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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타지 설화

지식창고지기 2009. 7. 4. 18:46

거타지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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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설화와 비슷한 내용은 조선의 건국신화인 '용비어천가' 22장 도조의 사적에도 있고, 제주도 서사무가인 '군웅 본풀이'에도 같은 유형이 전한다. 그리고 고려 건국신화인 '작제건'에도 나온다.
   이 설화는 '인신 공희'와 '영웅의 악마 퇴치'가 주된 내용인데, 인신공희란 간단히 말해서 '신에게 산 몸을 바쳐 희생의 제물이 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구약성경'에서 아브라함이 하느님에게 아들 이삭을 바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인신 공희의 과정을 보면 인간과 인신을 요구하는 신물의 대결에서 종종 인간이 신물을 제압하고 다른 이를 돕는 것을 보게 된다. 왜 그러냐 하는 이유나 해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설화도 마찬가지다.
   
이 설화에 불교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훗날 '심청전'이 이루어진다. 물론 이 설화는 거타지라는 초인적인 영웅의 이야기요, '심청전'은 운명에 다소곳이 순종하는 여인이라는 점이 다르다. 주인공 거타지가 활을 잘 쏘고 또 여인이 꽃으로 변한 것은 각각 '동명왕 신화'와 '죽통미녀'와 관련이 있다고 하겠다.

   진성여왕 때의 아찬인 양패는 왕의 막내아들이다. 그는 당나라에 사신으로 떠나면서 백제의 해적들이 진도에서 뱃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활 잘 쏘는 사람 50명을 뽑아 자신을 따르게 했다.
   양패 일행이 탄 배가 곡도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풍랑이 거세게 일어났다. 그래서 열흘 동안이나 그곳에서 묵고 있었다. 양패가 걱정이 되어 사람을 시켜 점을 치게 했다.
   "이 곡도에 신령스런 못이 있습니다. 거기에 제사를 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못에 제전을 차렸더니 못물이 한 길이 넘도록 용솟음쳐 올랐다. 그리고 그날 밤 한 노인이 양패공의 꿈에 나타나 말했다.
   "활 잘 쏘는 군사 한 사람을 이 섬에다 남겨 두고 가면 순풍을 만날 수 있으리라."
   양패공은 꿈에서 깨어나 부하들에게 그 꿈을 얘기해주고 누가 남겠느냐고 의견을 물었다. 부하들이 제안했다.
   "50개의 나무 조각에다 각기 저희들의 이름을 적어 물에 넣어보고 그 이름이 물에 잠기는 사람이 남기로 합시다."
   양패공은 부하들의 제의대로 했다. 그들 50명의 궁수 가운데 거타지란 자의 이름이 물 속에 잠겨들었다. 결국 거타지를 섬에 남겨 두고 양패공 일행은 출범하니 문득 순풍이 불어 배는 미끄러지듯 바다를 떠갔다.
홀로 섬에 남은 거타지는 시름에 잠긴 채 멍하니 서있었다. 그때 한 노인이 못에서 나와 말했다.
   "나는 서해의 해신이다. 매일 한 중이 해뜰 무렵이면 하늘에서 내려와 다리니(주문)를 외면서 이 못을 세 바퀴 돈다. 그러면 우리 부부랑 자손들은 모두 물 위에 뜨게 된다. 이렇게 해두고 그 중은 내 자손들의 간을 빼먹었다. 이제 내 자손들의 간을 다 빼먹고 오직 우리 부부와 딸 하나만 남겨 두고 있다. 내일 아침에도 그 중은 반드시 올 것이다. 그대에게 부탁하노니, 그 중을 화살로 쏘아다오."
   거타지가 대답했다.
   "활 쏘는 일이라면 본래 나의 특기입니다.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노인은 거타지에게 감사하고 도로 못 속으로 들어갔다.
   거타지는 못 주변에 잠복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이튿날,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자 과연 중이 내려왔다. 그 중은 전과 마찬가지로 주문을 외고 늙은 용의 간을 빼려고 했다. 기다라고 있던 거타지는 활을 쏘아 명중시켰다. 그 중은 곧장 늙은 여우로 변해 땅에 떨어져 죽었다.
   그러자 노인은 못에서 나와 거타지에게 감사하며 말했다.
   "그대의 은덕을 입어 내 생명을 보전하게 되었다. 내 딸을 그대의 아내로 데려가 주게."
   "주시는 것을 마다하겠사옵니까. 진실로 바라던 바였습니다."
   노인은 그 딸을 한 송이 꽃으로 변하게 하여 거타지의 품속에다 넣어 주었다. 그리고 두 마리의 용에게 명하여 거타지를 받들어 앞서간 양패공 일행의 배를 따라잡게 하고, 그 배를 호송하여 무사히 당나라에 들어가도록 해주었다.
   당나라 사람들은 신라의 배가 두 마리의 용에게 업혀 오는 것을 보고 그 일을 황제에게 아뢰었다. 당나라 황제는,
   "신라의 사자는 틀림없이 비상한 사람일 것이다."
   하고 연회를 베풀 때 뭇 신하들의 윗자리에 앉히는 한편, 금과 비단을 후하게 주었다.
   고국에 돌아오자 거타지는 품속에서 꽃을 꺼내어 여자로 변하게 하여 함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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