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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2)獨

지식창고지기 2009. 8. 7. 15:02

[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2)獨 불칸아이펠 르포(중)
주제별 화산 박물관서 지질체험·관광 즐겨


입력날짜 : 2009. 01.07. 00:00:00

▲세계적 화산지대이면서 유럽 지질관광의 중심무대인 독일 중서부 불칸아이펠에는 갖가지 주제별 화산지질박물관과 야외에서 화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즐비해 탐방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강시영기자
불칸아이펠에는 모두 6개의 박물관이 주제별로 분산 설치돼 있다. 박물관은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그렇게 크지 않다. 전시공간과 연구동을 갖춘 소규모이지만 아이디어나 그 내용은 알차다. 거의 모두 미니박물관이지만 서로 주제가 달라 지질체험과 관광을 하기에는 제격이다. 이곳이 불칸아이펠의 매력적인 지질경관과 역사를 체험하기 위한 지질관광의 거점이며, 유럽 지질관광의 중심무대가 되고 있다.

제주가 화산섬임에도 불구하고 오름이나 화산에 관한 박물관은 찾아볼 수 없는 현실에 비하면 아이펠이 부럽기만 하다.

불칸아이펠의 박물관들은 화산, 마르, 자연사, 화석, 광물, 암석 등 박물관별로 서로 다른 주제를 통해 불칸아이펠의 전모를 보여준다. 취재진은 이 박물관들을 직접 둘러보고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아이펠 중심부 '다운'에 있는 화산박물관은 화산과 관련된 모든 것을 보여준다. 불칸아이펠 화산지대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슬라이드들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지질이야기를 쉽게 전해주는 매개체가 되어 주고 있다. 어른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아이들은 화산폭발 실험을 할 수 있으며, 또한 전 세계의 광물을 접할 수 있다.

멘더쉐이드의 마르박물관은 수많은 마르를 전시한 곳으로 4천5백만년전에 형성된 마르에서 발견된 화석들을 비롯하여 임신중인 원시 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꿀벌 그리고 가장 최근에 밝혀진 마르화산체까지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은 관람객들에게 화석을 판매하기도 한다. 박물관은 화석들을 연대별로 소개하고 있으며, 컴퓨터시뮬레이션으로 각종 정보자료를 보여준다. 마르에 얽힌 자연사와 설화를 들려주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또한 마르호수에 퇴적물을 연구한 결과로부터 얻은 기상변화까지 볼 수 있다. 특히 자연사 정보를 간직한 이탄층의 모습을 모형으로 재현했으며 퇴적층속에 숨겨진 꽃가루의 형태도 마르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화산·마르·자연사·화석·광물 등 6개 박물관 산재
지질역사·각종 연구자료 한눈에… 체험행사 인기


불칸하우스는 화산폭발과정을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해 마치 실제상황을 보는 것처럼 재현한 박물관이다. 방문객들로 하여금 기계를 만져 폭발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도 준다. 불칸하우스는 주변의 용암석을 그릴로 쪼개 그 형태 그대로 박물관 안에 전시하고 있다.

자연사박물관은 자연탐구, 지질학, 고생물학에서부터 고고학, 숲과 나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생대의 대표적인 삼엽층 화석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철박물관은 철과 관련된 문화역사, 철산업, 철생산물, 철을 캐는 장비, 철기시대에 생산한 중요한 경제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 주제별 박물관들은 사전에 등록을 받아 다양한 연령층별로 관광교육을 시킨다. 각 박물관은 방문객들이 다시 찾을 정도로 가치있는 곳이다. 나름대로 독특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즐거움을 준다. 이를테면 철박물관에서는 '양철제조', '범죄소설읽기' 행사를 실시한다. 자연사박물관은 매년 초상화 그리기 행사를 운영하며 그밖에 자연사 또는 지구과학에 대한 특별전도 마련한다.

불칸아이펠의 모든 박물관은 전시와 연구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각자 개성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관광인프라이기도 하다.

[화산과 살아가는 불칸아이펠]

'다운' 등 6개 권역 지질관광 핵심거점…2~3박 일정 등 체류형 관광지로 각광

트레킹·하이킹·마라톤 프로그램 운영…경비행기 산악투어·어린이 공원 갖춰


'다운(Daun)'은 독일 중서부 세계적 화산지대인 불칸아이펠의 중심타운. 인구가 7천여명으로 제주의 읍 소재지 만큼도 안되는 작은 도시이다. ㎢당 인구밀도가 60여명으로 독일 전체 인구밀도인 2백50명의 20%를 조금 넘기는 수준밖에 안된다.

거리에서는 등산용 지팡이와 점퍼 차림의 관광객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젊은이는 물론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도 많다. 잘 다듬어진 거리와 화산지형 감상을 어지럽히지 않는 스카이라인, 친절한 안내, 표지판, 화산석으로 치장한 갖가지 조형물들이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을 하나로 묶어준다.

국내외 방문객들이 묵는 숙소나 식당, 구멍가게 만한 기념품 판매소에는 이 지역의 명소인 '마르분화구'를 소개하는 책자와 기념품, 엽서들로 넘쳐난다. 제주 사람들이 오름을 얘기하듯이 다운의 마르분화구는 이 지역 사람들의 삶 그 자체를 투영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1300㎢에 이르는 불칸아이펠의 중심부에 자리잡은 '다운'은 '마르(maar)' 분화구의 고장이다. 도심에서 불과 자동차로 5분 거리에 거대한 호수가 딸린 마르분화구가 곳곳에 널려 있다. 아이펠의 자랑거리인 마르분화구 주변은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대형버스가 수시로 드나들고 관광객들은 이 곳 지형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는 표지판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불칸아이펠의 6개 권역중 하나인 '마르' 타운 중심지. 거리에서는 등산용 지팡이와 점퍼 차림의 관광객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불칸아이펠의 지질공원은 '다운'과 같은 6개의 작은 규모의 행정조직체와 권역(Daun, Gerolstein, Hillesheim, Manderscheid, Obere Kyll, Kelberg)을 포함한다. 이 가운데 게롤스타인(Gerolstein)은 6천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소규모 도시이지만, 다양한 화산체험을 할 수 있는 지질관광의 핵심 거점지역으로 유명하다.

북유럽, 특히 네널란드인들이 많이 찾는 게롤스타인은 방문객들을 위한 인포메이션센터와 화산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어린이 놀이공원 등이 인기를 끈다.

다운과 게롤스타인처럼 불칸아이펠의 각 권역별 지질공원에서 매력적인 화산지형과 경관을 즐기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들은 트레킹과 자전거 하이킹 등을 즐긴다. 다양한 형태의 지질박물관과 갖가지 지형 관련 조성 기획들이 빈번하게 이루어져 방문객들은 길게는 수백만년전의 지구역사를 쉽게 접하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아이펠투어는 경유형과 보통 2박, 3박의 체류형 관광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숙소인 펜션과 모텔 등에서는 산악투어와 관련한 각종 자료들이 넉넉히 준비돼 있다. 관광객들은 경관만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에 직접 참가하고 체험함으로써 희열을 맛본다. 마르와 호수, 오래된 화산지형의 휴식처, 그외의 많은 지형들에 호감을 나타낸다. 55km 구간에서 실시되는 아이펠 마라톤은 이 지역의 대표적 레저스포츠이벤트로 자리잡았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관광객들은 경비행기를 타고 상공에서 산악투어의 매력에 젖어든다.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