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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 따라잡기] 녹색소비가 뭐죠?

지식창고지기 2010. 4. 15. 13:58

[경제기사 따라잡기] 녹색소비가 뭐죠?

한국일보 | 입력 2009.11.13 22:25

 

친환경 제품 사고, 아껴 쓰고… 후손에 건강한 사회 대물림
녹색제품 구매→ 기업 친환경 기술 개발→ 녹색 강국
환경마크 제품 이미 6000여개… 시장규모 갈수록 확대

Q.

'친환경'이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저마다 '녹색'을 염두에 둔 미래 전략을 짜기에 바쁩니다. 정부는 각종 녹색정책으로 국가 차원의 녹색성장을 계획하고, 기업들은 다투어 녹색산업을 선점하려고 난리입니다.

↑ 허만율 연구위원

↑ 본보 6월 8일자 18면 기사

그런데 최근 들어 '녹색소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아무리 애를 써도 소비자들이 맞장구를 쳐 주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겠지요. 오늘은 녹색소비가 뭐고 왜 중요한지에 대해 알아봅시다.

A.

녹색성장은 국가와 기업들만 하는 건가요?

세계 각국은 지금 녹색성장을 위해 저마다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2020년까지 세계 7대 녹색 강국 진입'을 목표로 올해 7월 녹색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녹색 성장 국가 전략 및 5개년 계획'과 10대 정책 과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기업들 역시 녹색 분야의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과 신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녹색성장은 국가나 기업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달성될 수 있을까요? 정부가 녹색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기업이 녹색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소비자가 이에 호응하지 않는다면 큰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 아무리 녹색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가 사 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얘깁니다.

반대로 소비자들이 먼저 나서 친환경상품을 구매하고 녹색 소비를 실천한다면,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녹색기술 개발과 친환경제품 생산에 더욱 힘쓰게 되겠죠? 결국 녹색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은 녹색소비이며, 녹색생산과 녹색소비의 균형적인 발전이 전제되어야만 비로소 녹색성장을 달성할 수 있고, 나아가 녹색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녹색 소비가 뭔가요?

간단히 얘기하면 환경에 부담을 적게 주는 환경 친화적인 소비를 말합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의식주와 관련된 많은 제품을 소비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에너지와 자원을 사용하게 되죠.

문제는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산업 발전과 더불어 석유와 석탄 같은 화석 연료를 비롯해 각종 자원에 의존하면서 지구의 자원은 점차 고갈되고 있습니다. 또 대기와 수질, 토양 등 자연 환경도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온실가스의 배출 증대는 지구온난화와 이상 기후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비 행태가 지속된다면 다음 세대의 인류는 건강한 삶을 보장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녹색소비는 ▦환경을 고려한 제품을 구매하고 ▦아끼고 절약하는 사용 습관을 가지며 ▦오염 물질은 최소한으로 배출함으로써 후손들에게 지속가능한 사회를 물려주기 위한 소비 행태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녹색소비가 저절로 이뤄지는 건 아닐텐데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녹색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가령, 연비가 좋은 자동차나 고효율 가전제품 등 녹색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세금 감면이나 보조금 지급 등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주기도 하고요. 공공기관들이 녹색제품을 구매하는 데 앞장 서기도 합니다. 이런 정책적 노력에 힘입어 국내 친환경제품 시장은 2008년에 약 12조8,000억원 규모까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이는 전체 상품시장에서 약 8.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공공 부문이 친환경제품 시장 전체의 약 60% 정도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민간 부문은 아직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참여가 미흡한 실정입니다.

친환경 생산 및 녹색소비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점차 확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2년부터 녹색 제품의 구매 기준이 되는 환경마크 인증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최근에는 제품에 탄소 배출량 정보를 표시한 탄소성적표지제(풀어읽는 키워드 참조)와 탄소 감축분에 대하여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탄소포인트제도(풀어읽는 키워드 참조)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2008년 현재 환경마크 인증 제품은 약 6,000여 개에 달하며,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최근 도입된 탄소성적표지 제품도 현재 약 70여 개가 있으며, 향후 2012년까지 500개 제품에 부착할 계획이랍니다.

선진국 국민들은 조금 비싸도 녹색제품을 산다죠?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소비자들의 녹색 소비습관이 확산되어 왔습니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부터 웰빙(Well-being) 바람이 불면서 가격이 조금 비싸도 건강을 생각해 웰빙 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선진국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의 건강도 동시에 추구하는 이른바 로하스(LOHASㆍ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소비자가 일찍부터 늘어나고 있습니다. 돈을 조금 더 내고라도 '건강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제품을 산다는 얘깁니다.

이는 실제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우리나라는 가격이 같거나 다소 비싸도 녹색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가 약 76% 정도인 반면,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 비율이 90% 이상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가격이나 품질 못지않게 환경에 대한 배려가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되고 있다는 말이죠.

이러한 소비자 인식의 확산은 기업들로 하여금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는 제품, 유해 물질 사용을 최소화하는 제품 등 녹색 제품 생산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녹색 소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환경을 배려하는 소비자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 있습니다.

녹색소비는 어떻게 실천하죠?

첫째, 물건을 살 때 녹색제품을 우선적으로 구입합니다. 어떤 제품이 녹색제품인지 아직 잘 모르는 소비자가 많지만, 제품 포장을 잘 살펴보면 환경마크나 우수 재활용(GR) 마크, 탄소성적표지가 붙어있는 녹색 제품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든지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등 환경을 고려한 제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둘째, 일단 구입한 제품은 아껴 쓰고 오래 사용함으로써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쓰지 않는 가전제품은 전원을 뽑고, 자동차는 급발진이나 급제동을 피하면서 경제속도를 지키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일상생활의 소모품도 일회용품 대신 재활용(리필)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녹색 소비를 실천하는 방법이 되겠죠.

셋째, 사용한 제품을 폐기할 때도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은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쓰레기 발생량을 최대한으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일단 배출된 폐기물은 수거하고 처리하는데 비용이 발생할 뿐 아니라 많든 적든 환경오염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쓰레기는 재활용을 용이하게 하고 처리 비용이 절감될 수 있도록 종류별로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생활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를 세계 수준의 녹색 강국으로 선도하는 주역은 바로 녹색소비를 실천하는 국민 개개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합시다.



● 풀어읽는 키워드

탄소성적표지제도란

제품의 생산, 수송, 사용, 폐기 등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발생량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해 제품 라벨에 부착하는 제도입니다. 올해 2월부터 시행 중입니다.

탄소포인트제도란

가정, 상업시설, 기업이 자발적으로 감축한 온실가스 감축분에 대해 1포인트당 3원 이내의 인센티브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제공받는 제도로, 올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 허만율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