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구려 시조를 말할 때 주몽 못지않게 친숙한 표현인 동명왕(東明王) 혹은 동명성왕(東明聖王)은 무엇일까?
엄밀히 말해 동명(성)왕과 추모성왕은 다른 인물이다. 삼국사기를 비롯한 여타 사서들은 동명설화와 추모설화가 비슷한 까닭에 혼동하여 한 인물로 적은 것이다.
동명(성)왕은 원래 부여의 시조인 동명왕이다. 동명왕은 탁리국(혹은 고리국) 사람으로서 남하하여 부여를 세우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의 탄생 설화와 남하하는 과정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주몽설화와 매우 유사하다. 두 설화의 원형은 두말할 것 없이 시기상으로 훨씬 전대(前代)인 부여 시조 동명왕 설화가 원형이다.
그런데 어째서 왜 추모설화와 동명설화가 그토록 유사한 것일까?
고구려 시조인 추모성왕은 부여 출신이므로 부여 시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을 것이고 그 이야기는 그가 세운 고구려에도 퍼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고구려가 부여를 압도할 만한 국력을 가지게 되자, 부여 시조인 동명설화를 자신들의 시조인 추모성왕의 설화로 채용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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