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조환
유배 가사의 하나로, 조선 정조 때 대전별감이던 안조환이 지은 가사로 <사고향(思故鄕)>이라고도 한다. |
* 작가 : 안조환
* 갈래 : 유배가사, 전편 2,916구, 속편 594구로 된 장편가사
* 구성 : 만언사라는 주가사와 만언답사, 사부모, 사처, 사자, 사백부로 구성
* 주제 : 귀양가서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며 지은 죄를 눈물로 회개
* 의의 : 김진형이 지은 장편 유배 가사인 <북천가>와 더불어 쌍벽
어와 벗님네야 이 내 말씀 들어보소 / 인생 천지간에 그 아니 느껴온가
평생을 다 살아도 다만지 백년이라 / 하물며 백년이 반듯기 어려우니
백구지과극이요 창해지일속이라 / 역려 건곤에 지나가는 손이로다
빌어온 인생이 꿈의 몸 가지고서 / 남아의 하올 일을 역력히 다 하여도
풀 끝에 이슬이라 오히려 덧없거든 / 어와 내 일이야 광음을 헤어보니
반생이 채 못되어 六六에 둘이 없네 / 이왕 일 생각하고 즉금 일 헤아리니
번복도 측량없다 승침도 하도할사 / 남대되 그러한가 내 홀로 이러한가
아무리 내 일이라 내 역시 내 몰라라 / 장우단탄 절로 나니 도중상감 뿐이로다
부모생아 하오실 제 제 죽은 나를 나으시니 / 부귀공명 하려던지 절도고생 하려던지
천명이 기압던지 선방으로 서험한지 / 일주야 죽은 아해 홀연히 살아나네
평생길흉 점복할 제 수부강녕 가졌으니 / 귀양 갈 적 있었으며 이별순들 있었으랴
빛난 채의 몸이러니 노래자를 효측하여 / 부모앞에 어린 체로 시름 없이 자라더니
어와 기박하다 나의 명도 기박하다 / 십일세에 자모상에 호곡애통 혼절하니
그때나 죽었더면 이때 고생 아니 보리 / 한번 세상 두번 살아 인간행락 하려던지
종천지통 슬픈 눈물 매봉가절 몇 번인고 / 십년양육 외가은공 호의호식 그렸으랴
잊은 일도 많다마는 봉공무하 함이로다 / 어진 자당 들어오셔 임사지덕 가지시니
맹모의 삼천지교 일마다 법이로다
증모의 투저함은 날 믿어 아니시리 / 설리에 읍죽함은 지성이 감천이요
백이의 부마함은 효자의 할 바로다 / 입신하여 양명함은 문호의 광채로다
행세의 으뜸 일이 글 밖에 또 있난가 / 동사고문 사서삼경 당음장편 송명사를
세세히 숙독하고 자자이 외웠으니 / 읽기도 하려니와 짓긴들 아니하랴
삼월춘풍 화류시와 구추황국 단풍절에 / 소인묵객 벗이되어 음풍영월 일삼을 제
당시의 조격이요 송명시의 재치로다 / 문여필이 한가지라 어느 것이 다를손가
짓기도 하려니와 쓰긴들 아니하랴 / 번화감제 부벽서와 사치공자 병풍서를
왕우군의 보체런가 조맹부의 축체런가
여러가지 잘하기로 일시재동 일컫더니 / 오매구지 요조숙녀 전전반측 생각하니
동방화촉 늦어간다 이십년에 유실이라 / 유폐정정 법을 받아 삼종지의 알았으니
내조에 어진 처는 성가할 징조로다 / 유인유덕 우리 백부 구세동거 효측하여
일가지내 한데 있어 감고우락 같이 하니 / 의식분별 뉘 아던가 세간구처 내 몰래라
입신양명 길을 찾아 권문귀댁 어디어디 / 장군문하 막빈인가 승상부중 기실인가
천금준마 환소첩은 소년 놀이 더욱 좋다 / 자극맥상 번화성은 나도 잠간 하오리다
이전 마음 전혀 잊고 호심광홍 절로 난다 / 백마왕손 귀한 벗과 유협경박 다 따른다
무릉장대 천진교도 명승지라 알려지다
삼청운대 광통굔들 놀이처가 아니런가 / 화조월석 빈 날 없이 주사청루 거닐 적에
만준향료 진취하고 절대가인 침닉하여 / 취대라군 고운 태도 청가묘무 회롱할 제
풍류호사 괴 뉘신고 주중선군 부러하랴 / 만사무심 잊었더니 일조홀연 양심 나네
소년놀이 그만하자 부모근심 깊으시다 / 맥상번화 자랑마라 구리화도 늦어간다
옛마음 다시 나서 하던 공부 고쳐하여 / 밤을 새워 낮을 이어 일시불철 하난고야
부모봉양 하려던지 내 몸 위한 일이런지 / 수삼년을 각고하니 무식지인 면하거다
어와 바랐으랴 꿈결에나 바랐으랴 / 어악원에 들어가서 금문옥계 문을 열어
디미니 천하온 몸이 천문근처 바랐으리 / 금의를 몸에 감고 옥식을 베고 있어
부귀에 싸였으며 번화에 잠겼세라 / 일진 겸대 삼사처는 궁임뿐이 아니로다
복과재생이라 소심봉공 잘못하여 / 삭관퇴거 하온 후에 칠일옥중 지내오니
곱던 의복 무색하고 좋은 음식 맛이 없네 / 망극천은 가이 없어 희극환비 눈물 난다
어와 과분하다 천은도 과분하다 / 궁임겸대 망극천은 생각사록 과분하다
번화부귀 고쳐하고 금의 옥식 다시하여 / 장안 도상 넓은 길로 비마경구 다닐 적에
소비친척 강위친은 예로부터 일렀나니 / 여기 가도 손을 잡고 저기 가도 반겨하니
입신도 되다하고 양명도 하다하리 / 만사여의 하였으니 막비천은 모를소냐
충칙진명 알았으니 쇄신보국 하려던지 / 졸부귀가 불상이라 곤마복중 되겠고야
극성즉필패하고 흥진즉비래니라 / 다 오르면 나려오고 가들하면 넘치나니
호사가 다마하고 조물이 시기한지 / 인간작죄 많이 하여 화전중화 되었는지
청천백일 맑은 날에 뇌성벽력 급히치니 / 삼혼칠백 날아나서 천지인사 아올소냐
여불승의 약한 몸에 이십오근 칼을 쓰고 / 수쇄족쇄 하온 후에 사옥 중에 드단말가
나의 죄를 헤아리니 여산여해 하겠고야 / 아깝다 내 일이야 애닯다 내 일이야
평생일심 원하기를 충효겸전 하잤더니 / 한 번 일을 그릇하고 불충불효 다 되겠다
회서자이 막급이라 뉘우친들 무상하리 / 등잔불 치는 나비 저 죽을 줄 알았으면
어디서 식록지신이 죄 짓자 하랴마는 / 대액이 당전하니 눈조차 어둡고나
마른 섶을 등에 지고 열화에 듐이로다 / 재가 된들 뉘 탓이리 살 가망 없다마는
일명을 꾸이오셔 해도에 보내시니 / 어와 성은이야 가지록 망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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