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전쟁 그리고 인간] <11> 파도를 헤치고③
"北위협에대응" 명분… 日, 동아시아公海경찰군림
北미사일은 울고 싶은데 뺨 때리는 격
"공격받기전 北선제공격" 위험한 발상
日해군, 미·일동맹 바탕 大洋뻗어가
북한이 일본을 무장시킨다?
일본은 2003년에 유사(有事)3법으로 불리는 ‘무력공격 대처법’ ‘자위대법’ ‘안전보장회의 설치법’ 등을 제정하거나 개정하고, 2004년에는 미군에 대한 군수지원, 후방지원을 규정한 유사7법을 추가로 제정했다. 이로써 유사법제를 완성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과 역할을 분담하며 ‘보통국가’로 변신을 시작했다.
첫째, 남ㆍ북한 간에 전쟁이 일어나 일본으로의 대량 난민 유입, 한반도에 있는 일본인들을 긴급 피난시켜야 할 상황 발생, 유엔이 북한에 대해 경제제재를 실시하는 경우 등 한반도 안에서의 유사가 있다. 이때 일본은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한국의 영해, 영토내에 군사력을 투입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고, 이에 대하여는 미ㆍ일 간에 사전 조율이 이루어진 것 같다.
둘째, 북한이 일본을 무력으로 공격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일본은 전수방위를 넘어 공공연하게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입에 담는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청장관은 2003년 9월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일본에 대한 공격을 군에 명령하고, 미사일이 발사준비 단계에 들어가면 일본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것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일본은 그 미사일 기지를 공격할 권한을 갖는다”고 발언했다.
이 말엔 중요한 몇 가지 위험한 발상이 포함되어 있다. 하나는 북한이 공격명령을 하달했는지, 그 대상이 일본인지, 미사일 발사준비를 갖추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능력을 일본이 확보하고 있거나 확보하겠다는 것이고, 둘은 그 정보에 대한 일본 지도자와 군사당국의 판단에 따라 재앙적인 한반도 전쟁을 일본이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 전쟁에 관한 몇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미국의 북한 핵 시설 선제 공격으로 전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마저도 북한을 선제 공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품고 있으니 일본이 건설하는 군사력과 그 운용에 대하여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예의 주시해야 할 필요가 더욱 커졌다. 북한에 대한 공격은 즉시 한반도 전면전쟁으로 치닫게 될 것을 미국이나 일본이 모르고 있는가?
일본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콩고급 이지스함 4척 중 2척이면 일본 열도를 방위하기에 충분하다고 알려졌다. 일본의 전함 정비 계획은 평상시에는 동해에 이지스함 2척을 교대로 배치하고 북한의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2-3척을 추가 배치토록 했다. 또한 북한이 일본에 대해 발사할 단거리.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2중 요격이 가능하도록 미사일방어(MD)체제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2006년부터 4척의 이지스함에 매년 1척씩 순차적으로 미국이 개발한 SM-3 함대공 미사일을 장착하여 1차 요격하고 육상에서는 항공자위대가 운영하는 6곳의 방공부대에 패트리어트(Patriot PAC-3)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여 2차 요격한다는 것이 현재 일본 미사일방어체제. 이런 미사일방어체제가 완성되면 일본열도 전체는난공불락의요새로이를바탕으로선제공격이든대응공격이든 북한이나어느나라와도교전에나설수있게된다.
일본은 이런 군사력 증강을 주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특히 미사일방어체제에 관한 한 북한이 일본에게는 유일한 실제적 위협이라는 논리이다. 우리 속담에 ‘울고 싶은데 뺨 때린다’는 말이 있다. 이보다 더 절묘하게 지금의 상황을 나타낼 수 있는 또 다른 말이 있을까?
일본의 해군력 투사
악몽 같은 시나리오지만 일본의 해군력이 미국의 해군력과 柴캬? 상호 보완적으로 태평양 아시아 페르시아만 지역에 투사되고 우리나라는 이 거대한 해군력 투사의 외곽에 외톨이로 남아있는 경우를 상상해본다. 문제는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상상이 아니라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우리나라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과 아시아 최강의 일본이 펼치는 장대한 해군력의 전개를 바라보면 戮?숨이 막힐 지경이다.
일본과 중동의 페르시아만에 기지를 둔 미국 해군의 투사력은 96시간이면 공백지역 없이 모든 아시아 태평양 해역에 도달할 수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24시간, 48시간, 96시간 이내의 각 투사거리에 있는 각각의 목표지점들은 빠짐 없이 미 해군력의 작전 범위 안에 들어있다. 굳건한 미ㆍ일 군사동맹으로 해군력투사의반사이익을역할을분담하고있다. 주목할 점은 일본을 기지로 하여 전개되는 미국의 해군력은 일본 해군력의 투사와 별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10일 7,250톤 급 이지스함 초우가이(Choukai)가 인도양에서 미군이 주도하는 대 테러전쟁에 참가하고 모항인 사세보(佐世保)에 귀항했다고 크게 보도했다. 4,650톤급 구축함 오나미(Oonami), 1만3,500톤급 지원함 마슈(Mashuu)가 함께 훈련에 참가하였다.
미군에 대한 군수지원을 규정한 특별법에 따라 2001년 12월부터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일본의 설명이다. 그런데 기사의 제목이 심상찮다. ‘일본 구축함,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 임무를 마치고 귀환했다’. 일본이 전쟁에 참가하고 있다는 제목이 붙은 기사를 이제 일본에서는 아무도 거슬리게 생각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어느덧 일본은 미국의 절친한 동맹국, 친구가 되어 태평양과 인도양을 누빈다. 전쟁 임무를 위해 일장기를 휘날리며……
일본과 공해경찰(公海警察)
작년 10월 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다국적 해상 합동훈련을 일본이 주최했다. 일본 해상자위대와 미국 프랑스 호주 군대가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하고 항해하는 것으로 믿어지는 선박을 공해(公海)상에서 나포하고 반 테러 부대가 헬리콥터에서 목표 선박으로 낙하해 대량살상무기를 수색, 압류하는 훈련이었다. 이 훈련은 사실상 북한을 겨냥한 것이었다. 중국과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훈련 참가 초청을 받았지만,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불참했다. 일본은 미국과의 협조아래 국제적 합동훈련의 지도적 국가로 부상하면서 공해상에서 경찰의 역할을 기꺼이 맡고 있다.
PSI는 원래 미국 정부의 구상이다.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정책의 일환으로 북한과 이란 등이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선박과 항공기를 통해 거래하는 것을 봉쇄한다는 것이다.
안보선(安保線)
알프레드 타이어 마한(Alfred Thayer Mahanㆍ 1840-1914)은 1차 세계대전 이전의 미국 영국 독일 및 일본의 해군력 건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미국 해군 장교이며 역사가이다. 그는 일찍이 영국 미국 일본 등 해양세력이 연합하여 대륙세력(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을 격퇴하자는 주장을 내 놓았다. 그리고 ‘바다는 넓은 공로(公路ㆍ Common)’라는 명언을 남겼다. 공로를 통해 대륙간 교통과 무역이 이루어진다. 공로에 참여하기 위한 입장료는 강력한 대양해군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적 활력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기꺼이 여기에 참여해왔고 지금은 미국과 손 잡고 이 공로를 지배하려고 한다. 공로를 지배하는 것은 바다를 지배하는 것과 같은 말이다.
우리나라 안보 개념은 동북아시아라는 지역적 관점에서 벗어나 확장되어야 한다. 국경선(國境線)의 개념만으로는 변화하는 국제 환경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삶의 방식, 문화, 역사를 지킬 수 없다. 안보에는 확정된 선(線)이 없다. 우리가 나아가는 그 곳까지가 우리의 안보선(安保線)이다. 나아가 군사력의 단순 투사를 넘어 우리나라의 안보선을 확장하고 다른 나라가 이를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지난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역사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벌이고 있는 강력한 해군력 투사와 그 핵심이 되는 이지스함과 그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해 다음 회에서 좀 더 살펴본다.
윤석철객원 기자 ysc@hk.co.kr
[출처] [무기, 전쟁 그리고 인간] <10> 파도를 헤치고③|작성자 flatlin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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