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시대 주자학의 태동
북송 중기의 부흥운동을 거쳐 성리학이 나온다. 유학부흥운동으로 국자감이 설립되고 과거제도가 정비된다. 유학부흥운동은 유학 전통에 대한 자기비판이며 동시에 불교와 도교 비판이었다. 전자의 경우는 문학, 역사, 경학 방면에서 다양하게 이뤄졌다.
문학 방면에서는 고문운동(古文運動)을 중심으로 당시 유행하던 서곤체(西崑體), 위진(魏晉) 이래 수백 년을 이어온 변려체(騈儷體)가 알맹이가 없는 글이라는 비판으로 나타났다. 고문운동가들은 문장 속에 담을 내용으로 현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교의 ‘도道’를 내세웠고, 도와 문장의 관계를 근본(本)과 말단(末), 바탕(體)과 수식(用), 내용(道)과 그릇(器)의 관계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생각은 문장을 내용 표현의 수단으로만 인식한 주돈이(周敦頤)의 ‘문이재도(文以載道)’란 명제 속에 잘 드러나 있다.
사학 방면에서는 ?춘추(春秋)?의 전통을 이어받아 역사가는 사실을 끌어 모으는 데 임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도리에 입각해서 시비를 가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을 폈고, ?사기?의 기전체(紀傳體) 서술을 비판하면서 ?춘추?의 편년체(編年體) 서술을 내세웠다. 이러한 생각을 담은 책이 구양수의 ?신당서?와 ?신오대사?, 사마광은 ?자치통감?이다. 경학 방면에서는 한․당 이래 훈고학과 사장학을 비판하면서 경전에 담긴 뜻을 밝히는 것을 주된 임무로 삼았다. 그 결과 경전 자체를 의심하는 ‘의경사조(疑經思潮)’도 나타났다.
그들은 또한 과거제도의 개혁을 통해 시부(詩賦)를 짓고 경문(經文)을 외우던 것을 치국책을 시험하는 ‘책문(策問)’에 비중을 둘 것을 요구하였다. 이처럼 유학부흥운동은 경전의 뜻과 성인의 도를 드러내는 것으로 초점이 모아졌다. 그 결과 무엇이 성인의 도이며 어떤 계보로 전해졌는가를 따지는 ‘도통론(道統論)’이 제기된다. 도통론은 유학 내부로는 정통론(正統論)과 맞물려 있으며, 외부로는 이단론(異端論)과 연결된다. 이단론의 대상은 불교와 도교였지만 그 과정 속에서 오히려 불교와 도교의 이론을 받아들였다.
북송 시기 성리학을 대표한 ‘북송오자(北宋五子)’는 주돈이, 소옹, 장재, 정호, 정이이다. 성리학의 선구자인 주돈이는 ?태극도설(太極圖說)?과 ?통서(通書)?를 지었다. ?태극도설?은 만물이 어디로부터,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밝힌 우주발생론이다. 그 속에는 노자의 영향이 담겨 있지만 주희는 주돈이를 유학의 도통을 이은 자로 높이 떠받들면서 그의 사상에서 노자사상의 영향을 배제시켰다. 주돈이는 또 ?통서?를 통해 ‘성(誠)’을 강조하면서 하늘을 성인과 연결시켜, 하늘의 도인 성(誠)은 성인의 근본이며 성인의 경지는 이 성을 통해 달성된다고 하였다. 이것은 성리학 수양공부론의 전형이 된다.
장재는 ?서명(西銘)?에서 기철학에 입각하여 물아일체(物我一體)를 말하였다. 그는 ?정몽(正蒙)?, ?역설(易說)?, ?서명? 등을 통해 기일원론(氣一元論)을 완성하였으며, 만물의 변화를 기의 변화로 설명하였다. 장재의 기일원론은 주희의 리기론에서 리철학에 종속된다. 그는 또 인간 본성을 천지지성(天地之性)과 기질지성(氣質之性論)으로 나누고 어떻게 하면 기질지성을 조절하고 변화시킬 것인가를 역설하였다. 그밖에 “성(性)과 지각(知覺)이 합해져 심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는 심통성정론을 주장하였고, 인식의 대상과 내원에 따라 인식을 ‘견문의 지(見聞之知)’와 ‘덕성의 지(德性之知)’로 나누었다.
정이는 리본체론(理本體論)을 완성하였다. 만물은 모두 리인 도에서 생겨나 그 속에 리를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만물의 동질성을 확보해준다. 또한 만물은 모두 기를 부여받고 음양의 운동을 통해 만들어져서 그 속에 음양의 기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만물의 차별성을 나타내준다. 이렇게 만물은 형이상의 리와 형이하의 기로 이뤄져 있지만 정이는 리일분수설에 따라 개별화된 ‘분수지리(分殊之理)’와 근원이 되는 ‘리일지리(理一之理)’로 나누었다.
그리고 인간 본성도 맹자의 성선(性善)에 해당하는 극본궁원의 성(極本窮源之性)의 성과 그 밖의 성인 기질의 성(氣質之性)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공부는 마음을 함양하는 경공부(敬工夫)와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는 치지공부(致知工夫)로 나누었다. 아울러 인식도 사물에 있는 무형의 리에 대한 앎인 ‘덕성의 지(德性之知)’와 사물에 있는 유형의 기에 대한 앎인 ‘견문의 지(見聞之知)’로 나누었다. 또한 ‘행行’과 ‘지知’ 문제에서는 도덕적 앎과 판단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중지론(重知論)과 실천만이 아니라 아는 것 또한 어렵다는 ‘행난지역난(行難知亦難)’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공부 순서와 관련해서는 아는 것이 먼저고 실천이 뒤라는 ‘선지후행론(先知後行論)’을 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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