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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이후 BRICs의 네 가지 변화

지식창고지기 2009. 7. 8. 15:01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BRICs 경제는 몇 가지 구조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자본 의존형 고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출중심 성장 정책의 수정이 진행중이며 그동안 외면했던 녹색성장 문제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가 조금씩 진정되어 가는듯한 신호들이 나타나면서 위기 이후 세계경제에 어떤 변화들이 나타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경제 주도권의 향방, 성장방식의 변화, 국제 금융질서 재편, 승자와 패자 등 궁금증의 스펙트럼도 상당히 넓다. 물론 이번 위기가 구조적인 변화를 초래하지 않고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경제 위기가 다양한 형태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세계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멀리 산업혁명이나 대공황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1, 2차 오일쇼크와 1980년대 중남미 외채위기, 1990년대 후반의 아시아 외환위기, 2000년대 초 미국의 닷컴 버블 붕괴 등이 좋은 예다. 오일쇼크를 계기로 유럽 각국이 에너지 효율 개선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고, 외채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중남미 국가들이 재정건전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시아 기업들이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고 미국 투자자들이 굴뚝 기업과 같은 전통적 산업의 가치를 인정하게 된 것도 큰 어려움을 통해 배운 교훈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도 그 동안 드러난 문제점들을 바로잡고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 계기를 제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BRICs, 공동 보조로 더 강해질 전망 
 
이번 위기 이후 BRICs로 대표되는 신흥경제권의 경제상황이 각국별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지난 몇 차례의 LG Business Insight 리포트를 통해 분석 결과를 소개하였다. [1019호(브라질), 1020호/1030호/1034호(중국), 1042호(BRICs 장기 전망), 1045호(러시아), 1046호(인도) 참고] 그러나 최근 세계경제 무대에서 감지되는 BRICs 국가들의 정치, 경제적 중요성 확대를 고려할 때 BRICs에서 나타날 변화들은 과거와 달리 개별 국가 사안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바이오 에탄올에 대한 브라질의 관심이 한 나라 에너지 정책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려웠지만, 그린뉴딜이나 환경표준 등의 문제에 대해 BRICs 4개국이 공동 보조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 합의 결과가 세계경제에 주는 의미와 파장은 예상보다 훨씬 커지게 되었다. 따라서 위기 이후의 새로운 변화들이 가져올 파장과 그 의미를 BRICs 전체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세계경제에서 나타나고 있는 주요 변화들과 BRICs 4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정책들을 살펴본 결과, 기업들이 향후 세계경제 성장 패턴을 전망하고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1. 세계경제 성장, BRICs가 주도한다 
 
첫째,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BRICs 국가들의 기여도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IMF가 발표한 실적치와 LG경제연구원이 추정한 전망치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위기 발생 전 5년 간 이뤄진 전세계 경제성장에서 BRICs가 기여한 비중은 38.1%로 선진권의 기여도 32.8%에 비해 약간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위기 후 5년간은 선진권이 18.7% 기여에 그친 반면, BRICs의 기여도는 53.3%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그림 1> 참조). 다시 말해 향후 5년간 추가적으로 늘어나는 전세계 총생산의 절반 이상이 BRICs 4개국에서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최근 다른 여러 연구기관과 국제기구들이 내놓은 전망도 이와 비슷한 입장이다. 위기의 해법이나 극복 전망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지만, 선진권과 BRICs 사이에 경제 회복 속도의 차이가 클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거의 이견이 없다. 미국, EU, 일본 등 선진권은 올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고 내년에도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BRICs 국가들의 경우, 비록 과거에 비해서는 성장세가 부진하겠지만 선진권보다는 상대적으로 둔화 폭이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등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4~7% 대의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그 결과, 선진권 국가들은 2011~2012년경에나 2008년 수준의 GDP 규모를 회복하겠지만 신흥경제권은 올해와 내년에도 계속해서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여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도 역시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 BRICs의 글로벌 위상 확대 
 
이처럼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BRICs의 기여도가 커지면 자연히 BRICs 국가들의 경제적, 정치적 지위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절대 규모 면에서는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수준이 높지만 추가적인 성장, 즉 새로운 고용과 생산을 유발할 수 있는 경제 활력 면에서는 BRICs 국가들의 기여도가 압도적으로 높아 신규 투자를 비롯한 중요한 경제적 의사 결정의 주도권이 자연스레 이 나라들로 흘러가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신흥경제권 국가들이 국제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BRICs 4개국 정상은 지난 6월 16일 러시아에서 열린 제 1회 BRICs 정상회담을 통해 신흥국의 위상 강화와 국제금융 시스템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향후 국제 사회에서 경제규모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BRICs 국가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축통화 문제가 언급될 것이라거나 향후 환경 협약이나 기술 표준 수립 과정에서도 BRICs 국가들의 공조가 강화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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