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이라 늦여름 소서 대서 절기로다 큰비도 가끔 있고 더위도 극심하다 수풀이 무성하니 파리모기 모여들고 평지에 물 고이니 개굴개굴 소리난다 봄보리 밀귀리를 차례로 베여내고 늦은 콩팥 조기장을 베기 전에 후작 심고 쉬지말고 지력을 극진히 다스리소 젊은이 하는 일이 김매기뿐이로다 논밭을 번갈아 서너차례 돌려맬 제 그중에 면화밭은 사람품이 더 드나니 틈틈이 나물밭도 북돋아 매가꾸소 집터울 밑 돌아가며 잡풀을 없게 하소 날이 새면 호미들고 긴긴해 쉴새없이 땀흘려 흙이 젖고 숨막혀 기진할 듯 때마침 점심밥이 반갑고 신기하다 정자나무 그늘 밑에 앉는 순서 정한 후에 점심그릇 열어놓고 보리단술 먼저 먹세 반찬이야 있고 없고 주린 창자 채운 후에 시원한데 누우니 잠시간 낙이로다 농부야 근심 말아 수고하는 값이 있네 오조이삭 청대콩이 어느 사이 익었구나 이것으로 짐작하면 양식걱정 오랠소냐 해진 후 돌아올 제 노래 끝에 웃음이라 자욱한 저녁연기 산촌에 잠기였고 달빛은 몽롱하여 발길에 비치거라 늙은이 하는 일도 아주야 없을소냐 이른 아침 외따기와 뙤약볕에 보리널기 그늘 곁에 거적치기 창문 앞에 노꼬기와 하다가 고달프면 목침 베고 허리쉬움 북쪽창문 바람아래 잠드는 것 재미일세 잠 깨여 바라보니 급한 비 지나가고 먼 나무에 쓰르라미 저녁해를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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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하는 일은 여러가지 못하여도 묵은 솜 들고앉아 알뜰히 피여내니 장마 속에 소일이요 낮잠자기 잊었도다 삼복도 명절이요 교두도 명절이라 원두밭에 참외 따고 밀 갈아 국수하여 사당에 제사하고 한때 음식 즐겨보세 부녀는 헤피말아 밀기울 한데 모아 누룩을 드디여라 유두누룩 일러준다 호박나물 가지김치 풋고추 양념하고 옥수수 새맛으로 일없는 이 먹어보소 장독을 살펴보아 제맛을 잃지 말고 맑은 장 따로 모아 익는 족족 떠내여라 비 오면 덮겠은즉 독뚜껑 정히 하소 남북마을 힘을 합쳐 삼구덩이 하여 보세 삼대를 베여 묶어 푹 쪄서 벗기리라 고운삼 길쌈하고 굵은삼 바를 꼬소 농가에 요긴키로 곡식과 같이 치네 산밭 모밀 먼저 갈고 강가 밭은 나중 가소
내용 : 6월의 절기와 간작, 북 돋우기, 유두의 풍속, 장 관리, 삼 수확, 길쌈
/ 옛날의 농사는 어떻게 지었을까? / / 옛날 우리 농민들의 삶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