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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불교

지식창고지기 2010. 4. 3. 17:55

티베트 불교

 

 

티베트에 뿌리내린 원시 상태의 불교는 티베트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그 정신을 함께 하고 있다. 따라서 불교는 티베트인의 생활, 문화, 예술 등 여러 분야에 그대로 적용되어 발전해 왔다. 불교는 티베트인들에게 단순한 신앙 체계가 아니라, 그들의 의식과 문화를 포함하고 있으며 생활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국민으로서 그리고 민족으로서 티베트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히말라야 산맥의 북단, 유라시아의 심장부에 위치하고 있는 티베트는 중국 전체 국토의 1/4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체 면적의 12배나 되는 광대한 고원 지대이다. ‘세계의 지붕’, ‘하늘과 가장 가까운 대지’라고 부르는 외부와 격리된 독특한 불교 왕국이다.

 

티베트인들의 삶이나 가치관 등 모든 것은 불교로부터 기인한다. 티베트에 뿌리내린 원시 상태의 불교는 티베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불교는 티베트인의 일상 생활이나 문화, 예술, 정신 세계 등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며 발전해 왔다.

 

티베트에 불교가 전래된 것은 AD 7세기쯤이다. 후기 인도 불교의 전통을 계승한 티베트 불교는 소승, 대승, 금강승의 삼승에 관한 경전, 가르침, 수행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런 점에서 가장 심오하고 풍부한 전통을 가진 불교라 할 수 있다.

 

불교가 전해지기 전 티베트에 뵌(Bon)교가 있었다. 뵌교는 태양, 달, 산의 정령을 숭배하는 일종의 샤머니즘에 가깝다. 티베트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 뵌교와 불교는 오랫동안 갈등을 겪게 된다. 이런 와중에 불교가 우위를 득하게 되지만, 뵌교의 전통도 여전히 계승되고 있다.

 

탄트리즘의 영향 받은 대승 불교

 

티베트 불교의 뿌리는 전통적인 대승불교임에 틀림없지만, 중국과 아시아 계통의 대승불교와 큰 차이점은 탄트리즘(Tantrism)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대승불교와 탄트리즘은 상호 공존하면서 서로 보완하여 발전해 왔다. 내용적으로 티베트 불교의 특징은 경전 수행과 탄트라 수행을 모두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교 도입 과정에서 티베트는 인도 불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대승불교의 두 가지 사상 즉 중관 사상과 유식 사상을 모두 수용하게 된다. 특히 당시 인도 불교는 힌두교의 요가와 탄트라 수행법이 함께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티베트 불교 역시 탄트라를 포함하고 있다.

 

티베트 불교는 깨달음에 이르는 두 가지 길을 인정했는데, 하나는 경전에 제시되어 있는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다. 여기서 경전 수행의 기초는 계(戒, 계율), 정(定, 선정), 혜(慧, 지혜) 삼학이다.

 

또 다른 길은 탄트라의 수행으로 이는 티베트 불교의 기초가 되었다. 탄트리즘의 근간은 석가모니가 선택한 제자들에게만 남긴 비밀스런 가르침(밀교)에서 출발한다. 탄트라는 정신 개발을 위해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과 혐오를 변형시키는 것이다. 탄트라 수행법은 이런 근원적인 충동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건전하고 유익한 힘으로 정화한다.

 

티베트 탄트라(일명 바즈라야나)에는 다양한 명상법이 있는데, 기초적인 수행법은 다음과 같다. 정신적인 스승에게 의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든 생명의 고통을 소멸시키고 깨달음을 이루겠다는 보리심을 일으키는 명상이 있다.

 

마음의 평정, 모든 생명을 어머니 같이 여기기, 모든 생명의 은혜를 생각하기, 그 은혜에 보답하기, 자신과 타인을 동등하게 여기기, 이기심의 허물과 이타심의 이익을 생각하기, 남을 나로 바꾸어 생각하기,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모든 생명의 고통을 자신의 가슴에 받아들이고 자신의 행복을 토해내기, 모든 생명의 괴로움을 책임지는 기도 등으로 이어진다.

 

다음으로 명상을 통해서 느낀 것을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해 마음을 훈련한다. 또한 업의 번뇌를 소멸시키며 자만심을 꺾기 위한 절(拜)을 행하고 부처의 청정함을 상징하는 금강살타를 떠올리면서 만트라를 되뇐다.

 

자기 속에 있는 부처님의 성품을 상징하는 황금판을 떠올리고 귀중한 곡식이나 돌 등을 바치는 만다라 공양을 한다. 이는 ‘더러움과 집착에서 완전히 벗어난 분’에게 공양하는 행위이다. 다음으로 스승의 본성과 자신의 마음을 하나로 결합하는 수행인 구루 요가가 있다.

 

티베트 탄트라는 모든 생명에 불성이 있다는 사상과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공(空) 사상이 주류를 이룬다. 그래서 자신의 불성을 찾고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서 타인의 고통을 소멸하는 기도가 전제되고 대승불교의 모습이 깊이 배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생활불, 달라이 라마의 영향력

 

불교는 티베트인들에게 단순한 신앙 체계가 아니다. 그들의 문화와 문명을 포함하며 생활의 핵심을 이룬다. 전체 티베트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 구심점 역할을 한다. 1950년 중국 공산당이 티베트를 점령하기 전에 티베트인들의 25%가 종교적인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또 티베트 불교는 라마, 즉 스승이 죽으면 다시 어린 아이로 환생(還生)하여 전생에서 다하지 못한 자신의 역할을 계속 수행한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종교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Dalai Lama)가 세속적인 통치권도 갖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 종파의 하나인 겔루크파의 수장인 법왕의 호칭이자, 1642년 이후 티베트 원수가 된 역대의 전생활불(轉生活佛)에 대한 속칭이다. 달라이는 몽골어로 ‘큰 바다’라는 뜻이고, 라마는 티베트어로 ‘스승’이라는 뜻이다.

 

티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가 환생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후대 달라이 라마를 결정하는 과정이 매우 특이하다. 달라이 라마는 자신이 입적하기 전에 환생할 장소를 예시하거나 신탁에 의해 환생할 달라이 라마에 대해 예시하는데, 그 내용으로 고승들은 후대 달라이 라마가 될 아이를 찾아 나선다.

 

달라이 라마의 환생으로 여겨지는 아이는 여러 가지로 섞여 있는 물품들 중에서 전대 달라이 라마가 입적하기 전에 사용하던 염주와 유품들을 고르는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렇게 선택된 아이는 자질 교육을 받고 18세가 되면 정식으로 달라이 라마에 오른다.

 

현재 달라이 라마는 14대로서, 만 3세가 되기 전에 13대 달라이 라마의 화신임을 인정받았다. 그는 1951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티베트를 통치하자 1959년 인도 북부 다람살라로 가서 망명 정부를 세웠다.

 

조국의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폭력 사용을 반대하며 평화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티베트인의 역사적 문화적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인정받아 그는 1989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출처:빛과 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