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따라잡기] 발목잡힌 재개발 사업은 어디로
SBS | 입력 2010.02.10 14:01
서울 은평구 녹번1-2지구 재개발구역에서는 지난 2007년 10월, 추진위승인 단계부터 절반에 가까운 동의서가 위조된 상태로 구청에 제출됐습니다.
해당 조합원들은 현재 행정심판 소송 중에 있는데요.
하지만 사업을 계속 진행시키겠다며 회유와 압박을 가하고 있는 조합의 횡포로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녹번1-2지구 주민 :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인데 인감을 위조하는 자체도 용납이 안됐고 위조당한 사람이 얼마나 바보 같으면 위조를 당했냐고 내 앞에서 비아냥거릴 때 정말 죽음보다 못한 삶을 살았거든요. 지금까지 어떤 방식으로 인감을 위조해서 나를 쫓아낼 것인가 두렵고 두렵습니다.]
[녹번1-2지구 주민 : 정비업체, 철거업체, 시공사가 모두 용산사태를 일으킨 업체들이 그대로 세트로 들어 와있는 상황입니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우리가 혹시 제2의 용산사태가 되는 현장이 되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을 갖고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사업이 막바지까지 진행된 재개발 사업에 대해 무더기 무효 판결을 내리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현재 추진위원회나 조합이 설립돼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진행되는 구역은 무려 614곳.
전국적으로는 1500여곳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문제는 이들 사업장 가운데 대다수가 조합설립인가를 위해 백지동의서를 활용하고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강성윤/전국 뉴타운재개발 비대위 연합 위원장 : 백지동의서로 대법원에서 판결받은 건 빙산의 일각이고요. 앞으로 더 많은 아마 거의 모든 구역이 이런 판결을 받을 것이라고저는 예상합니다.]
실제로 경제정의실천연합이 지난 2007~2008년 서울시로부터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47개 재개발사업구역을 조사한 결과 모두 엉터리 백지 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은경/경실련 정책실부장 : 부실한 내용조차도 기재하지 않은 백지 동의서를 사용한 구역이 6개 구역이 나타났습니다. 실제 전부다 동의서를 조사한다면 그보다 많은 수의 구역에서 백지 동의서가 사용됐습니다.]
한편 이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달 뉴타운·재개발·재건축사업 관련 정보와 진행 과정을 담은 클린업시스템을 오픈했습니다.
또 추가 부담금을 산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인데요.
하지만 해당 관계자들은 반신반의하는 모습입니다.
현재까지는 본인 동의서만 볼 수 있는 방식이어서 주민 일정 비율 이상이 원하면 전체 동의서를 열어 볼 수 있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지자체 인허가 과정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비롯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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