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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경제학 3

지식창고지기 2009. 4. 2. 09:50

 생태경제학과 환경경제학의 차이3
우석훈  2005-09-30 23:26:08, H : 450, V : 62


생태경제학과 환경경제학에는 또 다른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걸 지적하는 사람은 사실은 현재로서는 저 밖에는 없는데, 논문은 2년 전에 한국사회경제학회에서 한 번 발표한 적이 있고, 외국 저널에 내야하는데, 게을르가...

딜타이와 폴 리쾨르(Paul Ricoeur)에 관한 얘기인데, hermeneutics라고 하는 해석학에 대한 얘기입니다. 90년대 초반 과학논쟁에서 중요한 얘기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얘기된 적이 없는 해석 논쟁에 관한 것입니다.

explication과 comprehension의 차이라고 하는데, 설명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이 어떻게 다르냐... 말 장난하는 것 같은데, 설명과 이해는 하늘과 땅 차이가 있습니다.

설명은 법칙이 사전에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이해는 법칙은 알 수가 없지만 경로를 알아본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시... 고전 물리학과 생물학의 차이입니다.

"예측"이라는 것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논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할려면 Hegel is dead라는 말부터 조금 올라가야 하겠습니다. 레닌이 그렇게 싫어했던 마하라는 물리학자가 있는데, 이 사람이 비엔나에서 조그만 토론방을 엽니다. 이 토론방에 왔던 사람들을 나중에 비엔나 학파라고 부릅니다. 이 사람들이 과학을 열심히 하면서 도대체 과학을 위한 철학은 무엇이 되어야하는가라는 마하 휘하에서 열심히 고민하는데, 이들이 만든걸 과학철학이라고 합니다. 헤겔이 죽었다는 말은... 헤겔이 한 얘기는 하나도 입증할 수 있는게 없어서, 맞는지 틀린지 알 수가 없으니까, 그런 "생구라의 시대는 가라"라는 표현입니다.

20세기의 우파 이데올로기를 만든 이 사람들은 히틀러를 반대했습니다. 당시로는... 히틀러는 민주 정부이고, 좌파정부였습니다. 나찌라는 말 자체가 나찌오날 소시알리스틑... 민족사회당이라는 말이지요. 모든 것은 민주적으로... 히틀러를 지지한 중산층이 원한 건 한 가지입니다... 배고파... 뭘 좀 먹을 수 있게 해줘... 그리고 우리를 잘 살게 해줘...

비엔나 학파는 이 때 암만 봐도 히틀러는 독재자지, 무슨 이게 민주주의냐? 하여간 내 눈에는 그냥 독재자로만 보인다.

그래서 박해를 받아서 죽기 전에 사람들이 뿔뿔히 흩어져 가는데 이 때 카르납이라는 사람이 미국의 시카고 대학으로 도망가고, 이 때부터 시카고 대학이 우파 사상의 중심이 됩니다.

백조는 희다... 이 명제논쟁을 만든 사람이 바로 카르납입니다. 근데... 검은 백조가 갑자기 나타나면 어떻게 해? 이 강의를 들었던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밀턴 프리드만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요즘 얘기하는 신자유주의의 프로토콜을 만든 프리드만이 바로 카르납한테 철학을 배운 경제학자입니다.

하여간... 입증해라라는 실험 정신이 우파의 정신이 되고, 시카고 주의가 생겨난 초기에는 히틀러를 피해서 미국으로 망명간 카르납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비엔나 학파에는 아주 어린 청년이 두 명 있었는데, 마하와 카르납 같은 아찌들 놀 때에는 끼지 못했는지 이 학파로는 분류되지 않습니다. 그 중에 한 명이 "신은 존재한다는 명제는 개가 짓는다는 말보다 정보값이 없다"는 말로 유명한 비트겐슈타인이고, 또 다른 한명은 열린 사회와 적들이라는 말로 유명해진 칼 포퍼입니다.

카르납에서 시작한 과학철학은 포퍼에 이르면, 비판적논리실증주의라는 아주 긴 용어로 정리가 되는데, 하여간 실험해서 너의 말이 맞다는 것을 입증하고, 입증되지 않으면 넌 네 이론을 버려라... 그야말로 진검 승부하자는 과학주의로 결론이 나는데, 적들은 역시 치사했지요... 포퍼의 말을 우리 말로 바꾸면, 그만 좀 우겨라...

왜 입증하지 못했는데에도 우기는가라는 말을 설명하기 위해서 포퍼의 제자인 라카토스라는 사람이 만든 말이 "하드코어"라는 말입니다. 음악이나 영화에서 얘기하는 혹은 서태지가 나중에 복귀하면서 가져왔다는 음악이라고 하는 그 하드코어가 원래는 이 과학논쟁에서 나온 말입니다. (파라다임이라는 말도 이 논쟁 과정에서 나왔지요...)

실험해라... 혹은 관찰해서 맞는 걸 보여라... 이게 20세기의 과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학에서는 이건 좀 깨졌습니다. 양자역학 시대가 열리면서, 어떻게 설명해? 어떻게 보여줘? 결정된게 없는데... 카오스 이론이나 양자역학의 콴텀 시대가 열리면서 포퍼 얘기도, 그야말로 아주 옛날에는 이런 걸 고민하던 사람이 있었지요...가 된 셈입니다.

어쨌든... 이게 경제학으로 들어와서는 너도 계산해서 보여봐... 제일 쉬운 걸로 내년도 국민소득이 어떻게 될지 보여줘... 내년이면 우리 모두 네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알 수 있을테니까...

이 때부터 경제학도 예측의 시대로 들어갑니다. 하여간 계산해서 맞춰봐...

과학이 예측하느냐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엉뚱한 얘기가 튀어나온 것이 바로 생태학입니다. 70년대에 영국 서섹스 대학을 중심으로 수리생태학이 유행할 때에는 생태학도 예측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었는데...

종다양성이라는 개념이 나오고 생태계의 복잡성에 대해서 사람들이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과학은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생태계는 지금 어떤 상황인지 혹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사후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앞으로 어떻게 갈지 정해진 길에 대해서 예측하는 학문이 아니다...

종다양성의 경우는 더 드라마틱합니다. 지금 생태학의 중심으로 잡고 있는 95년도 이후의 종다양성의 논쟁은... 종다양성이 늘어나면 좋은거야 나쁜거야를 지나서,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파동(fluctation)하는 경우도 있고...

그야말로 그 때 그 때 달라요...

그래서 예측이라는 말이 담고 있는 법칙의 발현을 설명한다가 아니라, 상황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을 "이해"한다는 딜타이의 생각이 90년대 이후에 전면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상황(context)라는 말이 중요해지면서, 예측한다고 방방거리는 과학자들에게, 너는 기계주의자야... 메카닉의 19세기 과학을 아직도 얘기하니?

경제학에서는 아직도 예측이 중요하다고 하는 할아버지들이 많기는 하는데, 점차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해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낫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기술경제학과 생태경제학이 그 대표적인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책"을 전공한다고 생각하면, 대개는 사기꾼이 됩니다. 흔한 표현으로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얘기는 하지 말자"라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입니다. 법칙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될지를 모르는데, 정부가 어떤 처방을 해야한다는가를 법칙의 차원에서 말할 수 있어? 너는 있어? 나는 잘 모르겠는데...

맥락을 보고 상황을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과학이냐? 끝나지 않은 논쟁이지만, 어쨌든 그래도 예측하지 못하는 거도 경제학이냐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는 말이 "블랙박스"라는 말입니다. 너는 지금 그 안에 뭐가 들어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정답을 말해주는, 그러나 메카니즘을 절대로 모르는 블랙박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뜯어볼래? 뜯어보면 알아? 넌 까막눈 아냐?

물론 요즘은 블랙박스 이론이라고 하면 기업이론을 지칭합니다. 그 안에 뭐가 들어가서 어떻게 하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사람들은 안다고 빡빡우긴다... 대개는 기업을 지칭하지요...

예측은 할 수 없더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그게 딜타이 논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딜타이는... 조선일보에서 민족주의 이론가로 소개되어서 약간 억울하게 된 좋은 철학자입니다.