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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읽기 1 [이별편]

지식창고지기 2009. 7. 31. 11:34

<바리데기> 읽기 1


1 이별편,  2 재회편,  3 모험편,  4  무신편

1. 바리공주의 탄생과 부모와의 이별

옛날에 천별산을 다스리는 오구대왕이 있었다. 나라를 잘 다스렸는데, 정전(正殿)이 비어 있는 것이 흠이었다. 여러 종실과 시신백관이 간택할 것을 권하자 대왕은 간택을 허락하는 전교를 내렸다. 나라에 영을 내려 간택을 하는데, 이간택, 삼간택을 하여 길대부인을 국모로 모시게 되었다.
"국가의 길흉을 알고 싶은데 어디 용한 복자(卜者-점을 치는 사람)가 있더냐?"
대왕마마가 시녀 상궁에게 물었다.
"천하궁의 갈이박사(박수- 남자무당)), 제석궁의 소실악씨(소실애기씨 - 여자무당), 명도궁(저승)의 강림박사(강림도령 - 저승사자)가 용하다고 하더이다."
"천하궁에 가서 문복(問卜-점을 치다)하여라"
대왕의 전교를 받은 상궁은 생진주 석 되 서홉, 금돈 닷 돈, 자금 닷 돈을 간추려 싸가지고 천하궁의 갈이박사를 찾아갔다.
천하궁의 갈이박사는 백옥반에 백미를 흩어놓고 점을 치기 시작했다.
"초산은 흐튼산이요, 이산은 상하문(上下門)이요, 세 번째는 이로성이외다."
하늘을 나는 바리공주. 굿할 때 쓰는 무속그림 중에는 무당의 꿈에서 본 그림을 옮긴 것이 많다.상궁에게 점괘를 일러 주었는데,
"아뢰옵기 황송하나, 금년에 길례를 하면 칠공주를 보실 것이오, 내년에 길례를 하면 삼동궁(세사람의 왕자)를 보시리이다."
상궁은 돌아와 그대로 아뢰었다. 상궁의 말을 들은 대왕은 웃으면서 말했다.
"문복이 용하다고 한들 제 어찌 알소냐, 일각이 여삼추요, 하루가 열흘 같은데 어떻게 기다리겠느냐"
오구대왕은 예조에게 택일을 명했다.
삼월 삼일을 초간택을 봉하시고 오월 오일 단오는 이간택을 봉하시고, 칠월 칠일 견우직녀가 상봉하는 날을 길례로 정하고 길례도감을 설치한후 준비하시 시작했다.
세월은 유수와 같아 몇 달이 석달이 지나가니 길대부인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 수라에서는 생쌀내가 나고, 어수(중전마마가 드시는 물)에서는 해감(물속에 생기는 썩은 냄새나는 찌꺼기)내가 나고, 금광초(담배의 일종)에 풋내가 나고 탕수(국)에서는 날장내(생장냄새)가 나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대왕마마에게 아뢰자 대왕마마가 묻는다.
"몽사가 어떠하더이까?"
"예, 품안에 달이 돋아 뵈고 오른 손에 청도화(靑桃花) 한 짝을 꺾어 들고 있더이다."
대왕마마는 상궁에게 문복 가라 명했다.
천하궁의 갈이박사는 점을 쳐 상궁에게 일러준다.
"길대 중전마마의 태기가 분명하구나. 자식을 보시는데 여공주를 볼것이요"
그대로 상달하자.
"문복이 용하다고 한들 제 어찌 알소냐"
고 웃어 넘긴다. 열 달이 되어 낳으니 공주였다. 공주의 탄생을 대왕마마께 아뢰자
"공주를 낳았으니 세자인들 아니 날소냐, 귀하게 길러라."
하신다. 공주 애기가 태어난지 석 달이 되자 청대공주라 하고 별호로 달이장 아씨라 하였다.
세월이 흘러 길대부인은 또 잉태했는데, 몽사를 말하기를
" 품안에 칠성별이 떨어져 보이고 오른손에 홍도화 한가지를 물고 있더이다."
또 딸을 낳아 이름을 홍도공주라 하고 별호로 별이장 아씨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아들이 태어나기를 기다렸는데, 계속 딸이 태어나 딸만 육형제를 두게 되었다.
육형제를 낳은 후 길대부인은 다시 잉태하였다.
"이번 몽사는 어떠하더이까"
"이번 몽사는 연약한 몸이 부지하기 어려울까 하나이다. 대명전 대들보에 청룡 황룡이 엉켜져 보이고 오른손에 보라매, 왼손에 백마를 받아보이고 왼 무릎에 흑거북이 앉아 뵈고 양 어깨에는 일월이 돋아 뵈더이다."
길대부인의 말을 들은 대왕은 크게 기뻐했다.
"그대가 이번에는 세자 대군을 낳겠구려."
그리고는 상궁에게 문복갈 것을 명했다.
문복을 다녀온 상궁이 아뢰었다.
"이번에도 공주를 본다고 합니다."
"점복이 용하다 한들 점복마다 맞출소냐. 이번 몽사는 세자 대군을 얻을 몽사로다."
하며 사대문에 방을 붙어 옥문을 열어 중죄인을 용서하게 하였다.
드디어 열달이 되어 해산을 하였는데 또 딸이었다. 길대 중전마마는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대왕은 길게 탄식하며 말하였다.
"내 전생의 죄가 남아 옥황상제가 일곱 딸을 점지하였구나.  서해 용왕에게 진상이나 보내리다."
옥장이 불러서 옥함을 짜게 하여 함 뚜껑에 '국왕공주'라 새기게 했다.
중전마마가 탄식하며 말했다.
"대왕마마는 모질기도 모지시다. 혈육을 버리려 하옵시니, 신하 중 자식 없는 신하에게 양녀로 주시지"
대왕마마는 중전마마의 말을 듣지 않았다.
"버리는 자손 이름이나 지읍시다."
"
버려도 버릴 것이요 던져도 던질 것이니 '바리공주'라 지어라."
양 마마의 생월 일시와 아기의 생월 생시를 옷고름에 맨 후에 옥병에 젖을 넣어 아기 입에 물린 후 함에 넣었다. 금거북 금자물쇠, 흑거북 흑자물쇠를 채운 후에 신하를 시켜 바다에 버릴 것을 명했다.
앞에는 황천강, 뒤에는 유사강이 흐르는 여울에 한번 던지니 용솟음하여 뭍으로 다시 나오고, 두 번째 던져도 뭍으로 다시 나온다. 세 번째 던지니 물속으로 들어가는데 하늘이 안던 자손이라 깊이 가라앉지 않고 금거북이 나타나 지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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