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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대재앙] (5) '국민 4대의무' 부도난다

지식창고지기 2009. 8. 12. 19:22

인구대재앙] (5) '국민 4대의무' 부도난다

서울경제 | 입력 2009.08.12 17:21

 

 

1부. 충격, 대한민국 인구 리포트
학생 없어 '校死시대'로… 생산 인구 줄어 세수도 '구멍'
2030년 초중고 학령인구 2007년의 60%도 안돼 교육기관이 퇴출 1순위
30~40代이미 감소 시작 베이비붐 세대 조기은퇴 땐 근로·세금부족 현상 가속화

# 소중이의 일기

2050년 8월13일, 날씨 흐림
단짝 친구 귀한이가 오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우리 반은 이제 나까지 5명 남았다. 귀한이의 전학으로 선생님 3명이 학교를 떠나게 됐다. 엄마는 "선생님들이 남아서 가르칠 학생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앞으로 몇 명의 선생님과 더 헤어져야 하는 걸까. 한 반에 선생님 한 분이 가르쳐야 할 학생 수가 무려 40명이 넘었었다는 아빠의 말도, 신붓감 직업으로 선생님이 1위였다는 엄마의 말도 모두 거짓말 같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가 속출하고 교사가 남아돈다는 우울한 전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07년 3월 현재 초등학교 3곳 중 1곳이 문을 닫았고 출산율 저하로 향후 10년간 600개의 학교가 통폐합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학생 수 부족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대학 이야기는 더 이상 놀라운 뉴스가 아니다. 학생 1명의 이탈로 3명의 선생님이 짐을 싸는 '1타3피' 현상이 그저 상상 속의 이야기만은 아닌 셈이다.

실제로 오는 2030년에는 인구 감소에 따라 학교와 교사 수가 필요 이상으로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의 추세대로라면 초중고교와 교사 수는 2010년 중반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한 후 2030년에는 OECD 평균 필요인원의 15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초중고 학령인구가 2007년의 60% 이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아도는 교육기관은 단연 퇴출 1순위다.

김갑성 한국교육개발원 교원정책연구실장은 "저출산이 심각해지면서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학생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과잉 공급된 학교와 교사의 경우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당장은 국내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OECD 국가 평균보다 높다는 점에서 학생 수 감소가 '질 좋은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불과 10여년 후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인구감소로 울상을 짓는 것은 학교만이 아니다. 전체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생산가능인구(15~64세) 역시 줄어들고 이는 곧 세수부족으로 직결된다. 당장 지난해 기준 국가 징수 세금의 10% 가까이를 차지했던 근로소득세도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코앞으로 다가온 베이비붐 세대의 조기 은퇴로 세수부족 현상이 가속화된다는 점.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베이비붐 세대 약 712만여명이 9년에 걸쳐 조기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이 은퇴하는 동안 노동시장에 유입되는 15세 이상 인구 수는 547만여명에 불과하다. 2009년 현재 1인당 조세부담액 467만원을 적용할 때 경제활동가능 인구 부족으로 발생하는 세수부족액은 무려 7조7,21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 인구는 2016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노동력의 주축인 30~40대는 이미 2006년부터 감소가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로와 세금의 부도사태는 예상보다 일찍 현실화될 수 있다.

이철선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산가능 인구에서 빠지는 인구는 많은 반면 유입되는 인구는 적고 유입 인구의 연봉 역시 은퇴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근로와 납세 구멍의 폐해는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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