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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3)獨

지식창고지기 2009. 8. 7. 15:03

[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3)獨 불칸아이펠 르포(하)
채석장까지 지질관광 핵심지구로 활용


입력날짜 : 2009. 01.21. 00:00:00

▲불칸아이펠은 각종 개발과정에서 드러난 지질특성까지 지질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채석에서 드러난 퇴적층을 지층관찰지로 활용하고 있다. 채석장에서 음악회까지 개최하고 있을 정도다. 이는 지질학에 대한 관광객들의 친밀도와 이해를 높이기 위한 매우 적극적인 체험현장이다. /사진=강시영기자
안내판 적재적소 배치·내용 쉬워 '눈높이' 배려
도보·자전거·가이드·역사문화체험 활용 돋보여


불칸아이펠은 마르지형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화산지대이지만 지질다양성 면에서는 제주가 오히려 뛰어나다고 본다. 하지만 불칸아이펠은 국경과 1시간 이내의 도로 연결로 외국관광객들의 손쉬운 접근성이 강점이며 지역 특성에 맞게 짜여진 다양한 관광코스를 갖추고 있다. 관광안내소, 호텔, 민박시설 등 잘 정비된 관광인프라가 인상적이다. 또 적재적소에 배치된 현장안내판과 다양한 종류의 안내지도와 책자를 통해 지질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제주대 윤석훈 교수·제주대 해양과학부)

2000년 유럽지질공원에 이어 2004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불칸아이펠은 제주도 지질공원이 안고 있는 과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간, 테마, 대상자별로 세분화된 관관코스를 개발하고 방문객의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주제의 탐방지를 연계시키는 전략이 불칸아이펠의 교훈들이다. 현장 안내판과 전시물을 다국어로 제작하고 각 탐방지에 대한 기초적인 해설서를 발간하는 노력도 필요로 한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쉽고 간결하게, 그리고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 안내판이 인상적이다.

불칸아이펠의 지질관광은 크게 지질공원지구를 거점으로 하는 도보, 자전거, 가이드, 역사문화체험으로 요약된다. 불칸아이펠은 독일 10대 하이킹코스로 선정됐으며 트레킹 코스가 잘 갖춰져 있다.

▲불칸아이펠은 현장 안내판과 전시물을 다국어로 제작하고 각 탐방지에 대한 기초적인 해설서를 발간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쉽고 간결하게, 그리고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 안내판이 인상적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트레킹 코스에 역사성을 부여하고 있는 사실과 채석장까지도 지질관광의 핵심지구로 활용하고 있는 점이다. 불칸아이펠은 2000년전 로마제국시대에 조성된 180km의 도로를 트레킹코스화 함으로써 체험 욕구는 물론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로마유적 발굴 후 지질공원을 찾는 방문객들은 대부분 이 곳을 탐방하고 있으며 이곳에는 로마시대 유물 발굴과정과 발굴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태평양전쟁 당시 갱도진지와 4·3의 역사, 오름과 관련된 역사적 장소를 복원할 경우, 제주역사·문화관광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핵심공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주 세계지질공원 신청 후보지로 확정된 산방산, 일출봉, 수월봉 일대에는 갱도진지 유적이 산재해 있다. 지질공원은 지질적인 가치 뿐만 아니라 생태·역사문화적 가치까지도 중시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불칸아이펠은 각종 개발과정에서 드러난 지질특성도 지질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채석에서 드러난 퇴적층을 지층관찰지로 활용하고 있다. 채석장에서 음악회까지 개최하고 있을 정도다. 이는 지질학에 대한 관광객들의 친밀도와 이해를 높이기 위한 매우 적극적인 체험현장이다.

지질공원과 연계된 수입원으로는 식당, 민박 및 호텔, 주류·광천수·전통공예품 등 지역특산품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지질공원 마을 입구에 있는 민박·호텔의 경우, 아이펠 인증서를 건물 정문에 부착하고 있으며, 관광객들이 지역의 자연환경과 전통마을의 특색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 국제연구 네트워크]지질자원화·글로벌 연구 진행

중국과도 국제연구 프로젝트 관심…아이펠 마르분화구 '하논' 닮음꼴


독일과 지방정부는 '불칸아이펠'의 자원화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위해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집중적인 투자와 공동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이펠 마르의 습지 및 퇴적층, 호수환경으로서의 고기후·고환경을 규명하기 위한 시추탐사를 진행, 그 성과물을 학술발표로 정립하고 박물관에 전시함으로써 연구와 투어를 병행하고 있다.

불칸아이펠은 전세계 화산 및 지리학자들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장소가 되고 있다. 특히 마르형분화구를 중심으로 독일 내부는 물론 프랑스·러시아·아시아권과도 국제연구네트워크를 진행시키고 있다. 지난 95년부터는 중국정부와 마르분화구 시추연구프로그램인 CMDP(Chinese Maar Drilling Program)을 시행중에 있다. 아이펠의 '마르박물관'에는 중국과의 공동프로젝트 연구 결과물이 일부 전시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산하에 국가지질위원회를 구성해 가동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지질공원 프로그램에 관심과 지원을 쏟고 있다.

불칸아이펠의 고환경 연구와 관광자원화 사례는 한때 생태복원프로젝트가 추진되다가 중단된 서귀포 하논분화구의 미래전략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하논은 거대한 원형경기장을 연상하게 하는 국내 유일의 마르형 분화구이다. 그 규모면에서도 한반도 최대이다. 더욱이 분화구 내부에는 이중분출에 의한 4개의 원추형 화산체가 솟아있어 아이펠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낸다.

중요한 것은 분화구 바닥에 나무의 나이테와 같은 이탄퇴적물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제주를 비롯한 한반도의 고식생, 고기후는 물론 동아시아 몬순기후의 변화를 규명하는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이 바로 하논이라는 것이다. 하논은 세계지질공원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하논은 농경지 또는 단순 개발 유보지가 아닌 수천 수만 년의 자연사를 밝힐 수 있는 동아시아지역의 귀중한 자연문화재로 평가받고 있다.

하논과 같은 마르 화산체의 세계적 산지인 독일 불칸아이펠의 경우 국제적인 석학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유럽과 지구촌 관광객을 위한 지질관광(Geo-Toursim)지로 성장하고 있는 사실은 하논에도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아이펠의 사례에 비한다면 하논은 아직 걸음마단계이다. 그러나 하논 분화구 생태복원 프로젝트는 분화구의 원형과 훼손된 자연사를 보전하고 복원한다는 점에서 아이펠의 비전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평가받고 있다.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